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간 1418명 체포…소속 기자 구금된 AFP "신속 석방" 촉구
튀르키예 시위 (이스탄불 AFP=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저녁 이스탄불시청 앞에서 행진하는 시위대를 경찰이 에워싸고 있다. 2025.3.25 photo@yna.co.kr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튀르키예 당국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적용해 반정부 시위에 참여한 시민을 대거 체포했다.
25일(현지시간) 튀르키예 내무부에 따르면 경찰은 전날 밤 이스탄불시청 앞에서 시위에 참여한 43명을 붙잡아 조사 중이다.
지난 19일 제1야당 공화인민당(CHP)의 유력 대권주자 에크렘 이마모을루 이스탄불시장이 구금된 이후 7일간 이어진 항의 집회·시위와 관련해 체포된 전체 인원은 1천418명으로 늘었다.
구금된 이들 중에는 프랑스의 AFP 통신 등 내외신 언론인도 일부 포함됐다.
튀르키예 당국은 이스탄불, 앙카라 등 대도시에서 엿새 연속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자 여론 반전에 부심하고 있다.
당국은 시위대가 화염병, 칼, 산성 액체 등을 동원해 경찰관들을 다치게 했다고 밝히는 등 야권 지지세력의 움직임을 불법·폭력으로 규정하고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다.
알리 예를리카야 내무장관은 "이들은 우리 대통령, 그리고 그의 어머니와 가족에 추악한 모욕을 가했다"며 "이는 국가적, 도덕적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 비열한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예를리카야 장관은 "우리의 국가적, 도덕적 가치나 경찰관들을 공격하고 거리에 공포를 조성하는 이들에게는 어떤 양보도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해 파흐레틴 알툰 대통령실 공보국장도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비열한 모욕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라야 한다"며 "모욕적 언사를 부추기는 이들이 누구인지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튀르크 민족의 의지로 선출돼 밤낮없이 일하는 우리 대통령에 대한 모욕을 조장하는 비겁한 개인과 집단에 경고한다"며 "청소년들을 자극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별도 입장문을 통해 최근 이스라엘의 일부 매체에서 시위대가 수도 앙카라의 대통령궁에 진입했다는 설명과 함께 일부 사진이 퍼졌으나 이는 허위로 확인됐다며 "국가의 평화와 안정을 훼손하는 근거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하기도 했다.
이날 파브리스 프리스 AFP 회장은 자사 소속 사진기자 야신 악굴이 체포된 것과 관련해 튀르키예 대통령실에 서한을 보내 "최대한 신속히 그를 석방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프리스 회장은 "악굴은 시위에 참여하지 않았으며, 기자로서 이마모을루 시장이 체포된 이후 전국적으로 벌어진 많은 시위 중 하나를 취재했을 뿐"이라며 "그는 시위 시작 이후 사진 187장을 취재했고, 이는 그의 업무를 증명한다"고 밝혔다.
메흐메트 심셰크 튀르키예 재무장관은 이날 시티그룹, 도이체방크 등 글로벌 금융기관 관계자들을 초대해 화상희의를 열고 "금융시장 안정에 필요한 모든 것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주 이마모을루 시장 체포로 튀르키예 리라화 가치가 달러대비 3% 하락했지만 튀르키예 당국이 금리 인상, 외환시장 개입, 주식 공매도 금지 등 조치를 취한 끝에 이날 들어 주가지수가 상승하고 환율이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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