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잠실 스포츠·MICE 복합공간 조성사업' 총 사업비를 기존 약 2조1700억원에서 3조원대로 증액키로 했다. 잠실야구장을 돔구장으로 짓기로 하면서 비용이 크게 늘었고 계약 당시보다 크게 오른 공사비와 물가를 반영했다.
26일 서울시와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시와 기획재정부는 서울 송파구 잠실운동장 일대 '잠실 마이스 프로젝트' 사업비 협의를 최근 마쳤다. 총 사업비는 당초 2조1672억원에서 약 3조원대로 인상된다.
아직 공식적인 발표는 나오지 않았지만, 기재부는 서울시와 협의를 이미 마쳤다. 앞으로 KDI(한국개발연구원) 공공투자관리센터의 적격성 조사를 거쳐,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에 실시협약이 상정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2016년 최초 사업비 책정 이후) 공사비 등 물가가 오른 부분을 반영했고, 야구장을 돔구장으로 짓게 되면서 사업비가 더 늘게 됐다"며 "최종협상을 마치고 발표만 남겨뒀다"고 설명했다.
한국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가 이용중인 잠실야구장을 돔구장으로 탈바꿈시키는 내용도 이 사업계획의 일부다. 일반 야구장을 짓는데는 2000억원 안팎의 비용이 들지만, 돔구장을 짓기 위해서는 5000억~1조원 가까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돔구장 건설 공사는 2027년부터 2031년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사업비는 '서울 스마트 마이스파크(가칭)'가 전액 부담한다. 한화가 주간사를 맡아 시공을 담당한다. 한화그룹·HDC그룹 컨소시엄(한화 컨소시엄)은 2021년 말 입찰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사업방식은 수익형 민자사업(BTO)이 적용된다. 민간사업자가 시설을 건설(Build)한 뒤 이를 국가에 기부채납(Transfer)하고 40년간 시설을 직접 운영(Operate)해 건설에 들어간 비용과 사업수익을 직접 확보하는 방식이다.
사업비가 대폭 증가한만큼, 잠실 돔구장 티켓값 등 관련 시설 이용료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는 2032년부터 돔구장을 홈구장으로 쓸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비 이상을 회수해야하는만큼 입주기업들에게 받는 임대료나 야구장 등 시설 이용객들에게 받는 비용이 커질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잠실 스포츠·마이스 복합공간 조성사업은 잠실운동장 일대 35만7576㎡(수상면적 포함)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전용면적 약 11만㎡ 규모 전시·컨벤션 시설과 3만석 이상 규모 야구장, 1만1000석 스포츠 다목적시설, 수영장 등을 짓는다. 부속시설로 약 900실 규모 호텔(5성급 300실, 4성급 600실)과 연면적 12만㎡ 문화·상업시설, 연면적 18만㎡ 업무시설도 들어선다.
앞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은 2020년 6월 잠실 마이스 개발사업으로 집값이 들썩일 것을 예상하고, 사업지 일대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 바 있다. 이로부터 4년8개월 간 토허구역 지정이 이어져왔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월12일 토허구역 지정을 해제했지만, 이후 해당지역 부동산 시장이 과열양상을 보이면서 약 5주만에 토허구역으로 재지정했다.
김평화 기자 peace@mt.co.kr 홍재영 기자 hjae0@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