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요 기업 수장 중 유일하게
GTC 직접 참관... "많은 자극 됐다
한국도 이런 강한 기업 나왔으면"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가 1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 LG테크놀로지벤처스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엔비디아 연례 개발자 회의 GTC 참관 소감을 말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제공
이달 10일로 취임 100일을 맞은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가 변화에 뒤처지지 않는 '젊은 기업'으로 기업 체질을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젊은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리더부터 바뀌어야 한다며 "나부터 바뀌겠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지난 17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개막한 엔비디아의 연례 개발자 회의 GTC 참관차 최근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한국 주요 기업 수장 중 GTC를 직접 찾은 인사는 그가 유일하다. 그는 19일 실리콘밸리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GTC 방문 이유에 대해 "기업이 주관하는 컨퍼런스는 그들의 철학과 로드맵을 가장 먼저 접할 수 있는 자리"라며 "(그 중) 최근 가장 뜨는 컨퍼런스가 GTC이지 않나. 인공지능(AI) 관련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 특히 많이 오는 행사라 안목을 넓히는 차원에서 오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며칠 간 GTC를 둘러보니 "솔직히 많은 자극이 됐다"고 했다. 홍 대표는 "보통 기업이 광고를 하려면 돈을 써야 하는데, GTC를 보니 사람들이 (참가비) 2,000달러씩을 와서 사실상 엔비디아 광고를 듣고 있더라"라며 "'이게 진짜 강한 회사구나'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강한 회사는) 고객이 먼저 찾아오고, 돈을 내서라도 경험하고자 한다는 의미"라며 "한국의 기업인으로서 저런 기업이 한국에서도 꼭 나왔으면 좋겠다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가 1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 LG테크놀로지벤처스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엔비디아 연례 개발자 회의 GTC 참관 소감을 말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제공
LG유플러스가 그런 회사가 되려면 세상의 변화에 뒤처지지 않아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이를 홍 대표는 '영 컴퍼니'(Young company·젊은 기업)'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제너럴일렉트릭(GE) 회장이었던 잭 웰치는 '세상의 변화보다 빨라도 기업은 망하고 늦어도 망한다'고 말했다"며 "세상의 (변화) 속도보다 우리가 조금만 늦어지면 위기가 올 수 있다. 조직 전체가 자율적이고 빠르게 움직일 수 있도록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젊은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나부터 바뀌어야 한다"며 변화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조직이 바뀌려면 리더가 변해야 한다"며 "개인의 이득과 공동체의 이득이 합쳐졌을 때 응집된 힘으로 1%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처럼 '나를 따르라'는 방식의 조직 문화로는 이제 글로벌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며 "이를 위해 대표도 '내가 다 할 수 있다', '내가 제일 똑똑하다'가 아니라 (직원들의) 마음을 사서 그들이 원하는 것과 공동체가 원하는 것을 연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이번 출장 중 실리콘밸리 구글 본사를 찾아 자사 AI 에이전트 '익시오'(ixi-O)의 해외 시장 진출과 관련해서도 논의했다. LG유플러스는 이달 초 구글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그는 "구글이 우리의 익시오에 다시 한번 많은 관심을 보였고, 이른 시간 안에 글로벌 시장에 출시해 보자고 의기투합했다"고 전했다.
실리콘밸리= 이서희 특파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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