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네오플 윤명진 대표, 이준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이규철 아트 디렉터, 박인호 테크니컬 디렉터
좌측부터 네오플 이규철 아트 디렉터, 윤명진 대표, 이준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박인호 테크니컬 디렉터
“제목에 ‘던전앤파이터(이하 던파)’의 한 글자도 안 넣었어요. 우리 ‘던파’를 몰라도 할 수 있게요. 사실 넣고 싶었지만 ‘카잔’이라는 작품 자체로만 즐길 수 있도록 그렇게 결정했습니다.”
넥슨의 신작 ‘퍼스트 버서커: 카잔(이하 카잔)’이 25일 얼리액세스를 시작했다. 한국시간 오는 28일 0시 세계 시장에 정식 출격하는 ‘카잔’은 넥슨코리아의 자회사 네오플이 대표작 ‘던파’의 세계관을 활용해 제작한 하드코어 액션 RPG다. 원작 ‘던파’의 주요 인물인 대장군 ‘카잔’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고품질의 3D 그래픽과 백뷰 시점 등 글로벌 게이머들이 익숙한 요소를 결합해 ‘던파’ IP의 확장을 꾀하는 타이틀이다.
네오플의 윤명진 대표는 지난 24일 열린 공동 인터뷰에서 “‘던파’는 오랜 시간 아시아권에서 사랑받고 많은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지만 콘솔 플랫폼이나 웨스턴 시장에서는 인지도가 부족하다”라며 “글로벌로 간다는 생각으로 좀 더 대중적인 시점과 함께 우리 원작의 액션을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원작 ‘던파’의 IF 스토리…성장을 체감하는 전투 ‘구현’
‘카잔’은 원작 ‘던파’의 800년전 인물인 대장군 카잔의 이야기를 담았다. 원작에서는 반역의 누명을 쓰고 온갖 고문을 당한 끝에 추방돼 결국 사망했으나 ‘카잔’에서는 죽지 않고 살아남았다는 ‘IF’ 스토리가 전개된다.
이준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이용자가 카잔이 돼 몰락하게 된 사건을 파헤치고 자신의 적들에게 복수하는 모험을 떠나는 게임”이라며 “카툰 렌더링이며서도 실사가 연상되는 높은 디테일의 그래픽으로 원작의 맛과 하드코어 액션을 살렸다”라고 설명했다.
‘카잔’은 원작 ‘던파’의 핵심 액션성을 계승한 것이 특징이다. 성장을 체감할 수 있는 전투다. 이에 ‘카잔’은 초반보다 중반부가 더 쉽게 느껴진다는 사전 체험 의견도 나왔다.
실제 게임 초반에는 오랜 고문으로 폐인이 됐다는 설정에 맞춰 신중하고 정교한 공방이 이뤄지도록 설계했다. 다소 제한된 기능 아래 치열한 생존기를 느낄 수 있는 형태다. 반면 게임이 진행될수록 아이템을 얻고 스킬을 습득하면서 이용자의 체험도 변화해 원작 ‘던파’의 액션 쾌감을 느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좌측부터 네오플 이규철 아트 디렉터, 윤명진 대표, 이준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박인호 테크니컬 디렉터
이는 원작 ‘던파’의 느낌을 추구하면서도 액션 측면에서 ‘던파’를 모르는 사람도 재미있게 즐기고 ‘카잔’을 통해 ‘던파’에 관심을 가질 수 있게 고민한 결과다. 초반부는 게임 디자인 측면에서 억압된 형태로 구성해 이용자가 생존에 집중하도록 하고 후반부 갈수록 다양한 기능이 열리고 이야기 측면에서도 진실을 다양한 이야기 탐색으로 진실을 밝혀나가는 구조로 꾸몄다.
특히 성장하면 할수록 기술도 화려해지고 자신만의 무기와 전투 스타일로 빌드를 완성해 나갈 수 있다고 한다. 한편으로는 몬스터마다 특정한 무기나 전투 스타일이 더 쉽거나 어려울 수 있는 측면도 있다는 설명이다. 상대적으로 너무 약하다 싶을 경우 능력치를 높이는 식으로 체험을 상향할 생각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준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카잔’의 이야기와 플레이를 동기화하기 위해 초반에는 폐인이 된 ‘카잔’에 맞게 생존을 위한 치열한 전투가 되도록 했다”라며 “이후 점점 성장하며 전성기보다 더 높은 능력을 갖춘 ‘카잔’을 통해 원작 ‘던파’의 액션 쾌감을 느낄 수 있게 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카잔은 귀검사의 선조가 되는 영웅이기에 아라드 대륙에 어떻게 귀검사가 등장했는지도 설명하고 스킬측면에서도 원작의 버서커나 귀검사의 모습을 보여주려 했다”라며 “원작이 시간이 흘러 기술측면에서 고도화됐다면 ‘카잔’에서는 좀 더 거친 모습을 표현했다. 초반부에는 대장군이라는 설정에 맞게 당당한 모습의 기술이라면 후반부에는 광전사처럼 더 거친 면모를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이런 ‘카잔’의 액션성과 원작 ‘던파’와의 연계는 아트 측면에서도 나타난다. 카툰 렌더링 기법을 통해 원작의 2D 느낌을 살리면서도 사실적인 표현으로 액션성을 극대화했다. 특히 정교한 공방의 재미를 살린 하드코어 액션을 추구하는 만큼 이용자가 체감할 수 있는 타격감을 살리고 주인공 카잔의 처절한 싸움을 구현하는데 힘썼다고 한다.
이규철 아트 디렉터는 “‘카잔’을 제작할 때 전투 측면에서 할 수 있는 데까지 가진 능력 보다 훨씬 더 잘해보자고 했다”라며 “가령 혈흔 표현도 카툰 렌더링이다보니 사진처럼 텍스처로 처리하기 보다 하나하나 작업했고 여러 표현에서도 다소 만화적인 표현을 하면서도 사실적인 움직임을 구현했다. 여기에 사운드 효과까지 합쳐지며 ‘카잔’만의 타격감을 만들어냈다”라고 소개했다.
‘던파’ 이야기에 자부심…더 많은 이용자 즐길 수 있게 ‘심혈’
‘카잔’의 강점은 액션성 외에도 많은 플랫폼에서도 원활한 플레이가 가능한 최적화다. PC(스팀)와 플레이스테이션5, 엑스박스 시리즈 X·S는 물론 ‘스팀덱’에서도 원활하게 구동된다.
실제 네오플 개발진은 16개월의 시간 동안 끊임없이 최적화에 공을 들이며 더 많은 사람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한다. 단순히 기술 파트뿐 아니라 기획과 아트 파트에서 서로 협력하며 심혈을 기울였다. 이중 가장 힘들었던 플랫폼은 엑스박스 시리즈 S라고 한다. 반면 ‘스팀덱’은 최적화 시도시 두려움이 컸던 것에 비해 오히려 수월했다고 한다.
박인호 테크니컬 디렉터는 “정말 많은 사람이 하는 것이 중요했기에 최대한 사양을 낮춰서 최대한 많은 사람이 하길 바랐고 끝까지 한번 해보자라는 마음이었다”라며 “‘스팀덱’의 경우 정말 두려웠는데 의외로 기가 막히게 잘 만든 플랫폼이어서 UI 작업이 복잡했지 최적화 작업은 할만했다”라고 설명했다.
‘퍼스트 버서커: 카잔’
‘카잔’은 충분한 플레이 타임도 보장한다. 총 16개의 메인 미션과 24개의 서브 미션을 제공하며 ‘진 엔딩’ 기준 80시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한다. 다회차 요소도 갖췄으며 지난 1월 공개한 체험판에서는 공개되지 않은 여러 성장 요소도 만날 수 있다. 출시와 함께 데이원 패치, 5월과 6월 무료 신규 콘텐츠 추가도 예정됐다. 정식 출시에 맞춰 원작 ‘던파’와 ‘던파 모바일’과의 크로스오버 컬래버레이션 이벤트도 진행한다.
윤명진 대표는 “플레이 타임이 길수록 개발 인력과 기간이 더 늘어나고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더 어려워지지만 처음 다른 플랫폼으로 나가는 시점에서 정말 우리 ‘던파’를 좋아하는 분들과 새롭게 ‘던파’를 만나보실 분들에게 우리가 할 이야기를 줄이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라며 “이용자들이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요소를 넣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고 엔딩 이후에도 더 즐길 수 있도록 다회차 플레이난 다양한 것을 준비했다”라고 자신했다.
넥슨과 네오플은 ‘카잔’을 통해 올해 20주년을 맞는 ‘던파’ IP를 글로벌 무대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의 더 많은 이용자에게 ‘던파’의 세계관과 이야기를 알려주겠다는 포부다. 기존 ‘던파’와 조금은 다른 형태의 게임으로 제작한 것도 이 때문이다. 원작을 아는 이라면 익숙하면서도 조금 색다른 이야기를 경험하고 원작을 모른다면 게임을 재미있게 즐기고 원작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게임이 ‘카잔’이다.
윤명진 대표는 “우리는 ‘던파’를 좋아하는 직원이 정말 많은 회사이고 우리의 세계관과 이야기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어 많은 분에게 전달하고 싶었다”라며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고 ‘카잔’이 너무 잘 만들어졌지만 DLC도 만들고 후속작도 만들고 싶은 마음이 있다. 무기 종류가 적다는 이야기도 많지만 무기 하나하나가 깊이 있고 하나하나가 다양한 빌드가 나와야 한다고 생각에 여기에 집중했고 론칭 이후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카잔’은 전체적인 줄기는 같지만 약간 다른 것들이 있다. 정말 모르는 분도 할 수 있지만 아시는 분들은 그 차이를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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