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AI 브리핑' 출시
요약된 검색 결과 제시
국내 사용자들에 '특화'
검색 의도 따라 답변 도출
동일 검색에서 구글 앞서
경기 성남 네이버 본사. 사진=연합뉴스
"14도의 날씨엔 경량 패딩 재킷이나 니트를 단독으로 입어도 좋으며 추위를 많이 타는 분들은 트위드 자켓을 추가하는 것이 좋습니다. 캐주얼한 무드를 선호한다면 윈드브레이커가 적합하며 보온성과 스타일을 모두 살릴 수 있는 아이템을 선택하는 것이 추천됩니다."
네이버 검색창에 '14도 날씨 옷차림'을 입력한 뒤 검색을 진행하자 이 같은 답변이 제시됐다. 네이버가 27일 오후 정식 출시한 인공지능(AI) 검색 서비스 'AI 브리핑'은 옷차림을 검색한 사용자의 특성을 고려해 이미지로 된 콘텐츠를 먼저 제시한 다음 바로 아래 요약·정리된 답변을 내놨다.
AI 브리핑, 검색 맥락에 따라 유형별 결과 제시
날씨에 맞는 옷차림의 경우 숏텐츠형 검색 결과를 제시하는데 요약된 답변뿐 아니라 출처로 활용된 콘텐츠를 함께 볼 수 있도록 표시한다.
같은 검색어를 구글에도 입력했다. 하지만 AI 브리핑보다 먼저 출시된 구글의 AI 검색 서비스 'AI 오버뷰'는 이 검색어에서 작동하지 않았다. 요약·정리된 답변을 제시하지 않고 기존 검색과 마찬가지로 이미지 파일만 나열된 페이지를 띄웠다.
AI 브리핑은 사용자가 어떤 검색 결과를 찾고 있는지 맥락을 파악해 이와 같은 숏텐츠형뿐 아니라 △공식출처형 △멀티출처형 △플레이스형 △쇼핑형으로 구분한 다음 답변을 내놓는다.
답변 내용이 다른 이유는 앞선 검색 결과가 네이버만의 특화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숏텐츠형은 사용자들이 활발하게 생산·소비하는 주제에 관한 콘텐츠를 AI 요약해 추천한다.
사진=네이버 인공지능(AI) 검색 서비스 'AI 브리핑' 갈무리
국내 정보에 특화…사용자 탐색 시간 줄어
공식출처형 답변은 국내 법·제도정책이나 전문정보를 검색할 때 표시된다. 검색 결과 최상단에 공식 사이트의 신뢰도 높은 답변이 출처 링크와 함께 제공된다.
AI 오버뷰도 공공기관 등의 정보를 추천하는 기능이 있다. 다만 '상속세 신고', '자동차 정기점검' 등 국내 사용자들이 필요로 하는 검색어를 넣을 땐 작동하지 않았다. AI 브리핑이 요약된 답변과 함께 관련 링크를 제시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멀티출처형은 검색어가 다양한 문서를 탐색해야 하는 주제일 경우 작동한다. 여러 출처를 활용해 답변을 요약·정리한 다음 결과를 제시하는 식이다. 사용자 입장에선 탐색 시간을 줄이고 더 다양한 주제를 검색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
특히 신조어나 꿈 해몽, 영화·드라마 관련 정보 등을 검색할 때 유용하다. AI 오버뷰의 경우 한국어 지원이 이뤄진 이후에도 일부 질의에 대해선 영어로 서비스가 제공되기도 한다. '폭싹 속았수다 줄거리' 등을 검색했을 땐 AI 브리핑만 요약된 답변을 제시했다.
플레이스형·쇼핑형 검색 때 탐색 특성 극대화
AI 브리핑은 플레이스형과 쇼핑형 기능이 작동할 때 빛을 발했다. 특정 목적에 맞는 결과물만 찾던 기존 검색 방식을 탐색으로 전환하는 길을 열었다.
'교토 여행'을 검색하자 탐색이 가능한 여러 콘텐츠가 나타났다. 먼저 AI 브리핑이 "교토는 가이세키, 두부요리, 니신소바 등 다양한 전통음식을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고즈넉한 분위기의 찻집과 전통 료칸도 방문해보세요. 벚꽃이 만개하는 봄에는 계절감을 풍성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라는 답을 내놨다.
아래엔 '교토에서 꼭 먹어봐야 할 음식'이란 항목이 표시되면서 대표 요리 이미지가 표시됐다. 이어 '카페에서 아침식사를, 교토 모닝 카페', '전통미 넘치는 교토 료칸에서의 하루'와 같이 추가 콘텐츠를 탐색할 수 있는 항목이 계속해서 제시됐다.
'교토 여행'을 구글에서 검색했을 땐 AI 오버뷰가 작동하지 않았다 AI 오버뷰는 한국어로 질의할 경우 답변을 제시하지 않기도 한다. 국내 사용자들 입장에선 AI 브리핑이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인 셈이다.
사진=네이버 인공지능(AI) 검색 서비스 'AI 브리핑' 갈무리
"AI 브리핑, 다양성·확장성·연결에 중점"
네이버가 출시한 쇼핑 앱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선 AI 브리핑이 쇼핑형으로 특화된 'AI 쇼핑 가이드'가 작동된다. AI 쇼핑 가이드는 AI가 분석한 제품의 주요 사용성을 다양한 키워드로 제시해 추천한다. 제품 선택에 필요한 시간과 노력을 줄일 수 있다.
예컨대 '아기 드라이기'를 검색하면 여러 키워드가 나타나는데 이 중 '저소음 기능을 제공하는'이란 항목이 진한 색으로 표시되면서 추천 사유를 함께 제공한다. 실제 AI 쇼핑 가이드는 "저소음 기능을 제공하는 드라이어를 추천드려요"라며 "조용한 드라이어를 찾으신다면 저소음 기능이 있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라고 안내했다.
네이버가 앞서 선보인 생성형 AI 검색 서비스 '큐'는 AI 브리핑과 비교해 사용성이 떨어졌다. 심지어 구글보다 먼저 생성형 AI 검색 서비스를 내놓으면서도 주목을 받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AI 브리핑을 앞세워 AI 오버뷰에 도전장을 낸 만큼 네이버가 국내 검색 시장에서 점유율 1위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구글 AI 오버뷰와는 기존 검색 서비스에 AI 답변을 녹였다는 점은 유사하지만 서비스 컨셉이나 지향점이 다르다"며 "네이버는 '다양성·확장성·연결'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