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명태균 첫 공판, 전 미래한국연구소 대표 증인 신문
명씨와 김 전 의원 구속취소 청구 심문 등 비공개로 진행
31일 2차 공판 예정…명씨 측 김 전 대표 반대 신문 예정
류영주 기자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의 첫 정식 재판이 24일 열렸다. 증인으로 채택된 명씨의 전직 운전기사가 불출석하자 재판부는 김태열 전 미래한국연구소 대표를 증인으로 채택해 신문을 진행했다.
창원지법 형사4부(재판장 김인택)는 이날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명태균 씨 등 5명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증인 채택 순서 등의 내용으로 3회 공판준비기일을 거쳤지만 이날 명씨의 전직 운전기사이자 김영선 전 의원의 보좌진이었던 증인 김모 씨가 불출석해 대신 김태열 전 대표에 대해 '변론 분리'를 하면서 피고인 지위에서 벗어나 증인으로 채택해 신문했다.
김 전 대표는 지난 2022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명씨 및 김영선 전 의원과 함께 경북 고령군수 예비후보 배모(60대)씨와 대구시의회 예비후보 이모(60대)씨에게서 공천을 대가로 합계 2억 4천만 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된 인물이다. 김 전 대표는 공소 사실을 전부 인정하고 있다.
검사는 주 신문으로 김 전 대표가 미래한국연구소에서 일하게 된 경위와 예비후보들에게서 돈을 받게 된 경위를 집중적으로 물었다.
김 전 대표는 미래한국연구소 경력과 관련해 "지난 2018년 김영선 전 의원이 정치 재기를 위해 자신의 명의로 미래한국연구소를 세우면서 명씨와 일하게 됐다"며 "그런데 2019년 명씨의 불법 여론조사로 여러차례 선관위에 걸려서 조사를 받을 상황이 되자 내가 김 전 의원을 위해 희생해서 대표를 맡게 됐고 벌금형을 받았다"고 답했다.
또 예비후보들이 돈을 건넨 경위에 대해서는 "김종인, 이준석, 윤석열, 윤상현 등 유력한 정치인들과 명씨가 함께 있는 것을 내가 직접 목격하기도 했고 특히 배씨는 명씨를 통해 김 위원장 등과 소개를 받고 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씨는 대구에서 함께 당시 윤 총장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며 "그런 점에서 명씨의 영향력 등을 믿고 공천 대가로 내게 현금을 건넸고 나는 미래한국연구소에서 일하는 강혜경 씨에게 전달했다"고 김 전 대표는 증언했다.
창원지법. 이형탁 기자
반대로 배씨와 이씨의 예비후보 측 변호사는 반대 신문에서 공천 대가가 아니라 '사업 운영 자금'으로 빌려준 것이라며 김 전 대표의 증언이 거짓임을 입증하기 위해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예비후보 측은 김 전 대표에게 "증인(김 전 대표)은 배씨와 이씨에게 돈 받은 날짜를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며 "증인이 미래한국연구소가 힘들다고 돈을 빌려달라고 해서 예비후보랑 차용증을 쓴 거 아닌가"라는 취지로 물었다.
이에 김 전 대표는 "날짜를 정확하게 특정 못하는 것은 시간이 3~4년 지났기 때문"이라며 "예비후보들에게 사업 운영 자금을 요구한 적이 없고 명씨가 유력한 정치인들을 소개해주면서 그걸 믿고 예비후보들이 내게 현금을 준 것"이라는 취지로 증언했다.
예비후보 측은 "증인이 차용증을 쓰고 일부 돈을 갚은 게 빌려준 돈이라는 의미 아닌가"라는 취지로 묻자 김 전 대표는 "2022년 4월 공천에서 떨어지고 난 뒤 돈을 달라고 독촉해와서 6천만 원 등 일부 돌려줬지만 공천 대가에는 틀림 없다"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이날 오후 재판부는 김 전 대표에 대한 증인 신문을 마치고 오는 31일 2차 공판에서 다시 이어가기로 했다. 명씨 측이 김 전 대표를 반대 신문하기로 했다.
또 재판부는 이날 명씨와 김 전 의원의 구속취소 청구 심문 등을 비공개로 진행했다. 심문 결과가 언제 나올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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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CBS 이형탁 기자 tak@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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