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스티 코번트리 IOC 위원장 당선인. 사진[AFP=연합뉴스] 커스티 코번트리(41·짐바브웨) IOC 집행위원이 21일(한국시간) 제10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선거에서 여섯 명의 경쟁자를 제치고 당선되며 올림픽 역사에 새 이정표를 세웠다.
코번트리 당선인은 130여 년 IOC 역사상 최초의 여성 위원장이자 첫 아프리카 출신 위원장이라는 두 가지 기록을 동시에 세우며 유럽과 남성이 지배해온 IOC의 유리천장을 산산조각 냈다.코번트리 후보의 당선 발표하는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사진[AP=연합뉴스]1894년 초대 위원장 디미트리우스 비켈라스(그리스) 선출 이후 여성 후보조차 드물었던 IOC 위원장 선거에서, 코번트리는 2001년 아니타 디 프란츠(미국) 이후 역대 두 번째 여성 후보로 출마해 역대 최고 경쟁률인 '7대 1'을 뚫고 당선됐다. 그는 전체 97표 중 49표를 얻어 1차 투표에서 단번에 과반을 확보했다.
지금까지 IOC 1~9대 위원장 중 8명이 유럽 출신이었고, 제5대 에이버리 브런디지만 미국 출신이었다. 코번트리는 아프리카 대륙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IOC 수장에 올랐다.
1983년 9월생인 코번트리는 만 41세로 취임 시점 기준 두 번째로 어린 위원장이 된다. 역대 최연소는 '근대 올림픽의 아버지' 피에르 드 쿠베르탱(프랑스)으로, 1896년 제2대 위원장 취임 당시 만 33세였다.2009년 8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여자 200m 배영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우승 당시와 20일(현지시간) IOC 위원장으로 당선된 코번트리의 모습. 사진[로이터=연합뉴스]수영 선수 출신인 코번트리는 짐바브웨의 국민적 영웅이다. 그녀는 2004년 아테네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개를 획득했으며, 특히 여자 배영 200m에서 올림픽 2연패를 달성했다. 이는 짐바브웨가 역대 올림픽에서 획득한 총 8개 메달 중 7개를 혼자 차지한 것으로, '골든 걸'이나 '국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2016년 선수 생활을 마친 코번트리는 체육 행정가로 빠르게 성장했다. 2012년 IOC 선수위원으로 선출된 그는 선수위원장을 역임했고, 2023년부터는 IOC 집행위원으로 활동했다. 또한 2032년 브리즈번 하계 올림픽 조정위원회를 이끌며 행정 역량을 입증했다. 세계반도핑기구(WADA)와 국제수영연맹(FINA)에서도 활약했으며, 2018년에는 짐바브웨의 청소년·스포츠·문화 담당 장관을 역임했다.당선되고서 니콜 호버츠 부위원장의 축하 받는 코번트리 당선인(왼쪽). 사진[AFP=연합뉴스]코번트리는 미국에서 대학을 다녔으며, 매니저였던 타이런 시워드와 2013년 결혼해 두 딸을 둔 어머니이기도 하다.
코번트리의 임기는 2033년까지이며, 이 기간 동안 4번의 동·하계 올림픽을 관장하게 된다. 대한민국 전북이 유치를 추진 중인 2036 하계 올림픽 개최지 결정도 그의 임기 중에 이루어질 예정이다.
당선 직후 코번트리는 "이것은 정말 강력한 신호"라며 "우리가 진정으로 글로벌화하고 있으며, 다양성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진화해왔음을 보여준다. 8년 동안 그 길을 계속 걸어갈 것"이라고 새로운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