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 신호 켠 반도체
[한국경제TV 박승완 기자]
<앵커>
어제까지의 수출 실적이 업데이트됐습니다. 반도체 늘어난 걸로 나오는데, 레거시 업황 회복이 확인됐다고요?
<기자>
이달 들어 어제까지 반도체 수출액은 70억 7천만 달러입니다. 지난달 같은 기간을 놓고 보면 10% 많은데요.
품목별로 나눠 보면 D램 20억 5천만 달러, 낸드 2억 2천만 달러로 나란히 상승세를 그렸습니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1년 4개월 만에 역성장한 바 있죠. 일단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빠진 영향이 컷고요. '테크 마이그레이션(Tech Migration)'이라고 하죠, 낸드 업계가 생산 라인을 바꾸면서 생긴 자연적 감산도 원인입니다.
실제로 최근 낸드 수출액을 1년 전과 비교하면 60% 적은데요. 다만 물량으로 놓고 보면 최근 20일간 내보낸 양이 1월 전체 수출량과 비슷해서, 가격을 놓고 보나, 공급을 놓고 보나, 변곡점에 다다른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수출국별로도 살펴보죠. 반도체 한파 중에서도 버틸 수 있었던 건 AI 물량 덕분이었는데, HBM 시장은 여전히 견고하다고요?
<기자>
대만으로 가는 메모리MCP 수출이 2월보다 60% 가까이 늘었습니다. MCP는 다중 칩 패키지로, 무역 품목 분류상 HBM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국산 HBM은 대만 TSMC를 거쳐서 최종 패키징되죠. 전 세계적으로 AI 서버 투자가 늘면서 HBM을 비롯한 고부가 메모리 반도체는 호황을 이어가는 중입니다.
올해 1월 1일부터 시작된 미국의 중국행 HBM 수출 제재에도 끄떡 없는 셈인데요. 실제로 지난달 HBM 수출은 미국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면서 1년 전의 두 배(135.6%)가 됐습니다.
반도체 업계가 비수기를 마치고 다음 분기 준비에 들어갔다는 긍정론이 나오는 배경인데요. 반도체 업종이 '감산과 재고조정의 마무리 국면'에 들어갔다는 게 산업연구원 분석입니다.
<앵커>
메모리를 중심으로한 반도체 레거시 반등이 깜짝 현상일지 아니면 큰 흐름이 바뀐걸지 궁금하군요?
<기자>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반도체 수출이 1분기 부진을 털어내고 큰 폭으로 반등할 것이라 전망했습니다. 급락했던 반도체 수출전망지수가 2분기 급반등할 거란 분석인데요. 상호관세 영향이 현실화되기까지 시차가 있는 만큼, 당장 다음 분기 반도체 수출은 회복이 기대된다는 거죠.
정부는 반도체를 비롯한 주요 품목들의 수출 동향과 리스크를 점검 중입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오늘 오전 박성택 1차관 주재로 수출동향 점검회의를 가졌는데요. "수출여건이 녹록지 않다",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시행한 가운데 상호관세까지 현실화되면 불확실성이 더 커질 것"이란 예상입니다.
확정 수출 실적은 지켜봐야 하겠지만, 침체로 들어갈 줄 알았던 반도체 수출이 예상 밖 깜짝 반등을 보인 상황이죠. 트럼프 정부의 관세 융단 폭격이 미국 내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의 IT 기기 구매 심리를 꺾을 수 있는 점은 되살아나는 반도체 업황의 부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세종스튜디오에서 전해드렸습니다.
박승완 기자 pswan@wowtv.co.kr
Copyright © 한국경제T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