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EBS 개편 설명회]
"자극적 콘텐츠들 속 건강한 식단 제공하고파"교육공영방송사의 정체성 확립 의지 피력교육 콘텐츠 IP 통합·AI 퍼스트 콘텐츠 출범
25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는 '2025 EBS 개편 설명회'가 개최됐다. 행사에는 남선숙 EBS 방송제작본부장, 김광호 편성센터장, 김형준 편성기획부장이 참석했다. EBS 제공
교육공영방송사 EBS가 고유의 정체성을 확립한다. EBS를 다큐멘터리 명가로 만들어준 '다큐 프라임'을 비롯해 유아·어린이 콘텐츠 IP를 통합한 '딩동댕 딩동댕' 등이 EBS의 야심과 함께 출범한다. EBS는 쏟아지는 콘텐츠 홍수 시장에서 봄 편성을 통해 새로운 활로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25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는 '2025 EBS 개편 설명회'가 개최됐다. 행사에는 남선숙 EBS 방송제작본부장, 김광호 편성센터장, 김형준 편성기획부장이 참석했다.
EBS는 2025년 봄개편을 통해 교육공영방송사의 역할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다양한 평생교육 콘텐츠의 확장 실험을 지속하고 믿을 수 있는 유아‧어린이 콘텐츠를 강화하며, AI와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AI 퍼스트 제작 혁신을 추진하면서 EBS의 정체성을 확립할 예정이다.
이날 남선숙 본부장은 "우리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끊임없이 학습하는 유연한 마인드다. 기술 확실성이 인류를 불확실하게 만드는 때 교육이 중요하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교육공영방송으로서의 강화, 평생교육의 확대, AI와 디지털 기술의 혁신 등이다. 국민이 직접 참여하는 교육 콘텐츠를 확대하며 모든 세대가 끊임없이 배울 수 있도록 교육 콘텐츠를 진화시키겠다. 맞춤형 교육과 몰입형 콘텐츠로 새로운 학습 모델을 제시하겠다. 배움의 동반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개편의 방향성을 짚었다.
EBS의 향후 노선은 4개의 전략으로 운용된다. 이에 대해 김광호 센터장은 평생 교육 대표 IP, 국민과 함께하는 혁신적 콘텐츠 개발, 유아와 어린이 IP 통합 모델 구축, AI 퍼스트 콘텐츠 활성화 등 EBS의 심층적인 프로세스 변화를 설명했다. 글로벌 이슈를 탐구하고 사회적 아젠다를 주도하는 교육 다큐멘터리, 장애인이 직접 참여하는 배리어프리 프로그램, AI 파일럿 콘텐츠 등이 변화와 확장의 일환이다. 아울러 '딩동댕' IP 중심을 통합한 '딩동댕 딩동댕'을 새로운 모델로 우뚝 세우겠다는 포부를 전달했다.
김형준 편성기획부장은 "시청자들의 선택 폭이 넓어지면서 훨씬 자극적인 콘텐츠가 많아졌다. 이로 인해 자녀를 둔 부모들의 고민도 있다. 우리에겐 유익한 콘텐츠와 미래를 바라보는 콘텐츠도 필요하다. EBS는 건강한 식단처럼 시청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콘텐츠를 준비했다"라면서 새롭게 선보일 프로그램들을 설명했다.
25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는 '2025 EBS 개편 설명회'가 개최됐다. 행사에는 남선숙 EBS 방송제작본부장, 김광호 편성센터장, 김형준 편성기획부장이 참석했다. EBS 제공
EBS는 주요 프로그램들의 색채를 강화하고 AI 기술 등 트렌드를 적극 반영하며 색채 뚜렷한 콘텐츠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교육 다큐로는 글로벌 이슈 탐구와 사회적 아젠다를 주도하는 'EBS 다큐프라임'과 '다큐멘터리 K'가 있다. EBS의 대표 다큐멘터리 시리즈인 'EBS 다큐프라임'은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과학, 자연 다큐멘터리를 신규 제작한다. 기존 시리즈의 강점인 문제의식을 유지하면서 시청자들에게 더 다가갈 수 있도록 경쾌한 템포로 구성된다. 특히 'EBS 다큐프라임'은 과학, 경제, 교육 등 세 전문 분야로 팀을 나누어 팀별로 시의성 높은 아이템을 이전보다 빠르고 깊이 있게 다룰 수 있도록 제작 프로세스를 혁신한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최대 화두인 초저출생과 독서 문화에 관한 '다큐멘터리 K'도 2023년과 2024년에 이어 세 번째 시즌을 맞아 보다 깊은 분석과 시의성 있는 내용으로 제작될 예정이다.
TV 강연과 도서를 함께 발간하며 접근하기 쉬우면서도 깊이 있는 교양 강연을 선보였던 '나의 두 번째 교과서'는 신규 시즌을 맞아 유튜버 궤도와 바이올린 연주가 조윤범, 심리학자 김경일 등을 소환한다. 이와 함께 '취미는 과학'은 데프콘이 다양한 영역의 과학 전문가들과 함께하는 본격 과학 토크쇼다. 뒤이어 '서장훈의 이웃집 백만장자'는 우리 시대 진정한 부의 의미를 고찰하는 프로그램으로 신규 제작됐다. 서장훈이 부자들을 만나 자산을 어떻게 사회와 나누는지 경제 철학을 조명한다는 기획을 담았다. 또한 2009년 첫 여정을 시작한 지 올해로 17주년, 4,000회 방영을 앞둔 EBS의 대표 여행 프로그램 '한국기행'은 이금희 아나운서가 전국의 숨은 명소를 함께 찾아보는 특집 10부작 '눈부시게 아름다운'으로 편성된다.
EBS의 정체성인 유아‧어린이 콘텐츠 트렌드를 반영한 프로그램들도 눈길을 끈다. 1982년 5월부터 방송돼 국내 최장수 어린이 프로그램인 '딩동댕 유치원'은 EBS의 대표 유아‧어린이 IP들을 하나로 묶는 통합 편성 프로그램 '딩동댕 딩동댕'으로 확장된다. 44년간 시청자들을 만난 '딩동댕 유치원'은 유아 시청층의 달라진 시청 형태와 유아 시청 습관을 반영했다.
'딩동댕 딩동댕'은 '모여라 딩동댕'의 번개맨, '최고다! 호기심딱지'의 호빵 호떡 남매, '한글용사 아이야' 등의 EBS 대표 IP들을 모아 하나의 큰 틀로 구성한 프로그램이다. EBS 제공
'딩동댕 딩동댕'은 '모여라 딩동댕'의 번개맨, '최고다! 호기심딱지'의 호빵 호떡 남매, '한글용사 아이야' 등의 EBS 대표 IP들을 모아 하나의 큰 틀로 구성한 프로그램이다. 이 안에서 세부 코너를 유연하게 변경, 배치하며 유아와 어린이들의 시청 형태에 적극적으로 맞출 예정이다. 원형을 유지하지 않고 새로운 IP 안에 '딩동댕 유치원'을 배치한 이유에 대해 남선숙 본부장은 "'딩동댕 유치원'이 역사가 깊지만 '딩동댕 딩동댕'으로 확장한다. 원형이 없어진 것이 아니라 1시간 프로그램으로 확장시킨 것이다. 아이들의 시청 흐름이 끊기는 것을 연결시키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다. '딩동댕 유치원'이 1시간 프로그램으로 편성에 유효하다고 생각했다면 '딩동댕 유치원'을 부활시킬 수도 있다. 확장 IP를 만들면서 플랫폼을 다양하게 접근하기 위한 기획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유튜브 콘텐츠 스타일에 EBS만의 인성 교육을 접목한 '수상한 방송국'과 화제의 OTT 드라마에도 등장한 EBS의 대표 캐릭터 번개맨의 세계관을 확장하여 더 큰 재미와 교훈을 선사할 어린이 드라마 '지구 영웅 번개맨'도 신규 제작된다.
이 외에 EBS에서 현재 준비 중인 프로젝트의 AI 콘텐츠 영상이 일부분 공개됐고 저작권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이에 김광호 편성센터장은 "(저작권 문제를) 철저히 인지했다. 저작권이 해결되지 않으면 콘텐츠를 다룰 수 없다. 저작권이 해결된 영역에서 AI 콘텐츠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또 "수신료 분리 징수에 이어 광고수 절감 등 제작비 상황이 굉장히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공적 자원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열심히 하고 있다. 지난해 타 방송사들은 마이너스 실적을 냈지만 저희는 플러스를 냈다"면서도 "콘텐츠 제작을 할 때 규모는 재작년 대비 90억 가까이 줄었지만 저희는 선택과 집중을 했다. EBS는 교육 콘텐츠를 국민에게 서비스하는 것이 사명이기에 역할과 전달 방법에 집중했다. 고정적인 시청층을 확보하며 효율적으로 제작비를 재편했다. 대형 교육 콘텐츠에 대한 접근은 기존과 유사하거나 일부 확대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효율적인 접근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장르별로 분류했다"라고 전했다.
EBS의 1년 콘텐츠 제작비 규모는 약 400억 수준이다. 이는 타 방송사의 미니시리즈 한 편 제작과 맞먹는 금액이다. 김 센터장은 "수신료나 공적 지원이 확보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라고 당부했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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