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징 세계실내육상선수권 남자 높이뛰기 2m31로 우승
'파리 올림픽 챔피언' 해미시 커의 축하받아세계실내육상선수권 챔피언 우상혁, 금의환향
(영종도=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22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만난 우상혁이 2025 난징 세계실내선수권 금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우상혁은 21일 열린 대회 남자 높이뛰기에서 우승했다.
(영종도=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스마일 점퍼' 우상혁(28·용인시청)이 빛나는 2025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 금메달을 목에 걸고 귀국했다.
'파리 올림픽 챔피언' 해미시 커(28·뉴질랜드)의 어깨 위에 올라 '우승 세리머니'를 펼치는 짜릿한 추억을 만들어 귀국길이 더 행복했다.
22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으로 들어선 우상혁은 환하게 웃으며 "언제 목말을 타봤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커의 어깨 위에서 짜릿함을 느꼈고, 고마운 분들이 떠올라 시상대에서 눈물을 글썽였다"고 말했다.
우상혁은 21일 중국 난징 유스올림픽스포츠파크에서 열린 2025 세계실내선수권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1을 넘고 우승했다.
2022년 베오그라드 대회 챔피언(2m34)인 우상혁은 지난해 글래스고 대회에서는 3위(2m28)를 차지했다.
올해 난징에서 다시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오르며 우상혁은 3년·2개 대회 만에 '세계실내선수권 챔피언' 타이틀을 되찾았다.
우상혁은 2010, 2012, 2014년에 연속해서 메달을 딴 이반 우코프(러시아) 이후 11년 만에 탄생한 '세계실내선수권 3회 연속 메달리스트'로도 기록됐다.커의 어깨 위에서 환하게 웃는 우상혁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해 글래스고 대회에서 우승하고, 2024 파리 올림픽에서도 정상에 오른 커는 2m28로 2위를 한 뒤, 우상혁에게 축하 인사를 건넸다.
이어 우상혁에게 어깨를 내주며 '목말'을 태웠다.
난징 세계실내선수권 첫째 날, 가장 화제가 된 장면이었다.
우상혁은 "커와 나는 서로 '챔피언'이라고 부르며 장난치는 정말 친한 사이"라며 "이번 대회에서 내가 우승하자, 커가 가정 먼저 포옹하며 축하해줬다. 김도균 감독님이 커와 내게 기념사진을 찍자고 했는데, 커가 내게 '매트 위로 올라가라'고 하더니, 목말을 태웠다"고 비화를 전했다.
키 198㎝의 커가, 188㎝의 우상혁을 어깨 위에 태운 장면은 세계 육상계에 큰 화제가 됐다.
우상혁은 "예전부터 커를 '정말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또 한 번 느꼈다"며 "우리는 정말 좋은 친구로 남을 것 같다"고 밝혔다.
커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도 "챔피언 우, 또 만나"라고 썼다. 꽃다발 받는 우상혁
(영종도=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2025 난징 세계실내육상선수권 남자 높이뛰기에서 우승한 우상혁(오른쪽)이 22일 인천국제공항에서 김동주(왼쪽) 대한육상연맹 수석부회장으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가운데는 김도균 용인시청 감독 겸 국가대표 코치.
올해 우상혁은 2월 9일 체코 후스토페체 실내대회에서 시즌 첫 점프를 해 2m31로 우승했고, 같은 달 19일에는 슬로바키아 반스카비스트리차 대회에서도 2m28로 정상에 올랐다.
실내 시즌 종료를 알리는 세계실내선수권에서도 우승하며, 올해 치른 3개 국제대회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올해 반등하겠다"는 의지를, 필드 위에서 드러내고 있다.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 2m35로 4위에 오르며 세계적인 점퍼로 도약한 우상혁은 2022년 세계실내선수권에서 우승한 뒤, 기세를 이어가 같은 해 미국 오리건주 유진에서 치른 실외 세계선수권에서 2위(2m35)를 차지했다.
2023년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에서 우승(2m35)하며 승승장구하던 우상혁은 지난해 파리 올림픽에서 7위(2m27)에 그친 뒤, 허탈감에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곧바로 경기를 치르고 훈련 강도를 높이며 반등을 준비했다. 축하 인사받는 우상혁
(영종도=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2025 난징 세계실내육상선수권 남자 높이뛰기에서 우승한 우상혁(오른쪽)이 22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백형훈 대한육상연맹 전무의 축하를 받고 있다.
우상혁은 "파리 올림픽 결과가 아쉬웠지만, 오히려 큰 동기부여가 돼 이번 세계실내선수권을 열심히 준비했다"며 "김도균 감독님과 대화하며 자신감을 되찾았다. 세계실내선수권 첫 우승은 우연이라고 볼 수 있지만, 3회 연속 시상대에 섰다. '열심히 준비하면 꾸준히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도 될 것 같다"고 했다.
철저한 준비도 '3년 만의 세계실내선수권 정상 탈환'의 동력이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태국, 체코에서 훈련하던 우상혁은 2월 말 귀국해 대구육상진흥센터에서 약 3주 동안 훈련했다.
김도균 감독은 대구육상진흥센터의 구조가 난징 유스올림픽스포츠파크와 비슷하다는 걸 확인하고서, 훈련장을 정했다.
우상혁은 "현장에 가보니, 대구 훈련장과 환경이 비슷했다. 편한 마음으로 경기했고,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국내 정상급 마라토너였고, 한국 마라톤 대표팀 코치도 지낸 '심리학 박사' 정남균 코치가 올해 1월부터 용인시청에 합류한 것도 우상혁에게 도움이 됐다. 난징 세계실내선수권에서 우승한 뒤, 시상식에서 기념 촬영하는 우상혁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난징 대회에서 우상혁은 2m31로 우승을 확정한 뒤, 바를 높이지 않고 바로 우승 세리머니를 했다.
더 높은 높이는 실외 시즌에서 도전할 생각이다.
5월에는 한국 구미에서 아시아선수권, 9월에는 일본 도쿄에서 실외 세계선수권이 열린다.
우상혁은 "고교 시절이던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이후 11년 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국제대회에 나선다"며 "한국 팬들께서 응원해주시면 더 힘이 날 것"이라고 했다.
도쿄 세계선수권 우승은 우상혁의 올해 가장 큰 목표다.
우상혁은 2022년 베오그라드 세계실내선수권에서 우승한 뒤, 유진 실외 세계선수권에서 한국 육상 최초로 은메달을 따냈다.
우상혁은 "도쿄 올림픽이 열렸던 장소에서 치르는 세계선수권에서, 행복한 점프를 하고 싶다. 당연히, 목표는 우승"이라며 "출전한 모든 대회에서 우승할 수는 없다. 하지만, 우승을 목표로 할 수 있게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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