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진용 J&J 메드테크 북아시아 총괄사장
“의료기기 산업은 이제 디지털이 열쇠”
오진용 존슨앤드존슨메드테크 북아시아 지역 총괄사장은 지난 19일 인터뷰에서 "존슨앤드존슨메드테크는 혁신을 통한 성장이 목표"라며 "글로벌 시장의 혁신적인 의료기기 제품을 국내에 빠르게 도입할 뿐 아니라 국내 우수 기술력을 가진 스타트업과 협력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돕겠다"고 말했다. /사진=존슨앤드존슨메드테크
“우수한 국내 기업들과 협력해 세계 시장 진출을 돕는 가교 역할을 계속 강화할 계획입니다. 최근에는 혁신적인 디지털·인공지능(AI) 기술 기업들을 주목하고 있어요.”
오진용 존슨앤드존슨메드테크(Johnson&Johnson Medtech, 이하 J&J메드테크) 북아시아 지역 총괄사장은 지난 19일 “혁신적인 디지털 기술을 보유한 국내 기업들과의 협업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1886년 설립된 미국 J&J는 세계에서 규모가 가장 큰 헬스케어 기업이다. 제약 사업은 얀센, 의료기기는 메드테크(옛 존슨앤드존슨메디칼)가 한다. 소비자사업부(소비자건강관리부)는 2022년 인적 분할돼 자회사 켄뷰(Kenvue)가 됐다.
J&J는 2012년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제이랩스(JLABS)을 시작해 지금까지 세계 곳곳의 바이오 벤처 및 의료 기술 기업 1000여 곳을 지원했다. 투자금 1094억달러(약 145조원) 유치와 57개 기업 상장 등 성과를 냈다. 한국에서도 지난해부터 제이랩스를 시작해, 보건복지부가 추진하는 글로벌 액셀러레이터(창업기획자) 사업체로 선정됐다.
오 사장은 “J&J는 외부의 아이디어와 혁신적인 기술을 적극 수용해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중요한 사업 전략과 가치로 둔다”고 했다. 실제로 J&J는 심혈관 분야 사업을 강화하고자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심장펌프 기기 회사 에이바이오메드(Abiomed), 심장 임플란트 기업 라미나(Laminar), 혈관 내 쇄석술 개발·상용화한 쇼크웨이브(Shockwave) 등 3개 기업을 잇달아 인수했다.
그는 “오픈 이노베이션은 한국에도 적용된다”며 “국내 기업들과 협업하면서 이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도 돕고 있다”고 말했다.
J&J메드테크는 지난달 시지바이오와 자회사인 시지메드텍의 골절 수술용 골이식재 노보시스에 대한 독점 공급 계약을 맺었다. J&J메드테크가 한국, 대만, 태국, 인도, 홍콩, 마카오에 시지메드텍 골이식재의 유통·판매를 맡는다는 내용이다. 작년에는 국내 인공지능 기업 휴톰과 AI(인공지능) 내비게이션 제품에 대한 판촉 계약을 맺었다. 이 제품은 외과수술에 필요한 데이터를 구성하고 수술 계획을 보조하는 AI 소프트웨어이다.
오 사장은 “국내 기업 중에서는 최근 시지바이오와의 협력 규모가 가장 크다”며 “이외에도 티앤알바이오팹, 메모패치플러스, 휴이노 등 다양한 국내 기업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기업들과 논의 중인 프로젝트가 있지만, 아직 세부 정보를 공개하기는 어렵다”면서 “AI 기반 의료 설루션(solution) 회사 외에 바이오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기업과도 여러 방면으로 협력을 논의 중”이라고 했다.
2024년 출시한 로봇을 이용한 인공관절 수술 플랫폼 '벨리스(VELYS).' /존슨앤드존슨메드테크
오진용 사장은 2014년 J&J에 입사해 2022년부터 J&J 북아시아 지역(한국, 대만, 홍콩, 마카오 등) 의료기기 사업을 이끌고 있다. 앞서 미국 본사에서 글로벌 공급망을 관리하는 재무 리더, 북아시아 최고재무관리자(CFO) 겸 아시아태평양 지역 에티콘 수석 재무이사 등을 역임했다. 이런 경험이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의 변화를 누구보다 먼저 알 수 있게 했다.
오 사장은 “의료기기 산업의 큰 방향성은 AI를 비롯한 디지털 기술”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존에는 의료기기가 의료장비(device)였다면, 이제는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치료 정확도를 높이고 더 정밀한 결과를 예측한는 설루션 쪽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도 이런 변화에 맞춰 2022년 사명을 J&J메디칼디바이스에서 J&J메드테크로 바꿨다고 했다.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인공관절용 수술 로봇과 3차원(3D) 매핑 기술을 기반으로 한 부정맥 치료 설루션 등도 출시했다.
오 사장은 “한국 지역 의료 발전을 위해 술기 교육 센터를 부산 지역에 열 계획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혁신 신의료기술을 국내에 빨리 들어오려면 삼박자가 맞아야 한다”면서 “한국의 의료 환경, 공급 필요성에 대해 회사 내부(글로벌 본사)를 설득해야 하고, 보다 빠른 도입을 위해 한국 보건당국과 조율도 잘해야 하고, 의료 현장에서 신기술을 잘 도입할 수 있도록 하는 술기 교육도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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