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의 대표적 군사안보 책사…우크라戰 헥심
김정은 만나선 ‘파병 감사’ 푸틴 친서 전달할듯
포로송환·김정은 5월 방러 문제 집중협의 예상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 [타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가 21일 평양에 도착하면서 그의 방북 가방 속에 어떤 의제가 담겼을지 주목된다.
21일(현지시간) 타스통신 등 러시아 매체들은 쇼이구 서기가 방북 기간 중 김정은 국무위원장 등 북측 고위 관료들을 만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한국의 ‘국가안보실장’ 격인 쇼이구 서기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대표적인 군사안보 책사다.
그는 푸틴 대통령 재임 기간 가운데 장기간 국방장관으로 활동하며 러시아군 증강·개혁을 주도했고,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핵심적 역할을 맡았다. 사실상 푸틴 대통령의 특사 역할을 맡은 이번 방북길에는 정상 친서를 소지했을 것으로도 확실시된다. 쇼이구 서기는 국방장관 시절이던 지난 2023년 7월에도 평양을 방문해 북한의 정전협정 70주년 기념행사와 열병식 주석단에서 김 위원장 바로 옆에 서기도 했다. 또 지난해 9월에도 북·러 간 보스토치니 정상회담 1주년 계기로 평양을 재차 방문해 김 위원장과 만났다.
그는 이번 방북 기간 중 김 위원장과 북측 노동당·정부·군부 고위급을 두루 만나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협상 △북한군 파병 대가 및 추가파병 문제 △북한군 전·사상자 처리 △후속 군사·외교 협력 강화 등을 논의할 전망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공개한 북한군 포로 송환 문제도 양국 간 중요한 논의 주제가 될 수 있다.
지난해 9월 방북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 쇼이구 서기.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쇼이구 서기는 북측과 오는 5월 9일 열릴 러시아의 제80회 2차 세계대전 전승절 행사와 열병식에 김 위원장과 북한군 장병들이 참여하는 방안도 구체적으로 협의할 가능성이 높다.
앞서 러시아는 작년 말부터 오는 5월 2차대전 전승절 행사에 북측 고위 당국자와 장병들이 참여하는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긍정적 입장을 내놨다. 푸틴 대통령도 작년 6월 평양 북·러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을 모스크바로 초대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다만 국내 대북·외교안보 전문가들 중에서는 김 위원장이 독립된 양자 정상방문이 아닌 다자 정상외교에 참여하기 위해 해외 순방을 떠날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북한으로서는 김 위원장이 주인공이 아니라 다수의 정상들 속에 섞여 있는 모습을 주민들에게 공개하는 선택을 할지도 미지수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쇼이구 서기가 김 위원장 등 북측 인사들과 오는 24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릴 미국과 러시아 간 휴전협상을 앞두고 현재 상황과 향후 방향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했다.
양 교수는 “쇼이구 서기는 푸틴 대통령이 직접 지시해 방북한 것으로 보이며, 북한군 파병에 대한 푸틴 대통령의 감사 서한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부분 휴전안에 ‘포로 교환’ 문제가 있기 때문에 관련 협상에서 북한군 포로 전원을 송환하도록 요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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