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일 만에 직무 복귀…당면 현안으로는 통상·산불 대응 강조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헌법재판소의 탄핵 기각으로 직무에 복귀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담화를 하고 있다. 2025.03.24. /사진=조수정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복귀했다. 87일 만에 복귀한 한 권한대행은 통합을 강조했다. '극단으로 갈라진 사회'를 불행이라고 규정하고 "달라져야 한다"고 했다. 시급한 과제로는 통상 문제와 산불 대응 등을 꼽았다. 마은혁 헌법재판관 임명 문제에는 말을 아꼈다.
한 권한대행은 24일 오전 10시 헌법재판소가 탄핵 심판 기각 결정을 내리자마자 업무에 복귀했다. 헌재 결정 후 21분 만에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한 한 권한대행은 "급한 일부터 추슬러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발표한 대국민담화에선 "저의 자리로 돌아왔을 때 대한민국을 위해 가장 시급히 해야 할 과제가 무엇인지 숙고했다"고 밝혔다.
'급한 일', '시급한 과제'로 우선 꼽은 건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속도를 내고 있는 통상전쟁에 대한 대응이다.
한 권한대행은 "지금 세계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과 함께 미·중 패권 경쟁이 격화되고 새로운 지정학적 대변혁과 경제질서 재편에 직면하고 있다"며 "헌법과 법률에 따라 안정된 국정운영에 전력을 다하는 한편 현실로 닥쳐온 통상 전쟁에서 우리나라의 국익을 확보하는데 모든 지혜와 역량을 쏟아붓겠다"고 말했다.
정치권과 관계부처에선 한 권한대행이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소통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친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시기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지 못했다. 꾸준히 접촉을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권한대행의 대행이기에 우선순위에서 밀렸다는 해석이 많다.
한 권한대행은 '대한민국이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과 답도 내놓았다. 해법은 역시나 통합이다.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위원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총리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3.2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그는 "국민 대다수는 나라가 왼쪽으로 치우치는 것도 오른쪽으로 치우치는 것도 원치 않는다"며 "다만 위로, 앞으로, 올라가고 나아가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극단으로 갈라진 사회는 불행으로 치달을 뿐 누구의 꿈도 이루지 못한다"며 "여야와 정부가 정말 달라져야 한다. 저부터 그렇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 권한대행 앞에 놓인 또 다른 당면 현안은 치안·재난 대응이다. 한 권한대행은 복귀 첫 업무로 경찰청장 직무대행 등에게 긴급지시를 내리면서 "과격 시위 등으로 인한 재난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집회 관리 및 주요 인사의 신변 보호, 다중운집 안전관리대책 등 사회질서 유지에 각별히 유의하라"고 밝혔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과열되고 있는 집회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일이 확정될 경우 과열 양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한 권한대행은 "모든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엄정 대응해달라"고 말했다.
전국에서 발생한 산불 관리도 현안이다. 한 권한대행은 관계부처에 "가용 병력과 자원을 총동원해 진화에 총력을 다하라"며 "인근 주민 대피, 입산객 통제 등 안전관리에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산불 피해자에겐 편지를 건넸다.
한 권한대행이 복귀했지만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 문제와 관련한 대치 국면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한 권한대행은 출근길에서 마 후보자 임명 여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제 곧 또 뵙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한편 한 권한대행은 이날 국무위원들과 오찬간담회를 하면서 "여전히 대한민국이 대내외적 위기에 처해 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국무위원들이 매 순간 심기일전하는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민생과 직결된 현안을 더욱 속도감 있게 추진해달라"고 당부했다.
세종=정현수 기자 gustn99@mt.co.kr 최민경 기자 eyes00@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