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밤 SKT 2시간 통신두절로 문자 못받아…피해 없었지만 '아찔'
산불지역 기지국 약 3천곳 화재·정전으로 곳곳 통신 장애…80% 이상 복구
화재·정전 취약 지상망, 위성통신망으로 보완될까…"한계도 존재"
(서울=연합뉴스) 조성미 기자 = 경북 지역을 덮친 대형 산불로 통신 두절이 잇따르면서 재해에 대비한 2중 3중의 통신망 강화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화재나 정전에 취약한 지상 기지국 망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위성통신망 확충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27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와 당국에 따르면 지난 25일 밤 11시 46분 울진군 온정면 덕인2리, 덕인3리, 덕산3리 주민들을 대상으로 대피하라는 재난 문자가 발송됐다.
하지만 울진군 전역의 SK텔레콤 통신망이 이날 밤 약 2시간 두절되면서 이 회사 이동통신을 사용하는 주민들은 휴대전화를 통해 재난 문자를 수신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SK텔레콤 망이 기지국 화재와 정전으로 정상 작동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 망이 먹통이 되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사상 첫 재난 로밍 명령을 내려 인근 KT 망을 사용하도록 조치했다.
다만, 재난 로밍을 시험하던 중 SK텔레콤이 인근 기지국을 통한 자체 복구에 성공하면서 2시간 만에 통신이 재개됐다.
다행히도 재난 문자 수신 대상이었던 온정면에 큰 화마가 덮치지 않으면서 주민들은 다음 날 오전 귀가했다. 통신 장애가 더 큰 사고로 이어지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던 셈이다.
하지만, 대형 화재 등의 긴급한 상황에서 위험을 알리고 대피 장소나 요령 등을 알려주는 수단인 재난 문자가 통신망 두절로 끊길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는 점에서 아찔함은 남는다.
통신이 끊기면 재난 문자 수신뿐 아니라 피해 지역 주민이 대피 정보를 찾거나 외부와 소통할 수 있는 통로도 사라진다는 점에서 화재, 정전 등에 취약한 지상 기지국 망만 믿고 있다가 재난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번 산불로 목숨을 잃은 경북 영양군 석보면 화매리 이장도 마을의 무선통신이 하나둘 끊기기 시작하자 직접 주민들을 구하려고 마을을 돌다가 화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산불에서 통신망 장애를 겪은 지역은 울진뿐 아니라 안동, 영덕, 청송, 산청 등 광범위한데, 이들 지역의 기지국 3천곳가량이 화재나 정전으로 장애를 일으켰고 당국과 통신업계 협업으로 27일 현재 80% 이상이 복구됐다.
이번 경북 지역 화재뿐 아니라 2022년 3월 경북 울진과 강원 삼척 일대 산불 당시에도 통신사 중계기와 선로가 불에 타면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설비 일부가 가동 중단을 겪기도 했다.
지상 기지국 망이 재해 시 작동하지 않을 때 저궤도 위성을 사용한 위성통신망이 지원 대안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 로스앤젤레스 화재 때도 스페이스X의 저궤도 위성통신 스타링크 이동식 기지국을 장착한 차량이 산불로 통신이 끊긴 지역을 돌며 통신망을 제공하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다만, 위성통신의 속도가 지상망에 비해 현저히 느리고 날씨 등 외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들어 완벽한 대안은 될 수 없다는 반론도 있다.
산불 진화하는 해병대 상륙기동 헬기 (서울=연합뉴스) 27일 해병대 상륙기동헬기 마린온이 경북 의성 지역 산불 현장에 투입해 진화 임무를 하고 있다. 2025.3.27 [해병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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