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글로벌 로보틱스 트렌드 톱5' 발표
피지컬·생성형AI 접목해 활용성 확대
구독형 로봇, 현장 자동화 늘고 인력난 보완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이른바 ‘물리적 인공지능(피지컬 AI)’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올해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에 대한 전 세계적 관심이 더욱 쏠릴 것으로 보인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에너지 효율’과 산업 현장의 ‘인력난 해소’를 돕는 로봇 수요와 함께, 중소기업의 자동화 비용 부담을 낮춘 ‘구독형 로봇 서비스(RaaS)’ 등 새로운 시장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자료=국제로봇연맹)
24일 국제로봇연맹(IFR)이 최근 발표한 ‘2025년 글로벌 로보틱스 트렌드 톱 5’ 보고서를 보면 △피지컬·분석적·생성형 AI △단일 목적 휴머노이드 △지속 가능성과 에너지 소비 △새로운 비즈니스 분야와 시장 세분화 △인력 부족을 해결하는 로봇이 꼽혔다.
우선 AI 기술을 로봇 공학에 접목하면 다양한 작업을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로봇은 센서에서 수집한 빅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해 외부 환경, 고혼합·저용량 생산, 공공 환경에서 가변성과 불확실성을 관리하는 데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비전 시스템이 장착된 로봇은 과거 작업을 분석해 패턴을 식별하고 더 높은 정확도와 속도로 작동을 최적화할 수 있다.
최근 로봇과 칩 제조사들은 실제 환경을 시뮬레이션하는 전용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개발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이른바 피지컬 AI를 통해 로봇은 프로그래밍이 아닌 가상 환경에서 스스로 훈련하고 경험을 통해 작동할 수 있다. 이러한 생성형 AI 프로젝트는 피지컬 AI를 위한 이른바 ‘챗GPT의 순간’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올해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관심이 더욱 쏠리면서, 많은 관련 스타트업이 산업 현장과 일상에서 다양하게 쓰일 수 있는 범용 도구로써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나설 전망이다. 다만 기존 제조업계에서는 자동차 생산과 물류센터 적재 등 단일 목적 작업을 수행하는 휴머노이드에 집중하는 상황이다.
IFR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기존 솔루션과 비교할 때 경제적으로 실행 가능하고 확장 가능한 산업 응용 분야를 대표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류와 창고 등 휴머노이드 적용 이점이 있는 응용 분야가 많기 때문에 시장 잠재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스마트공장· 자동화 산업전(AW 2025)’을 찾은 관람객들이 아시아 최초로 공개된 현대글로비스의 보스턴다이내믹스 물류로봇 ‘스트레치’를 살펴보고 있다. ‘스트레치는’ 컨테이너 적재 화물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운반할 수 있도록 설계된 디팔레타이징 기능을 갖춘 물류로봇이다.(사진=방인권 기자)
아울러 유엔(UN)의 지속 가능한 환경 목표 등 전 세계 제조업계에서 관련 규정 준수를 통해 ‘화이트 리스트’에 포함되는 것이 중요한 요건이 되고 있다. 로봇은 제조업체가 이러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 일반적으로 높은 정밀도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은 재료 낭비를 줄이고 제조 공정의 입·출력 비율을 향상시킨다.
이러한 자동화 시스템은 수명이 길고 유지·보수가 최소화되도록 설계한 제품에 필수적인 일관된 품질을 보장할 수 있다. 태양광 패널, 이차전지, 재활용 장비 등 친환경 에너지 기술에서 로봇이 비용 효율적인 생산에 투입될 수 있다. 제조업체는 품질이나 지속가능성을 떨어뜨리지 않으면서, 증가하는 수요를 맞추기 위한 생산량 확대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동시에 로봇 자체의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 개선도 이뤄지고 있다. 예를 들어 움직이는 로봇 부품의 경량화 구조는 로봇의 에너지 소비를 줄여주고, 로봇핸드의 그리퍼 기술 발전은 바이오닉스를 사용해 에너지 소비 없이도 높은 그립 강도를 달성할 수 있다.
일반 제조업은 여전히 로봇 자동화의 잠재력이 높지만 중소기업이 대부분으로, 산업용 로봇의 높은 초기 투자 및 운용 비용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중소기업을 위한 ‘구독형 로봇 서비스(RaaS)’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RaaS 전문 업체는 개별 기업 맞춤형 로봇 솔루션을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고, 수요 기업은 고정 자본 없이 로봇 자동화를 추진할 수 있다. 특히 저비용 로봇은 애플리케이션 정밀도, 탑재물 범위, 서비스 수명 측면에서 요구 수준이 낮기 때문에 시장성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제조업 외에도 건설, 물류, 연구소 등 신규 고객 부문으로 확장 가능하다.
특히 협동로봇 또는 모바일 매니퓰레이터와 같은 로보틱스 기술 혁신 및 활용 확대는 특히 제조업에서 부족한 노동력을 보완해 줄 수 있다. 공장에서 로봇은 시각적 품질 검사, 페인팅과 용접, 무거운 리프팅 등 위험하거나 반복적인 작업을 수행하면서 노동자들은 높은 부가가치 작업에 집중할 수 있다.
IFR는 “산업용 로봇의 글로벌 시장 가치는 165억 달러(약 24조 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향후 수요는 여러 기술 혁신, 시장의 힘, 새로운 비즈니스 분야에 의해 주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범준 (yolo@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