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 3차 예선] 이강인 소집 해제로 공백 생긴 대표팀, 홍 감독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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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경(김천상무) |
ⓒ 대한축구협회 |
요르단전을 앞두고 대표팀 최고 스타이자 핵심 전력인 이강인이 하차한 가운데 이번 시즌 K리그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뽐내고 있는 이동경이 홍명보 감독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까.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25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8차전서 중동의 복병 요르단과 격돌한다. 현재 대표팀은 4승 3무 승점 15점으로 아슬아슬한 조 1위에 자리하고 있다.
앞서 대표팀은 지난 20일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치러진 오만과의 7차전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전반 41분 황희찬이 선제 득점을 기록하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지만, 수비 집중력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결국 후반 35분에 알-부사이디에 동점 골을 허용하며 승점 3점 획득에 실패했다.
매우 아쉬운 경기력이었다. 대표팀은 64%의 점유율을 바탕으로 경기 주도권을 잡았지만,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지는 못했다. 11번의 슈팅 중 단 3번만 유효 슈팅에 성공했고 655-377로 2배에 가까운 패스 횟수를 선보였으나 오만의 수비를 뚫어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부상 악재도 발생했다. 오만전 직전 훈련서 왼쪽 종아리 부상을 호소한 정승현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선발 출격한 백승호는 전반 38분 햄스트링 부상을 호소하며 경기장 밖으로 나갔다. 이어 교체 투입 후 압도적인 활약을 선보이면서 도움을 기록한 이강인 역시 후반 35분에 발목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결국 홍 감독은 지난 22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진행된 훈련 전 기자회견에서 "이강인은 어제 검사 결과 생각보다 그렇게 심하지는 않다는 소견이 나왔다. 좀 전에 얼굴 보고 얘기하면서 본인의 대표팀에 임하는 자세, 마음가짐에 관해서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강인은 우리 팀에도 중요하지만, 소속팀에도 굉장히 중요한 선수다. 다른 두 선수(백승호, 정승현)까지 합쳐서 세 선수 소집 해제를 결정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경미한 부상으로 국내에서 약 2주간 머무르면서, 재활에 집중할 계획이다.
K리그 최고 MF 이동경, 요르단전 출전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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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시즌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는 김천상무 MF 이동경 |
ⓒ 한국프로축구연맹 |
무려 3명의 선수가 전력에서 이탈한 가운데 대표팀은 공격과 수비를 이어줄 수 있는 핵심 전력인 이강인의 소집 해제는 상당히 뼈아프다. 직전 오만전에서 교체 투입 후 팀 내 최다 기회 창출(4회), 도움 1개, 태클 성공률 100%를 기록하며 홍명보호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또 대표팀은 이강인 투입 전까지, 단 한 개의 유효 슈팅을 날리지 못하며 휘청였다.
이처럼 홍명보호 최대 핵심인 이강인이 하차한 가운데 공백을 완벽하게 메울 수 있는 이동경에 자연스럽게 시선이 쏠리고 있다. 올해 김천에서 이동경의 컨디션은 그야말로 최고조다. 정정용 감독 지휘 아래 공격형 미드필더, 좌측 윙어를 소화하며 리그 5경기에 나와 2골 1도움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경기 세부 기록도 상당히 인상적이다.
이동경은 경기당 평균 유효 슈팅 1.2개(전체 2위), PA 외 슈팅 1.2개(전체 2위), 키패스 2.4개(전체 4위), 공격 진영 패스 성공 10.4개(전체 15위)를 선보이며 K리그에서 압도적인 영향력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소집 직전 열렸던 안양과의 맞대결에서는 시종일관 공격적인 모습을 선보였고, 전반 20분에는 동점 득점을 터뜨리며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이어 경기 종료 후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이동경은 "대표팀 승선은 선수로서 매일 가지고 있는 꿈이다. 그런 기회가 주어진다면 굉장히 영광스러울 것 같다. 내가 매일 노력해야 하는 이유다"라고 말했다.
강한 의욕을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대표팀은 이동경의 활용 여부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동경의 가장 큰 장점은 왼발 슈팅과 창의적인 패스다. 특히 이번 시즌에는 왼발을 통한 공격적인 드리블 능력도 상당히 향상됐고, 수비 가담도 정 감독 아래 일취월장했다.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이동경을 활용한다면, 대표팀은 배준호, 황희찬, 손흥민, 이재성과 같은 강력한 2선 자원들과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또 전술적으로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좌측 윙어, 가짜 공격수 역할도 두루 소화할 수 있는 이동경은 4-4-2, 4-2-3-1 등과 같이 다양한 전술도 자연스럽게 이행이 가능하다. 그야말로 이강인의 빈자리를 대체함과 동시에, 좋은 경쟁자로서 입지를 다질 수 있다는 것.
물론 이동경과 경쟁할 수 있는 좋은 자원들은 충분히 벤치에 대기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 선수들과는 달리 새로운 활력을 넣어줄 수 있는 선수들의 투입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결국 월드컵 진출 확정을 넘어서 본선 무대에서 제대로 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 플랜 A에 속한 자원 이외의 선수들을 과감하게 기용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대표팀 최고 스타인 이강인이 부상으로 소집 해제된 가운데 이번 시즌 K리그 무대서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이동경이 홍 감독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홍 감독의 선택을 관심 있게 지켜볼 필요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