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째 피해 확산, 오후 5시 기준 진화율 53%…산불영향구역 4천150㏊
오늘 진화 어려울 듯…급식 지원 등 이재민 위한 각계 도움의 손길
의성 산불 현장에 투입된 산림청 헬기 (의성=연합뉴스) 윤관식 기자 = 경북 의성군 대형 산불 발생 이틀째인 23일 의성군 산불 발화지점 인근 야산에서 산림청 헬기가 산불 진화를 하고 있다.2025.3.23 psik@yna.co.kr
(의성·대구=연합뉴스) 이승형 최수호 윤관식 황수빈 기자 = 경북 의성군에서 발생한 산불이 건조한 날씨와 강풍 등 기상 악조건과 맞물려 이틀째 번지면서 피해 범위도 확산하고 있다.
23일 산림청에 따르면 전날 오전 11시 25분께 안평면 괴산리 야산 정상에서 발생한 산불은 강한 바람을 타고 동쪽 방면으로 20㎞ 떨어진 지점까지 번진 상태다.
당국은 화재 발생 첫날 불길이 제때 잡히지 않자 오후 2시 10분 산불 대응 3단계를 발령하고 가용 인력·장비를 동원했다.
하지만 최대 초속 16m인 강한 바람과 건조한 날씨, 산불 현장에서 뿜어져 나온 짙은 연기로 인한 진화 헬기 운용 차질 등 상황이 겹치며 진화 작업은 더디게 이뤄졌다.
실제 산불 대응 3단계 발령 이후에도 의성 산불 진화율은 밤사이 3∼4%대에 머물렀으며, 이날 오전 2.0%까지 떨어졌다.
날이 밝자 당국은 진화대 등 인력 3천777명, 진화 차량 453대 등을 동원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특히 비교적 연기가 적게 발생하는 곳에 동원한 산불 진화 헬기 52대 대부분을 투입하고 있다.
또 전날에 비해 바람도 잦아드는 등 산불 진화에 유리한 여건도 일부 조성된 까닭에 이날 오후 5시 기준 의성 산불 진화율은 53%까지 올랐다.
하지만 일몰 이후에는 또다시 진화 헬기 투입이 제한되는 탓에 산불 확산 속도를 현재와 같은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재까지 집계된 산불영향구역은 4천150㏊(축구장 5천811개)로, 전날 오후 7시 기준인 300㏊(축구장 420개)보다 14배 가까이 늘었다.
전체 화선도 68㎞까지 늘었으며, 이 가운데 아직 불길이 잡히지 않은 32㎞ 구간에서는 여전히 진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날 의성군 안평면 한 마늘밭에서는 산불 열기에 말라버린 마늘을 무심히 살펴보고 있는 주민 모습이 보였다.
전날 밤 산불 열기가 미처 가시지 않은 한 공장 건물 앞에서는 공장 직원들이 망연자실 서성였다.
게다가 산림청이 제공한 산불 상황도에 따르면 의성 산불 구간 안에는 송전탑 구간도 포함돼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며, 이에 대비해 경북도는 송전탑 단선 조치를 한 바 있다.
산림청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진화 헬기와 진화인력 등 가용한 자원을 모두 동원하여 주불 진화에 힘을 쏟고 있다"고 밝혔다.
산불이 남긴 폐허 (의성=연합뉴스) 윤관식 기자 = 경북 의성군 대형 산불 발생 이틀째인 23일 의성군 안평면의 한 주택이 산불로 전소돼 폐허가 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5.3.23 psik@yna.co.kr
이처럼 진화작업이 빠른 진척을 보이지 않자 산불 피해 영향이 있는 의성군 내 주민 392명은 여전히 의성읍 실내체육관 등으로 대피해 생활하고 있다.
의성군 내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에 입원 중인 환자와 노인 337명도 의료진 도움을 받아 근처 안동 시내 병원 등으로 옮겨졌다.
의성 산불 현장과 인접한 이웃 지역인 안동시 길안면 백자리·금곡리 주민 가운데 52명도 도심에 있는 안동체육관으로 대피했다.
이번 대형 산불로 의성군에서 다수 이재민이 발생하자 도움의 손길도 이어진다.
대한적십자사 경북지사는 급식 400인분을 산불 피해자들에게 지원했으며, 각 단체 자원봉사자와 공무원 등도 대피소 현장에서 밥차 배식 등 활동을 펼치고 있다.
손창원 의성군 통합돌봄과장은 "초유의 산불 사태로 아픔을 겪은 주민들이 대피소에서 불편함 없이 지내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피소에서 휴식 취하는 산불 이재민 (의성=연합뉴스) 윤관식 기자 = 경북 의성군 대형 산불 발생 이틀째인 23일 의성체육관에 마련된 대피소에서 이재민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2025.3.23 psi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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