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단협 교착상태 역시 사측의 일방적 태도 때문" 주장
카카오 "콘텐츠CIC 분사는 시작 단계…크루 의사 존중할 것"
카카오 공동체 노동조합 크루유니언(전국화섬식품노조 카카오지회)은 19일 경기 성남시 카카오 판교아지트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콘텐츠CIC 법인분리 계획에 반대했다. 2025.03.19. ⓒ 뉴스1 신은빈 기자
(서울=뉴스1) 신은빈 기자 = 카카오(035720) 그룹 노동조합이 "포털 다음의 법인 분리는 포장된 권고사직과 매각 등 구조조정"이라며 사측의 다음 분사 계획에 반대했다. 교착상태에 놓인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이 사측 책임이라고도 주장했다.
카카오 공동체 노동조합 크루유니언(전국화섬식품노조 카카오지회)은 19일 경기 성남시 카카오 판교 아지트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서승욱 카카오지회 지회장은 "카카오 경영진이 콘텐츠 사내독립기업(CIC) 분사를 발표하면서 지분매각도 감안하고 있다고 밝혔기에 이번 결정은 사실상 매각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서 지회장은 "카카오가 대부분 기업 분사 매각을 사모펀드에 의해 진행했다며 "어떤 방식으로도 매각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카카오는 13일 "콘텐츠 CIC의 재도약을 위해 다음 분사를 준비하고 있다"며 다음을 완전한 별도 법인으로 독립하겠다는 계획을 알렸다. 2023년 다음 사업 부문을 CIC로 분리한 지 약 2년 만이다.
박영준 화섬식품노조 수도권지부장은 "지금 카카오 사태의 원인과 책임은 경영진에게 있는데 그들의 직책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직원들은 구조조정, 희망퇴직, 매각, 대기발령 등 탄압과 부당함에 고통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배수찬 수도권지부 부지부장은 "포털 서비스는 칼 자르듯 분리하기 굉장히 어렵고 고객정보의 관리 주체가 어디인지부터 나눠야 하는 민감한 영역"이라며 "다음을 매각한다면 이를 매입한 쪽에선 이 정보를 모두 활용할 수 있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경영진의 어떤 실적을 믿고 분사에 동의할 수 있냐"며 "정해진 게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분사와 매각을 알린 것은 책임감 없이 저지르고 수습하는 형태"라고 말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오치문 조합원은 회사 전략상 분사를 생각할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카카오의 분사는 신중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오 조합원은 "크루유니언은 회사가 책임감 있고 신중한 분사를 결정하도록 만들고, 분사 과정과 이후에 크루들의 권리가 최대한 보장되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단협 교섭의 교착상태도 지적했다.
서 지회장은 "지난해부터 다수 법인에서 임단협 교섭이 교착상태"라며 "성과급 규모조차 공개하지 않고 정보 공개나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지급을 강행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홍은택 카카오 전 대표는 30억 원의 보수를 받으며 포털업계 1위를 기록했고,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전 대표는 같은 해 상반기 22억 원을 수령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분사 매각과 임단협 상황은 하나의 흐름"이라며 "책임 경영과 사회 신뢰 회복을 목표로 쇄신하겠다고 공언한 것을 정면으로 반하는 행위"라고 했다.
카카오 측은 노조의 주장과 관련해 "콘텐츠 CIC 분사는 이제 막 준비를 시작한 단계"라며 분사 법인으로의 이동에 대한 선택권은 각 크루에게 있고 개별 크루의 의사를 존중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또 "앞으로도 크루유니언을 포함한 임직원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최선의 해결책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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