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결 시도 했으나 끝내 보류…"조만간 차기 심의 일정 정할 것"

남규선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이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2.11/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박혜연 기자 =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군인권보호위원회(군인권소위)가 선임 병사들의 가혹행위로 숨진 고 윤승주 일병 사건의 진상규명 관련 안건을 재상정하기로 결정했다.

인권위는 28일 윤 일병 사망 11주기를 열흘 앞두고 서울시 중구에서 사무실에서 '윤 일병 사건 사인 조작 진상 규명' 안건을 심의한 끝에 보류했다.

심의위원장을 맡은 남규선 인권위 상임위원은 이날 "전원위에 회부하지 않고 군인권소위에서 다시 심의·의결하기로 했다"며 "조만간 (차기 심의) 일정을 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남 위원에 따르면 이날 군인권소위는 표결 단계까지 나아갔으나 결국 안건을 다시 논의하기로 결론 내렸다.

윤 일병 진실규명 안건이 인권위에 돌아온 것은 약 10년 만이다. 인권위는 2015년 이 사건을 1년여간 직권조사하고 국방부 장관에게 윤 일병 사인 축소·은폐 의혹에 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권고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윤 일병은 2014년 육군 제28사단에서 윤승주 일병이 선임병사들의 집단 구타 등 가혹행위로 사망했다. 당시 군 당국은 윤 일병이 냉동식품을 먹다가 질식사했다며 사인을 감추려 했다.

인권위는 2015년 이 사건을 1년여간 직권조사하고 국방부 장관에게 윤 일병 사인 축소·은폐 의혹에 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권고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후 윤 일병 유족은 2023년 4월 6일 육군의 사인 은폐·조작에 대한 진상규명 요구 진정을 제출했다. 하지만 군인권보호관인 김 위원은 "진정의 원인이 된 사실이 발생한 날부터 1년 이상이 지났다"는 이유로 각하했다.

윤 일병 유족은 이후 김 위원에 대해 기피 신청을 냈고, 이후 해당 안건에 대한 소위 심의는 김 위원 대신 남 위원이 이끌게 됐다.

김 위원은 이를 두고 지난 24일 인권위 전원위원회에서 "군인권보호관이 아닌 사람이 위원장을 맡을 근거는 없다"며 "매우 불순한 정치적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윤 일병 유족 측은 이날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신을 우리 아들딸 피 값으로 만든 군인권보호관으로 칭하기도 치욕스럽다"며 "진정 사건 심의에 의견을 내지 말라"고 요구했다.

realkwo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