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초 여성이자 아프리카 출신으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으로 선출된 커스티 코번트리(41·짐바브웨)는 2004 아테네,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건 올림픽 스타 출신이다. 그래서 같은 올림피 금메달리스트 출신인 유승민(43) 대한체육회장이 협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코번트리 당선인은 6월 23일 퇴임하는 토마스 바흐 위원장의 뒤를 이어 8년간 IOC를 이끈다. 임기를 4년 연장하면 최장 12년간 자리를 지킬 수 있다. 올해 4년 임기를 시작한 유승민 회장이 연임할 경우 8년 동안 임기를 함께 할 수 있다. 유승민 회장은 3선에 도전한다면 12년 내내 함께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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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대한체육회장(왼쪽),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으로 선출된 커스티 코번트리. 연합뉴스·AFP연합뉴스 |
무엇보다 코번트리 당선인과 유승민 회장은 공통점이 많아 앞으로 협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코번트리 당선인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과 2008 베이징 올림픽 수영 여자 배영200m를 연속 제패한 올림픽 챔피언 출신이다. 유승민 회장도 아테네 올림픽 때 탁구 남자단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또 코번트리 당선인이 2012년 런던 올림픽 기간에 IOC 선수위원으로 당선돼 8년간 활동했고,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 IOC 선수위원에 선출된 유승민 회장과 4년간 함께 IOC에서 활동하며 우의를 다졌다.
또 같은 40대인 데다 여성 리더를 존중하고 우대한다는 점도 닮았다. 유승민 회장은 알파인 스키 국가대표 출신의 김나미 전 국제바이애슬론연맹 부회장을 체육회 출범 사상 첫 여성 사무총장으로 발탁했고, 간부급 인사에서 여성 13명을 주요 보직에 배치했다.
아울러 유승민 회장이 국가올림픽위원회(NOC) 대표 자격으로 IOC 위원에 입성할 수도 있다. 이기흥 전 체육회장이 3선에 실패해 IOC 위원 자격을 상실하면서 한국의 현직 IOC 위원은 김재열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회장 한 명뿐이다. 교육위원회 등 IOC 각종 분과위원회에서 활동 중인 유승민 회장이 IOC 위원으로 선출될 가능성이 코번트리 위원장 당선으로 더욱 커진 셈이다.
특히 전북이 도전장을 낸 2036년 하계 올림픽 개최지 선정도 코번트리 위원장이 주도하는 IOC 총회에서 투표로 결정되는 만큼 둘의 우호적인 관계가 올림픽의 국내 유치에 힘이 실릴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유 회장은 4월8일 스위스 로잔 IOC 본부를 찾아 바흐 위원장과 면담할 예정이다. 이번 로잔 방문 때 유 회장이 코번트리 신임 위원장을 만날지는 불투명하다.
유승민 회장은 “여성 최초로 IOC 위원장에 당선된 걸 축하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코번트리 IOC 위원장 당선인은 굉장히 합리적이고 열정적이며, 다양한 분야의 역할을 맡으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냈습니다. 될 분이 됐다고 생각한다”며 코번트리 당선인을 높게 평가했다.
유 회장은 “IOC가 코번트리위원장 당선으로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면서 “올해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기간 코번트리 당선인과 만난 자리에서 20분에서 30분 동안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추구하는 가치들에서 공감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