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수시간 대치 끝에 트랙터 견인 조치 해제
전농·탄핵 찬성 단체 "우리가 이겼다" 환호
[서울=뉴시스] 26일 오후 10시10분께 서울 종로구 효자동 자하문로에 견인돼 있던 전농 트랙터 1대가 시민들과 함께 행진한 뒤 떠나고 있다.(사진=최은수 기자)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서울 광화문에 견인됐던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트랙터 1대가 26일 고향으로 돌아갔다. 이로써 전날부터 이어진 전농·시민과 경찰 간의 대치도 해소됐다.
이날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오후 10시40분께 서울 종로구 효자동 자하문로에 견인돼 있던 전농 트랙터 1대가 시민들과 함께 행진한 뒤 떠났다.
앞서 전농 트랙터를 둘러싸고 있던 경찰 순찰차 3대와 경력은 오후 10시10분께 빠졌다. 이에 전농 소속 농민은 트랙터를 운전한 뒤 집회 참가자들을 향해 "오늘부터 트랙터가 본연의 업무로 돌아간다"라며 "전농은 시민들과 함께 이 길을 막지 않는다"라고 외쳤다.
이곳에서 시민단체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이 개최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에 참가했던 시민들은 환호하고 박수를 치며 "윤석열을 파면하라" 구호를 연호했다.
이어 트랙터는 트럭 위에 실려 경복궁역 방향으로 향해 시민들과 함께 약 300m 이동했고, 자하문로를 벗어났다.
비상행동은 트랙터 귀가 이후 "경찰이 광화문 비상행동 농성장에서 불법탈취한 트랙터를 농민들과 민주시민의 힘으로 되찾았다. 불법탈취에 항의하다 연행됐던 정용준 상황실장도 석방됐다"라며 "트랙터는 시민들과 함께 효자로를 행진했고, 이제 생명의 터전으로 다시 돌아간다"고 공지했다.
전날 서울 서초구 남태령 고개에서 시위를 벌였던 전농은 경찰에 가로막히자 밤사이 우회해 도심에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날 오전 4시15분께 서울 종로구 경복궁 서십자각 천막농성장 인근에서 전농 소속 트랙터를 발견한 뒤, 오전 6시30분께부터 견인 조치를 했다.
이에 전농 소속 농민들과 탄핵 찬성 단체 참가자들은 경찰을 규탄하는 집회, 기자회견 등을 온종일 이어갔다.
윤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를 주도해온 비상행동은 이날 오후 7시부터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경찰의 트랙터 견인 조치를 강력 규탄했다. 집회 참가자 6000명(경찰 비공식 추산)은 자하문로 왕복 6차로를 차지한 뒤 '노동자의 이름으로 윤석열을 파면하라', '내란동조 국민의힘 해체하라'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윤석열을 파면하라" "국가폭력 자행한 박현수는 사퇴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무대에 선 이갑성 전농 부의장은 "오늘부터 발 쭉 뻗고 주무셔라. 농민들이 트랙터 끌고 나왔기 때문에 이미 이 상황은 끝났다고 생각한다"라며 "국민들의 요구를 담아서 윤석열을 파면시킬 뿐만 아니라 이 세상을 갈아엎는 데 누구보다 앞장서겠다"고 외쳤다.
집회가 끝나고 비상행동 측이 행진에 앞서 트랙터도 함께하겠다고 밝히자 참가자들은 트랙터 앞을 막아선 경찰 앞에 모여들어 "차 빼라"라고 1시간 넘게 연호했다.
비상행동은 이날 박현수 서울경찰청장 직무대리 및 종로경찰서장, 종로서 경비과장, 성명불상의 경찰공무원들에 대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직권남용 체포및 감금죄 ▲독직폭행죄 ▲집회방해죄 ▲경찰관직무집행법위반죄 등의 범죄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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