[엠블록레터] 안녕하세요 엠블록레터의 승아입니다. 얼마 전 라인과 소니의 블록체인 소니움의 협력 소식이 코인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궜어요. 이들이 발표한 라인과의 협력 방식이 카이아 재단이 라인넥스트의 ‘미니 디앱’과 너무 유사했거든요. 심지어 소니움은 라인 본사와 체결한 것이라 강조해 카이아 홀더들은 큰 혼란을 겪었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승아와 함께 꼼꼼히 살펴보아요.
라인과 소니움의 협력? 이것 뭐에요?
지난 12일 소니(Sony)의 계열사 블록 솔루션 랩스가 주도하는 레이어2 블록체인 소니움이 글로벌 메신저 라인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는 소식을 공개했어요. 이번 협력으로 소니움은 라인 미니앱 서비스와 결합해 함께 이용자들이 웹3 환경을 쉽고 편리하게 접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요. 그리고 이번 협력의 일환으로 소니움 생태계의 앱을 별도의 프로그램 설치 없이 라인 앱내에서 서비스를 이용하고 검색할 수 있는 ‘라인 미니앱’에 런칭할 것이라 말하기도 했어요. 특히 강조한 부분은 ‘우리는 라인 본사와 직접 파트너십을 체결했다’는 점!
위의 문단을 읽고 ‘어라... 이거 어디서 많이 본 그림인데?’라고 생각했다면, 정답이에요. 지난해 라인의 핀시아와 클레이튼이 합병해 만들어진 메인넷 카이아가 라인넥스트와 공동으로 출시한 ‘라인 미니 디앱’과 닮아있어요.
카이아 커뮤니티와 국내 코인 커뮤니티에서는 이를 두고 “카이아가 라인넥스트의 웹3 독점 파트너가 아니었냐”며 엄청난 비판의 목소리를 냈어요. 카이아와 라인넥스트는 지난해부터 ‘카이아 웨이브’라는 개발자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더 많은 웹3 개발자가 미니 디앱을 출시할 수 있도록 250만 달러 상당의 KAIA를 그랜트로 투자했거든요. 이후에도 미니 디앱과 포탈 파트너를 위해 유동성 공급을 하겠다는 목적으로 200만 달러 상당의 카이아를 그랜트 명목으로 받아 갔고요. 클레이튼과 핀시아 두 메인넷이 합병까지 하며 가장 중요한 인프라로 꼽는 ‘미니 디앱’이 카이아 독점이 아니었다면, 이를 믿고 합병에 찬성하고 카이아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상당한 충격이 아닐 수 없죠.
카이아 재단은 소니움은 라인 메신저 내 미니 디앱 또는 디앱 포털 프로젝트와 관련이 없다고 강조하며 빠르게 반박했어요. 라인넥스트 또한 해당 내용은 라인을 서비스하는 LY 주식회사에도 확인 결과 사실무근이며 LY 주식회사가 공식 자료에 ‘사업 제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다며 소니움의 발표가 정확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어요. 소니움 홍보 대행사 관계자는 소니움과 라인의 파트너십 체결이 문서로 작성되지는 않았지만, 구두로 관련 내용을 논의했다고 전했다며 해당 내용은 모두 소니움의 확인을 받은 내용이라고 반박하고 있고요. 소니움 생태계의 게임 ‘Sleepagotchi’는 소니움이 올린 라인 협업 게시글을 인용하며 라인 미니앱 런칭 계획을 밝히기도 했죠. 아직 소니움 측에서는 그 어떤 채널을 통해서도 정정 공지를 하지 않고 있어요.
소니움의 미니앱, 카이아의 미니 디앱은 무슨 차이일까?
출처: 라인넥스트
라인과 협업했다는 미니앱과 라인넥스트의 미니 디앱은 큰 골자는 동일해요. 별도의 앱 다운로드 없이 라인 플랫폼 내에서 편하게 서비스에 접근하는 것이 핵심이죠. 라인의 미니앱은 2019년 일본 현지의 개발자 콘퍼런스 ‘라인 디벨로퍼 데이 2019’에서 공개된 서비스로 사용자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요구를 충족하는 서비스를 라인에서 제공할 수 있는 웹 애플리케이션이에요. 예를 들어 소상공인들은 라인 미니앱을 통해 메뉴와 가격표 같은 정보를 담은 페이지를 개설하거나 라인 메신저로 예약 안내, 쿠폰 발행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요. 네이버에서 맛집을 검색하면 메뉴들이 보이고, 문의 사항은 네이버 톡톡으로 문의하고, 예약시 방문전 알림 등을 받을 수 있는 것 같은 서비스예요. 라인 개발자 홈페이지에서는 음식점, 카페 등을 예시로 사용하고 있고요.
라인 미니 디앱은 카이아 생태계 기반 디앱으로 2024년 핀시아와 클레이튼이 카이아로 합병되며 등장한 개념이에요. 별도의 앱 설치 없이 라인 메신저 내에서 손쉽게 웹3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특징으로 게임, 소셜, 콘텐츠 등 다양한 미니 디앱을 라인 공식 계정으로 제공되는 디앱 포털에서 골라 즐길 수 있죠. 사용자는 라인 앱에 내장된 월렛을 이용해 디앱의 리워드를 받거나 가상자산, NFT 등도 교환할 수 있어요. 올해 1월 출시한 미니 디앱은 출시 후 한달 만에 누적 사용자 3500만 명을 달성하기도 했고요. 벌써 42개의 디앱이 출시되고 누적 사용자 1위 디앱은 약 12억의 매출과 170만 명의 사용자를 확보하며 잘 운영되고 있었죠.
겉으로 보기엔 미니앱은 웹2, 미니 디앱은웹3 분야가 명확하게 나뉘어 있는 것 같지만, 사실 미니앱에도 웹3 플랫폼 런칭이 가능해요. 선례가 있는데요, 지난해 10월 31일 웹3 소셜 플랫폼 유엑스링크(UXLINK)는 라인에 미니앱을 출시했어요. 올해 1월에는 이용자 500만 명을 돌파했고요. 아마 소니움이 주장하는 라인과의 협업도 이런 차원에서 진행된 것으로 추측돼요.
카이아 재단과 유사한 방식으로 라인과 협업을 발표한 소니움에 대한 서상민 카이아재단 의장의 입장ㅣ출처: 서상민 카이아 재단 의장의 X 게시물
카이아 재단과 라인넥스트의 발 빠른 대처에 해당 사건은 빠르게 사그라들었어요. 서상민 카이아 재단 의장은 X를 통해 “카이아는 여전히 라인넥스트와 공식적이고 독점적인 파트너십을 맺은 유일한 블록체인”이라며 소니움을 태그해 “라인에서 미니 디앱을 구축하는 카이아 생태계에 흥미가 있다면 DM을 보내달라”고 응답했고요.
카이아 재단에 따르면 조만간 라인의 공식 입장이 보도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지난해 카이아를 출시하며 라인 메신저와의 결합에 승부수를 던진만큼, 모쪼록 라인 메신저에서 카이아가 차지하고 있는 독점적 지위가 흔들리지 않도록 유의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전성아 엠블록 연구원(jeon.seonga@m-block.io), 김용영 엠블록 에디터(yykim@m-block.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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