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주신 힘, 절제하지 못했다"…李 '몸조심' 발언에 "더 신중하게 발언하셨으면"

헌법재판소가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소추를 기각해 한 총리가 대통령 직무대행직에 복귀한 가운데, 총리 탄핵을 주도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에 대해 신중한 자세를 당부하는 자성론이 당내 일각에서 제기됐다.

비명계 잠룡으로 꼽히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25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전날 '헌재 결정을 존중하지만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겠느냐'고 말한 데(☞관련 기사 : 이재명 "한덕수 탄핵 기각, 국민들이 납득할까") 대해 "헌재의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총리는 "한 총리는 파면을 모면했을 뿐 헌법질서를 바로잡을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 기각 자체가 면죄부는 아니다"라고 지적하고, 복귀한 한 총리가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즉시 임명해야 한다고 촉구하면서도 "많은 국민들이 지적하는 바가 '국정 마비가 오도록 왜 이렇게 섣부르게 했느냐', '섣부른 탄핵이었다' 이런 지적에 대해서는 정말 뼈가 아프다"고 한 총리 탄핵을 주도한 당 지도부를 겨냥했다.

그는 "국민들이 원내 다수당에게 어떤 역할을 기대하고 있는데 그 부분을 제대로 못 했다"며 "국민들이 우리 당에 주신 힘을 우리가 제대로 절제해서 행사하지 못했기 때문에 국민들로부터 이렇게 질책을 받았다고 생각하고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저희들도 늘 명심해야 되겠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전날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도 "국민이 주신 힘을 절제하지 못하면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며 "민주당 지도부가 무거운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했다.

김 전 총리는 나아가 민주당이 소수 야당들과 함께 최상목 경제부총리 탄핵을 추진하고 있는 데 대해 "야5당이라고 하는데, 다른 정당들은 자신들의 정치적 목소리를 계속 유지하면 되지만 민주당은 원내 다수당으로서의 국민들의 기대와 거기에 걸맞은 책임감이 있다"며 "그래서 이 문제에 대해서 '한 번 더 신중하게 고려해 달라'는 취지의 발언을 제가 했고, 아직까지 여지가 있으니까 이 문제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물론 최상목 (전) 대행이 헌재의 결정에도 따르지 않는 행동에 대해 상당히 화가 날 만하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국정에 대한 국민들의 마음, 우려를 함께 고려해야 하는 것이 원내 다수당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재명 대표가 최 대행에 대해 '몸조심하라'고 말해 논란이 된 일과 관련해서도 "헌재 결정마저 외면하는 최 대행에 대해서 아마 지도부로서는 고육지책이었을 것이다. 어떤 형태로든지 국민의 경고는 전해야 되겠고…"라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원내 다수당인 민주당의 당대표이다. 조금 더 신중하게 발언을 하셨으면 한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한편 김 전 총리는 이 대표의 '비명계-검찰 내통' 발언 논란에 대해서는 "적절하게 해명하고 사과하는 게 좋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강조하면서 "왜냐하면 그건 사실 엄청난 이야기이지 않느냐. 같은 당, 한 식구라고 보기 어렵다는 뜻이고, 당사자들한테는 엄청난 불명예이다. 야당 생활을 하면서 검찰하고 짜고 했다는 말은 엄청난 이야기이고 옛날 같으면 프락치라는 이야기인데 그건 말이 안 되지 않느냐. 엄청난 모욕이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자료사진). ⓒ연합뉴스

[곽재훈 기자(nowhere@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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