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의성 산불을 진화하는 산불진화대원 모습. 연합뉴스 제공
경남 산청 산불을 진화하는 산불진화대원, 산림청 제공
전국 곳곳에서 대형 산불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가운데 진화대원의 인명 피해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 22일 사흘째 이어지고 있는 경남 산청 산불을 진화하던 대원 4명이 숨진 채 발견됐고, 중상자 5명, 경상자 1명도 나왔다.
무엇보다 건조한 날씨와 강한 바람이 이어지면서 산불 확산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수일 째 계속되고, 산불이 전국 각지에서 발생하면서 진화대원들의 피로 누적과 진화 가용자원의 분산 활용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추가 인명피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산불 장기화에 따른 진화대원의 피해 최소화를 위한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3일 산림청에 따르면 지난 21일 경남 산청군 시천면에서 발생한 산불 진화 작업에 나섰던 창녕군 소속 진화대원 3명과 일반 공무원 1명 등 총 4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숨진 산불진화대원은 모두 60대, 공무원은 30대로 파악됐다.
이들은 불길을 잡기 위해 현장에 투입됐다가 역풍에 고립되면서 연기를 마셔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과 함께 출동했던 5명의 대원은 부상을 당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
산청 산불처럼 여러 명의 진화대원이 숨진 것은 1996년 4월 경기도 동두천 산불 이후 29년 만이다. 1996년 4월 경기도 동두천 야산에서 발생한 불을 진화하기 위해 투입된 동두천시 소속 공무원과 공익근무요원을 포한해 7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 2023년 3월 경남 하동에 발생한 산불로 산불진화대원 진압 중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겼지만 숨졌다.
2010년 이후 산불 진화 중 숨진 대원은 15명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10년 1명, 2016년 2명, 2017년 2명, 2018년 1명, 2019년 2명, 2020년 2명, 2023년 1명, 2025년 4명 등으로 매년 1명 이상씩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산불진화 작업 중 목숨을 잃은 진화대원이 계속 이어지자 산림당국은 대책에 고심하고 있다. 산림청은 진화 작업 시 인명피해를 막기 위해 대원과 공무원들에게 안전모, 방염진화복, 마스크, 안전화 등 안전장비를 착용하고, 안전수칙을 준수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진화대원이 이를 완전하게 숙지하고 현장에 투입될 수 있도록 교육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산불이 났을 때 불 아래에서 진화작업을 하고, 산불을 피해 이동할 경우 바람을 안고 가야 하는 산불안전수칙을 꼭 준수해 줄 것을 강조하고 있다.
산림청 관계자는 "산불 진화작업 시 최우선은 자신의 안전인 만큼 대원들은 안전수칙을 반드시 지키고, 진화에 나서달라"고 말했다.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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