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전포럼서 글로벌 CEO 연쇄회동 후 선전行…직접 전장 세일즈 나서
'시진핑-글로벌 CEO 회동' 참여 가능성 주목
(베이징·서울=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강태우 기자 = 글로벌 경영 활동을 재개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중국 샤오미 전기차 공장에 이어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 BYD(비야디) 본사를 방문했다.
'사즉생' 메시지 이후 직접 사업 챙기기에 나선 이 회장이 전장(차량용 전자·전기장비) 사업 확대를 위한 광폭 행보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중국발전포럼에 참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로이터=연합뉴스]
24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전날부터 이틀간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열린 중국발전포럼 일정을 마치고 이날 오후 남부 광둥성 선전에 있는 BYD 본사를 찾았다.
BYD 관계자는 이 회장의 선전 본사 방문에 대해 "관련 일정과 만남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의 선전 방문은 현재까지 알려진 것으로는 지난 2018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이번 BYD 방문과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이나 동선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재계 안팎에서는 이 회장이 왕추안푸(王傳福) BYD 회장 등 핵심 관계자들을 만나 전장 관련 협력 논의를 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BYD 전기차에 삼성전자의 차량용 디스플레이나 오디오, 디지털 콕핏 등 제품을 공급하기 위한 이야기가 오갔을 가능성도 있다.
앞서 지난 22일 삼성전자의 주요 고객사 가운데 하나인 샤오미의 베이징 자동차 공장을 찾아 레이쥔(雷軍) 샤오미 회장을 만난 데 이어 또다시 중국 주요 전기차 업체를 방문, 전장 사업 확대 행보에 나선 셈이다. 전장 사업은 이 회장이 낙점한 삼성의 미래 먹거리 중 하나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레이 쥔 샤오미 회장 (서울=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이 22일 레이 쥔 샤오미 회장을 샤오미 전기차 공장에서 만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2025.3.23 [중국 샤오미 웨이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이 회장이 선전에서 BYD뿐 아니라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스마트폰 제조사 비보(VIVO) 등 현지 주요 기업들을 연달아 만날 가능성도 있다.
중국의 '실리콘 밸리'로 불리는 선전은 중국 개혁·개방의 발상지 가운데 하나로, 현재도 BYD를 비롯해 화웨이, 드론업계 선두주자 DJI, 인터넷기업 텐센트 등 주요 테크기업 본사가 있는 산업 중심지다. 삼성의 고객사가 집중적으로 모여있는 도시기도 하다.
삼성전자 반도체 판매법인과 연구개발(R&D) 센터, 오디오·전장 제품을 담당하는 삼성전자 자회사 하만의 판매법인도 자리 잡고 있다.
앞서 이 회장은 2018년 선전 방문 당시 현지 스마트폰 매장을 방문한 데 이어 왕추안푸 BYD 회장과 런정페이(任正非) 화웨이 회장, 레이쥔 샤오미 회장, 비보의 모기업인 BBK의 션웨이 최고경영자(CEO) 등을 잇달아 만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현재 트럼프 정부가 표적 관세 등을 언급하고 있어 이 회장이 중국에서 반도체 공장 등을 살펴보는 건 리스크가 있을 것"이라며 "아마 전장 사업을 중심으로 행보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 회장은 지난달 3일 부당 합병·회계 부정 혐의 재판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이후 첫 해외 일정으로 이번 중국 방문길에 올랐다.
이 회장은 팀 쿡 애플 CEO, 혹 탄 브로드컴 CEO, 크리스티아누 아몬 퀄컴 CEO, 올리버 집세 BMW 회장,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 알버트 불라 화이자 CEO 등 글로벌 기업 경영자들이 집결한 중국발전포럼에 2년 만에 참석해 다양한 협력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일주일가량 중국에 머물며 글로벌 CEO 및 중국 거래선과 미팅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28일 중국발전포럼에 참가한 일부 해외 기업 CEO들과 만날 수 있다는 관측을 제기한 가운데 이 회장이 이 회동에 참여할 가능성에도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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