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1시30분부터 경찰과 대치
'尹 지지자' 몰려와 욕설·고성 등 충돌도
경기남부청·서울청 각각 경력 540여명·900여명 배치
[서울=뉴시스]이다솜 기자=25일 밤 9시께 서울 서초구 남태령 고개 일대에서 전농과 경찰 측의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 citizen@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다솜 조성하 이태성 우지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이 '트랙터 상경 시위'를 불허한 법원의 결정에 반발하며 남태령 고개에서 경찰과 대치를 벌이고 있다. 집회 도중 탄핵을 반대하는 윤석열 지지자의 극성 지지자도 불어나며 한때 현장에서 충돌 긴장감이 고조되기도 했다.
25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10시30분 기준 전농 소속 트랙터 30여대와 트럭 23대는 상경 시위를 벌이기 위해 오후 1시30분부터 약 9시간 동안 서울 서초구 남태령 고개 일대에 정차해있다.
앞서 지난 24일 법원은 상경 시위와 관련해 트랙터의 서울 진입은 불허하고 트럭은 진입 대수를 20대로 제한했다. 대신 전농은 화물차에 트랙터를 싣고 이동해 집회에 나서는 것으로 방식을 바꿨다.
경찰은 트랙터 1~2대씩 실은 화물차들이 속속 서울 진입을 시도하자 안전 관리에 나섰다. 화물차 주변을 경찰버스와 차량으로 에워싸고 전농 측의 행진을 통제했다. 사당 방면뿐 아니라 과천 방면 차도에도 경찰 벽이 세워진 상황이다.
전농은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파면' '내란동조 국민의힘 해체하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경찰은 정당한 행진 보장하라"고 구호를 외쳤다.
대치가 이어지던 도중 몸싸움도 벌어졌다. 오후 1시50분께 인도로 올라가라고 안내하는 경찰과 차도에 서 있으려는 농민이 대치하다가 몸이 부딪쳤다. 이에 지켜보던 농민이 "말로 하면 되는데 왜 미냐"며 경찰에게 항의했다.
이어 통제하려는 경찰과 농민이 아스팔트에서 뒤엉켰고, 서로 옷가지를 잡아당기다가 넘어지기도 했다. 일부 농민은 바닥에 주저앉아 버텼고, 거친 말과 고성이 오갔다.
경찰이 1개 차선을 농민들에게 허용하며 상황이 정리됐다. 경찰은 "행진을 막고 있는 게 아니다. 행진을 보장하기 위해 길을 터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남태령 고개에는 보수 유튜버를 중심으로 탄핵 반대 단체도 집결했다. 유튜버 30여명은 거치대를 들고 이곳을 활보하며 "헌재를 압박하자" "후원 감사하다" 등 목소리를 냈다.
오후 5시30분께 남태령 고개에서 탄찬·탄반 양측 간 욕설 및 고성이 오가자 경찰은 혹시 모를 충돌 등을 방지하기 위해 경찰버스 2대와 질서유지선, 인간벽 등을 설치해 안전 관리에 나섰다.
반탄 측이 "빨갱아 집에 가라" 너네 알바비 얼마 받냐" 등 확성기에 대고 폭언과 욕설을 이어가자 찬탄 측이 "빨갱이는 박정희" 등으로 맞받아쳤다. 경찰은 이들을 제지하다 충돌의 정도가 심해지자 질서유지선의 폭을 넓혀 양측 집단을 완전히 분리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버스로 차벽을 설치하면서 시민들이 몰려들어 경찰을 밀치는 등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다. 이들은 "차를 치워달라", "사람들 다니는 인도까지 막으면 되겠냐"고 외치고 핸드폰으로 동영상을 찍는 등 대치를 벌였다. 경찰은 "마찰 해소가 되면 없애겠다"며 안내했다.
집회 무대에서도 전농 측은 시민들과 함께 "정당한 길을 막는 경찰을 규탄한다", "차 빼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한편 경기남부경찰청과 서울경찰청은 남태령 지하차도에서 남태령고개 구간에 각각 경력 540여명과 900여명을 배치해 충돌에 대비하고 있다.
전농은 지난해 12월21일에도 트랙터 30여 대를 이끌고 윤 대통령 체포 촉구 상경집회를 벌인 바 있다. 전농은 당시 경찰과 28시간 대치한 끝에 한남동 관저 앞까지 행진했다.
이후 전농 지도부와 집회 참가자들은 입건돼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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