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 부활 시스템은 조정 필요, 터미네이트에 쾌감이 없다
님블뉴런 '이터널 리턴'의 시즌6은 그다지 호평을 받지 못했습니다. 개발팀과의 만남 방송에서도 국내외 이용률이 떨어졌다는 소식을 전하며 시즌6의 아쉬움과 개선점을 짚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시즌7는 대대적인 변화보다는 개선에 집중하며 게임 흐름 변화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오브젝트 위치 변경 및 추가, 연구소 안전지대화 등 자잘한 변경점도 있지만, 유저 관심은 '사출 방지'라고 부르는 1~2일차 자동 부활 시스템에 쏠렸습니다.
2일차 밤까지 전멸을 방지한다는 소식은 유저들마다 다양한 의견이 갈렸습니다. "초반에 허무하게 사출당하는 일 없어서 좋겠다"라고 반기는 의견도 보였지만 "배틀 로얄 게임에서 팀을 쓰러뜨려도 계속해서 부활해도 되는 건가"라며 의문을 갖는 입장도 많았습니다.
20일 프리시즌이 시작되고 인게임에서 다양한 변화를 직접 체험해 봤습니다. 아쉽게도 기대에 비해 실망감이 컸습니다. 특히 자동 부활 시스템은 적 팀을 터미네이트시켰을 때 "어차피 부활하잖아"라는 생각이 들어 교전 승리의 쾌감이 확 줄어들었어요.
게임 내에서 합산 킬이 30이 넘어가는데도 3일차 낮에 7팀이 넘게 살아있는 광경은 보면서도 두 눈을 의심했습니다. 해당 시스템은 빠르게 수정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프리시즌이 아무리 정규 시즌에 도입할 요소를 실험하는 기간이라지만 이러한 상황이 지나치게 반복되고 있습니다. 저번 프리시즌에도 VLS 밸류가 지나치게 높았는데, 자동 부활 시스템도 게임 내에 의도한 범위보다 더 넓게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개발진들이 항상 피드백을 빠르게 수용해 굵직한 문제점은 빠르게 수정해 왔습니다. 이제는 프리시즌이라는 방패에서 벗어나 초기에도 납득할 만한 수준으로 변화점을 제공할 시기가 왔습니다.
■ 자동 부활 시스템, 게임 템포가 확 빨라졌다
- 스쿼드가 전멸하면 같은 시간을 기다린 뒤 부활합니다
- 싸워도 싸워도 계속 나타나는 적팀들
자동 부활 시스템은 유저들이 공통적으로 언급하는 이번 시즌 핵심 변화입니다. 자동 부활 하나만으로는 이렇게 템포가 빨라지지 않습니다. 체감 템포가 빨라진 이유는 야생동물 생성 시간이 앞당겨짐과 동시에 낮과 밤 진행 시간이 함께 조정된 점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제작 시간도 빨라지고, 동물들도 이전에 비해 빠르게 등장하고, 낮과 밤 전환 시간마저 속도를 붙였습니다. 여기에 2일차 밤까지는 전멸을 당하더라도 계속해서 부활하기에 말 그대로 교전이 계속해서 이뤄집니다.
교전을 계속하면서 오브젝트와 야생동물을 적절한 타이밍에 챙기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특히나 2일차 낮 시점 오브젝트 교전에서 승리한 팀이 크게 유리해졌습니다. 1일차 시점에 교전에 이기더라도 2일차 시점에 비하면 메리트가 한참이나 부족했습니다.
특히 게임 템포 체감이 2일차 낮 시점에 극명히 달라집니다. 해당 시점에 교전에서 승리하면 오브젝트 획득과 함께 근처 야생동물 숙련도까지 달콤하게 챙깁니다. 짜장면에 탕수육까지 세트 메뉴를 알차게 먹는 기분입니다.
그런데 해당 시점에서 지면 하염없이 부활 시간을 기다리며 사람이 없는 지역에 찾아가야 합니다. 높은 확률로 오브젝트는 모두 임자가 있는 상태고 근처 지역에 내리기에도 동물이 있는지조차 확실하지 않습니다. 짜장면은 커녕 단무지조차 먹을 수 없는 경우가 많아요.
개인적으로 체감됐던 가장 큰 문제는 터미네이트에 쾌감이 없어졌다는 사실입니다. 이전에는 한 팀을 확실하게 처치하면 큰 점수와 함께 교전에서 이겼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인지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힘들게 적을 처치해도 2일차 시점까지는 어차피 부활할 예정이니 "전멸시켰다"라는 메리트가 다가오지 않았어요. 이전에 사라졌던 전장의 문제점을 답습했습니다.
2일차 시점 숙련도나 아이템 차이가 나는 적 팀을 전멸시키더라도 "어차피 부활하잖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시 교전을 한다면 그렇게 할 자신도 없고, 2일차 밤부터는 운영과 교전 결과에 따라 아이템 차이가 극명하게 나는 시점이기 때문이에요. 터미네이트에 대한 도파민이 확 줄어들었습니다.
■ 소소한 변화점들은 긍정적
- 음식 수급에 큰 도움을 주는 사냥꾼의 솥단지
- 크레딧 연구실이 아니어도 키오스크가 존재하기에 안전하게 배달 가능
굵직한 변경점 외 기타 개선점들은 좋았습니다. 신규 가젯 '사냥꾼의 솥단지'는 모닥불 기능을 수행하는 데, 지역에 존재하는 모닥불 위에서 사용하면 '만년수프'라는 초월급 음식을 받기에 적절한 메리트가 있습니다.
거기에 사망할 때 가지고 있던 가젯을 잃어버리지 않기에 '키오스크 호출기'나 '휴대용 VLS'와 같은 중요한 아이템을 잃어버리는 스트레스 또한 줄어들었어요. 보통 사망하고 다시 부활한 시점에는 가젯 기능들이 필요할 때가 많았는데 체감이 매우 잘됐습니다.
모든 비밀 연구실에도 키오스크가 설치된 점 또한 훌륭했습니다. 특히 밸류가 낮았던 '버려진 연구실'은 10번 가까이 게임을 하는 동안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어요. 이제 '루프 카드키'는 안전하게 키오스크 주문을 하거나 시간이 비었을 때 활용하기 매우 좋은 선택지가 됐습니다.
루미가 유용해진 점 또한 체감이 좋았습니다. 기존에도 유용하기는 했지만 실용적인 기능이 많이 추가됐어요. 사용했을 때 생명의 나무나 운석 상호 교환, 가젯 교체나 필요 없는 아이템을 분해해 크레딧을 환급하는 등 유용하게 활용했습니다.
거기에 초월 아이템도 탱커를 포함해 모든 역할군에 대응하는 선택지가 크게 늘었습니다. 특히나 랜덤성에 의존해야 했던 초월 보급 상자는 '휴대용 생성기'로 대체돼 원하는 부위의 초월 아이템을 확정적으로 얻기에 메리트가 크게 증가했습니다.
이런 소소한 변경점들은 매우 긍정적으로 바라봤습니다. 의미 없는 선택지를 최대한 줄이고 플레이어가 내리는 판단이 확실한 리턴으로 돌아올 수 있게 잘 설계했어요.
■ 핵심 변경점은 아쉽지만 나머지는 나쁘지 않은 시즌7
- 여전히 이터널 리턴 교전은 재미있습니다
- 이미 4팀이 합쳐서 40킬이 넘어가는데, 이게 6등이라뇨
결과적으로 미리 체험하는 시즌7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소소한 개선점들은 빠짐없이 좋았는데, 어처구니 없는 자동 부활 시스템이 이를 다 무너뜨립니다. 어디를 가든 적 스쿼드를 만날 확률이 높고, 가속되는 템포에 교전이 계속해서 일어나니 강한 팀은 계속해서 강해지고, 약한 팀은 계속해서 불리해지는 흐름은 좋지 않았어요.
2일차 시점까지 모든 팀의 킬을 합치면 20, 30킬이 족히 발생하는 경우에 7, 8팀이 생존하는 경우도 상당한 괴리감이 들었습니다. 배틀 로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경쟁자를 제거한다"라는 개념이 잘 성립되지 않습니다.
프리시즌이 이러한 대규모 변경점을 시험할 때 적합한 시기는 맞습니다. 그러나 자동 부활 시스템이 게임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유저들 또한 "자동 부활은 1일차 밤까지가 마지노선이다", "적을 전멸시켜도 계속 만나니 게임에 피로감이 상당하다", "사실 2, 3번 전멸할 상황이면 다음 게임을 보는 편이 낫다"등 다양한 피드백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결국 프리시즌에서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는 이터널 리턴만이 가진 재미를 극대화시키는 포인트를 명확히 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터널 리턴에서 교전이 기대되는 이유는 실험체를 조작하는 재미와 운영이 차지하는 비율도 크지만 상대를 탈락시키고 우승에 한 발짝 가까워졌다는 점이 명확하게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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