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앤스톡] 통신 3사 CEO 연봉 3위 김영섭의 약진… 유영상보다 주가 관리 한 수 위
SK텔레콤 대표와 KT 대표 연봉 및 시가총액 이미지. /그래픽=김은옥 기자
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AI 전환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2년 연속 통신 3사 수장 '연봉킹' 자리를 차지했지만 KT의 약진에 빛이 바랬다. 통신 3사 가운데 연봉이 가장 낮은 CEO인 김영섭 대표가 주가 5만원대 시대를 열면서 유 대표와 대조를 이룬다는 평가다. KT가 통신 대장주 자리를 가져가면서 유 대표의 경영 실적이 아쉽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시된 통신 3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유영상 대표는 지난해 30억8300만원의 보수를 받아 통신 3사 CEO 중 연봉 1위를 거머쥐었다. 전년(20억6500만원) 대비 약 1.5배 증가한 것이다.
세부 내역을 보면 급여 14억원, 상여 16억4000만원, 주식매수선택권 행사이익 1700만원, 기타 근로소득 2600만원 등을 수령했다. 여기에 주식기준보상 제도인 PSU(퍼포먼스 스톡 유닛) 2만6555 유닛도 받았다. PSU는 기업의 성과 목표를 달성했을 때 이에 맞춰 제공되는 주식 단위다.
같은 기간 김영섭 대표는 5억5600만원의 급여, 3억3200만원의 상여금, 1300만원의 기타 근로소득을 포함해 총 9억100만원을 수령했다.
지난해 퇴임한 황현식 전 LG유플러스 대표는 급여 14억400만원, 상여 5억8500만원, 기타 근로소득 300만원 등으로 총 19억9200만원을 받았다. 뒤를 이어받은 홍범식 현 대표는 재임 기간이 짧아 보수가 5억원 미만으로 구체적 내역이 공개되지 않았다.
고액 연봉에도 불구하고 유 대표의 SK텔레콤은 기업가치 면에서 KT에 밀리는 양상이다. KT는 지난 25일 5만원으로 장을 마무리해 시가총액 12조6011억원으로 SK텔레콤을 눌렀다. 같은 날 SK텔레콤은 5만6100원으로 장을 마쳐 시총 12조497억원을 기록, KT보다 5000억원 이상 낮았다.
앞서 KT는 지난 1월24일 시총 11조8450억원을 기록해 SK텔레콤(11조7705억원)보다 약 700억원 높았다. 2003년 이후 약 22년 만의 일이었다. 당시엔 SK텔레콤이 곧바로 상황을 원상복구했지만 현재로선 KT의 시총 역전이 일시적 현상을 넘어 안정기에 접어들고 있다는 시각이 많다.
이러한 결과는 김 대표의 '밸류업 프로그램'이 시장의 긍정적 평가를 받은 덕분이다. KT는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면서 투자자 신뢰를 끌어올렸다. 디지털 전환(DX) 및 AI 사업 확장에 대한 기대감도 반영됐다.
SK텔레콤은 AI 중심의 성장 전략을 내세우고 있음에도 주가 반등이 더디다. AI 서비스 '에이닷(A.)'을 비롯해 자체 AI 모델을 개발 중이지만 아직 뚜렷한 수익 모델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점이 시장의 우려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KT가 주주친화적인 정책으로 주가를 끌어올린 반면 SKT는 미래 성장 동력에 집중하면서도 당장 투자자 신뢰를 끌어올릴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진원 기자 newsmans1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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