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무로 시야 확보 안돼 헬기 투입 늦어져
경남 산청 대형 산불이 사흘째로 접어든 23일 오전 산청군 시천면 일대에서 산불이 번지고 있다. /뉴스1
사흘째로 접어든 경남 산청군 산불이 기상 악화로 헬기 투입이 지연되면서 진화 작업에 애를 먹고 있다. 건조한 날씨에 다소 강한 바람까지 예보된 상태다.
23일 산청군에서 열린 산불 진화 브리핑에서 산림청 관계자는 “(산불 현장이) 건조하고 뜨거워 마치 드라이기 안에 들어와 있는 모습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며 “내일 더 강한 바람이 예보돼 있어 오늘 최대한 큰 불을 잡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했다.
산청군 시천면 신천리 한 야산에서는 지난 21일 오후 3시 26분쯤 불이 나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산림청 추산 산불 피해를 받거나 받을 수 있는 산불영향구역은 1329ha이고, 총 화선은 40km다. 23일 오전 9시 기준 진화율은 30%다. 날씨는 습도 50%, 바람은 초속 3.5m를 보이고 있다.
박명균 경남도 행정부지사는 이날 브리핑에서 “일출 직후부터 헬기를 띄우려고 했으나, 산청 지역에 안개와 연기가 가득해 헬기 투입이 늦어졌다”고 말했다.
박명균 경남도 행정부지사가 23일 산청군 산불 현장통합지휘본부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현재 공중진화대, 산불진화특수진화대, 소방, 군인 2049명이 투입돼 민가와 시설로의 산불 확산을 차단 중이다. 산림 당국은 기상이 좋아지는대로 산림청 헬기 14대, 경남도 헬기 7대, 군 헬기 7대 등 총 33대의 헬기를 동원해 진화에 나설 계획이다.
불이 난 시천면 신천리 일대는 해발고도가 650~950m 높이로 높아 현장 진입이 어려운 점 도 산불 진화를 어렵게 하고 있다. 산림청 관계자는 “불이 난 곳이 해발 약 950m이고, 불이 번져 간 곳도 650m 높이로 지리산과 이어져 있다”며 “산악지형이라 암석도 군데군데 있어 진화가 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불로 산불 진화에 나섰던 진화 대원과 공무원 등 4명이 숨지고 6명(중상 5명, 경상1명)이 부상을 입었다. 중상자들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불은 주택 6채와 사찰 2곳 등 모두 15곳을 태우는 피해도 냈다. 인근 산청, 하동 마을 주민 330세대 461명은 대피령에 따라 산청 동의보감촌, 한국선비문화연구원 등 13곳으로 대피했다.
남송희 산림청 국제산림협력관은 “3, 4월은 건조하면서 바람이 가장 많이 불어 대형 산불이 잘 발생한다”며 “산불 구역안에서 꺼진 불이 바람에 다시 살아나기 때문에 내일 바람이 더 불기 전에 가용재원을 투입해 신속히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23일 오전 경남 산청군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3일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산림청 공중진화대가 진화작업에 투입되고 있다. /뉴시스
23일 오전 경남 산청군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3일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산청군 시천면 일대가 흰 연기로 뒤덮여 있다. /뉴시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