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사티아 나델라 CEO.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가 오는 26일 서울에서 열리는 ‘마이크로소프트 AI 서밋’ 참석을 위해 방한한다. 나델라 CEO의 한국 방문은 2022년 11월 이후 약 2년 만이다. 이번 방한은 단순한 행사 참석을 넘어, 국내 주요 기업 경영진과의 연쇄 회동으로 한국 시장에서의 AI 및 클라우드 협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해석된다.
23일 MS에 따르면 나델라 CEO는 조원우 한국MS 대표, 토마스 돔케 깃허브 CEO와 함께 기조연설을 맡는다. ‘AI 혁신의 시대, 변화 주도하기’를 주제로 AI가 산업 전반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으며, 기업들이 이 혁신을 어떻게 리드할 수 있을지에 대한 방향성을 공유할 것으로 보인다.
나델라 CEO는 방한 기간 동안 국내 주요 기업 경영자들과의 연쇄 회동으로 바쁜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특히 주목되는 회동은 LG전자 조주완 CEO와의 만남이다. 양사는 지난 1월 CES 2025에서 AI 분야 전략적 협력 방안을 논의한 데 이어, 이번에는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테이블에 올라올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AI 데이터센터 분야에서 협업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또 MS가 최근 공개한 양자 컴퓨팅 칩 '마요라나 1'에 대해 조 CEO가 직접 협업 의사를 밝힌 바 있어, 이번 회동에서 양자 컴퓨팅 분야 협력 방안도 거론될 수 있다.
김영섭 KT 대표와의 회동도 예정돼 있다. KT는 자사 AI 역량을 강화하고, 클라우드 기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는 데 MS와의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이 외에도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 등과의 회동 가능성이 제기된다.
HD현대는 조선·에너지·건설 등 산업군 전반에 AI 기술을 접목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 중이며, 아모레퍼시픽은 AI를 활용한 맞춤형 뷰티 솔루션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디지털 금융 전환과 AI 기반 리스크 관리 시스템 구축 등에 MS의 기술을 접목할 여지가 크다.
업계는 이번 방한을 MS가 한국 시장을 단순한 소비 시장이 아닌, 전략적 기술 파트너로 간주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해석한다. 글로벌 AI 경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나델라 CEO가 한국 기업들과의 협력으로 MS의 생태계를 더욱 확장하려는 의지라는 의미다. 특히 한국은 제조업, 통신, 뷰티, 금융 등 다양한 산업에서 AI 도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MS에게는 이상적인 협력지로 부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나델라 CEO의 방한은 단순한 행사 참석을 넘어 한국을 글로벌 AI 전략의 핵심 거점 중 하나로 보고 있다는 신호”라며 “LG전자, KT, HD현대, 아모레퍼시픽, 산업은행 등 각 산업을 대표하는 CEO들과의 회동은 AI를 매개로 한 산업 간 융합과 디지털 전환 가속화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서밋은 MS가 전 세계 60개 도시를 순회하며 개최하는 ‘AI 투어’의 일환으로, 서울에서는 ‘모두를 위한 AI, AI 혁신의 오늘과 내일’을 주제로 진행된다. AI를 활용한 비즈니스 성장과 지속 가능한 다양한 가치 창출 방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행사는 키노트 외에도 총 25개의 브레이크아웃 세션과 12개의 워크숍 세션, 그리고 네트워킹을 위한 ‘커넥션 허브’로 구성된다. 브레이크아웃 세션에서는 생성형 AI, 코파일럿, 데이터 인프라 등 AI 산업 전반의 최신 기술과 실제 활용 사례가 소개되며, 금융·의료·제조 등 다양한 분야의 도입 사례가 공유될 예정이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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