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급 확산에 역대급 피해 양산…산불 발생 149시간만 간신 진화
의성서 최초 불…산림보호법 위반 혐의로 50대 용의자 소환 예정
28일 오후 경북 의성군 안평면 신월리 야산에 산불로 까맣게 타버린 나무 위로 모처럼 파란 하늘이 보인다. 산림청은 이날 오후 5시를 기준으로 의성을 비롯한 경북 산불 주불이 모두 진화됐다고 밝혔다. 2025.3.28/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의성=뉴스1) 이성덕 정우용 기자 = 경북 북동부권 5개 시군을 초토화하며 역대 최대 규모의 피해를 낳은 산불이 발생 149시간여 만인 28일 오후 5시 간신히 잡혔다.
이 불은 축구장 6만3245개, 여의도 156개에 해당하는 면적을 잿더미로 만들었다.
사망자 24명이 발생하고 3만6674명이 집을 잃었다. 산불 영향 구역은 4만5170㏊(1억6688만9250평)고 2412개소의 시설 피해가 발생했다.
3년 전인 2022년 3월 경북 울진군 산불보다 더 큰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돼 경북도는 새로운 진화 대책 매뉴얼을 만들 것을 예고했다.
임상섭 산림청장은 이날 오후 경북 5개 지역 산불의 '주불 진화'를 선언했다.
지난 22일 오전 11시25분 의성에서 발생해 안동, 청송, 영양, 영덕으로 확산한 경북 산불이 28일 오후 5시 주불이 모두 진화됐다. 의성 산불 발생 149시간 30여분 만이다.
서풍 중심의 강하고 건조한 바람이 불었고, 순간 최대 풍속이 초속 27m를 기록하는 등 태풍급 바람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25일 태풍급 바람 영향으로 의성에서 난 불똥이 경계 지점인 안동과 청송, 영양, 영덕까지 날아가 버렸다.
낮은 강수량도 문제였다. 지난 1월부터 현재까지 영남지역 강수량은 56㎜로, 전년 대비 37% 정도에 그친 데다 기온도 평년보다 10도 높은 초여름 날씨를 보였다.
이상 기온 영향으로 경북도는 산불 관련 새로운 대응 매뉴얼을 세울 방침이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과거에는 풍속 시속 5㎞ 정도가 최고 속도였는데 이번에는 8.4㎞까지 갔다"며 "태풍과 산불이 만났을 때 무서운 결과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이어 "야간에는 사람의 손으로 진화를 하는데 이 수준으로 감당하기 어렵다"며 "미국 등 선진국 사례를 가져와 밤에 헬기를 투입할 수 있는 등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산불 피해 지역 주민들도 살길이 막막하다.
경북도는 먼저 의성, 안동, 청송, 영양, 영덕 주민 27만여 명에게 1인당 현금으로 30만 원의 긴급재난 지원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2~3일간 피해 규모를 파악해 금액을 산출할 예정이다.
산불 피해 금액을 현재 정확히 추산할 수 없지만 울진 산불 피해 금액보다 최대 20배 이상 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임시주택 마련은 빨라도 1달이 걸리기 때문에 이재민들이 마을에서 농사일하면서 지낼 수 있도록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주불 진화를 끝으로 실화자에 대한 조사에 속도가 붙는다.
의성군 소속 특별사법경찰관이 산림보호법 위반 혐의로 용의자 A 씨(57)에 대한 조사를 위해 오는 31일 소환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A 씨는 지난 22일 조상이 묻힌 의성군 안평면의 야산을 찾아 묘지 정리를 하다 나뭇가지 등을 태워 불을 낸 혐의를 받고 있다.
특사경은 A 씨에 대한 진술서를 확보해 둔 상태이며, 산불 피해가 커 이 사건은 경북경찰청 등으로 이첩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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