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사흘째 삼전 '사자'…엔비디아 GTC 실망감에도 투심 개선
젠슨 황 엔비디아 CEO 키노트를 들으러 (라스베이거스=연합뉴스) 강태우 기자 = 6일 오후(현지시간)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키노트가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에서 전 세계 미디어 및 관계자들이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2025.1.7 burning@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민영 기자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19일 엔비디아 개발자 회의 'GTC 2025' 실망감에도 불구하고 일제히 올랐다.
국내 반도체주에 대해 부정적 전망을 고수했던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입장 선회 등 호재가 맞물리면서 상방 압력을 키웠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장 대비 1.56% 오른 5만8천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2.78% 상승한 5만9천200원까지 올라 '6만전자'에 성큼 다가서기도 했다.
SK하이닉스도 1.23% 상승한 20만5천500원에 장을 마쳤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가 젠슨 황 CEO(최고경영자)의 GTC 연설 이후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엔비디아는 황 CEO가 GTC에서 블랙웰 개량형인 '블랙웰 울트라'와 블랙웰 다음 버전인 '베라 루빈'을 공개했으나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돌지는 못하면서 3.4% 하락했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엔비디아 급락에 국내 반도체주도 덩달아 휘청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전날 모건스탠리가 반도체 업황이 장기적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며 삼성전자·SK하이닉스 목표가를 상향한 점에 더욱 주목하는 흐름을 보였다.
모건스탠리는 보고서에서 "솔직히 반도체 산업이 바닥을 쳤다고 말할 상황은 아니지만 시장은 빠르게 '계곡'(the valley·침체 상황의 비유) 너머를 보고 있다. 우리는 2026년까지 더 장기적인 관점을 갖고 더 긍정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며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6만5천원에서 7만원으로, SK하이닉스는 15만원에서 23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앞서 모건스탠리는 지난해 9월 보고서에서 반도체 업종의 '겨울'을 전망하며 이들 종목의 목표가를 내려 국내 반도체주 조정을 촉발한 바 있다. 모건스탠리의 입장 선회에 투자자들은 환호하는 분위기다.
특히 모건스탠리가 SK하이닉스보다 삼성전자를 더 선호하는 종목으로 꼽으면서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폭이 더욱 컸다.
아울러 삼성전자가 이날 주주총회에서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인수합병(M&A) 적극 추진 의사와 더불어 빠르면 2분기부터 HBM3E 12단 제품이 시장 내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점도 매수세를 자극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장 초반 강보합세를 보이다 6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 샘플을 가장 먼저 주요 고객사에 공급했다는 소식에 오름폭을 키웠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레거시 반도체 업황 기대감에 이어 삼성전자는 주주총회에서 기술 전문가들을 이사회에 보강해 기술경쟁력 회복을 위한 '사즉생'의 각오를 피력했다"며 "SK하이닉스도 차세대 제품인 HBM4 샘플 공급사실을 공개하는 등 반도체 업종 전반의 투자심리와 기대감이 회복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들이 반도체주를 대거 쓸어 담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로 2천784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외국인들은 이로써 지난 17일 이후 사흘 연속 삼성전자에 대한 '사자' 행진을 이어갔다. SK하이닉스도 255억원어치 담으며 세 번째로 많이 담았다.
증권가에서는 향후 반도체주의 주가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오는 21일 마이크론 실적 발표가 주목할 만한 이벤트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레거시 가격 흐름에 대한 첫 공식 확인 자리인 마이크론의 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2분기까지 주요 실적발표를 통해 예상보다 견조한 수요 동향 및 ASP(평균판매단가) 흐름이 확인될 수 있는 환경"이라며 "4월 반도체 업종 주가 흐름이 편안하게 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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