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애니 화풍으로 변환
4컷 만화도 간편히 생성
이미지와 텍스트 동시 처리
이미지 제작 장벽 낮춰
저작권·일자리 문제도

챗GPT로 생성한 ‘딥테크 트렌드’ 관련 ‘디즈니’ 스타일 4컷만화. 챗GPT캡처

[서울경제]

최근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가 사진을 지브리 등 애니메이션 화풍으로 바꿔주며 화제가 되고 있다. 간단한 문구를 입력하면 글과 그림이 어우러진 ‘4컷만화’ 제작 기능도 인기를 끌고 있다. AI가 디자인 작업을 쉽게 만들어 비전문가도 디자인 활동을 할 수 있게 되고 기존 인력의 생산성도 증진될 것이라는 예측이 제기된다. 반면 AI가 저작권을 침해하고 인간을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오픈AI는 이달 25일(현지시간) 'GPT-4o 이미지 생성' 모델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새로운 모델은 이미지를 그리는 실력이 일취월장했다. AI가 이미지의 세세한 부분까지 구현해 기존의 한계를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형 AI 모델은 더욱 영리해졌다. 이미지와 어울리는 문구도 함께 적어준다. 이를 통해 인포그래픽, 만화, 로고, 명함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다. 실제로 챗GPT는 ‘딥테크 트렌드' 관련 4컷 만화도 애니메이션 ‘진격의 거인’과 디즈니 스타일로 생성했다. 종종 ‘해당 요청은 콘텐츠 정책을 위반하기 때문에 이미지를 생성할 수 없다’는 문구가 떴지만 재시도를 하면 그림을 만들어줬다.

새 AI 모델은 이용자의 의도를 파악해 이미지를 생성한다. 기존에는 이용자가 구체적으로 명령을 내려야 원하는 이미지를 얻을 수 있었는데 말귀를 알아듣는 능력도 향상된 것이다. 새 모델은 과학 원리까지 알고 있어 이에 대해 설명할 수도 있다.

챗GPT로 생성한 ‘딥테크 트렌드’ 관련 애니메이션 ‘진격의거인’ 스타일 4컷만화. 챗GPT캡처

새 AI 모델은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용자들이 자신의 사진을 디즈니나 픽사, 스튜디오 지브리, 심슨 등 스타일로 바꾼 이미지가 쏟아지고 있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 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도 자신의 소셜미디어 X 계정 프로필 사진을 '지브리 스타일' 그림으로 변경했다. 올트먼 CEO는 새 이미지 생성 모델의 폭발적인 인기로 인해 서버에 과부하가 걸리며 "그래픽처리장치(GPU)가 녹아내리고 있다"고 밝혔다.

신형 AI 모델은 텍스트, 이미지 등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하나의 통합 시스템에서 처리하기 때문에 이미지 제작 역량이 향상됐다. 이 모델은 조합분포(joint distribution) 방식으로 학습했다. 기존 모델은 설명에 따라 기계적으로 이미지를 그리는 것에 불과했지만 신형 모델은 텍스트와 이미지의 요소들의 통합적 관계를 익혔다. 이를 통해 이미지 안에 있는 객체들의 형태와 위치, 색상, 텍스트와의 의미적 연결성 등을 고려해 맥락에 맞는 이미지를 생성한다. 화제가 되고 있는 4컷 만화를 그려주는 것도 이 방식으로 가능해졌다.

새 AI 모델은 자가 회귀(auto regressive) 방식을 활용해 이미지를 생성하는 것도 특징이다. 왼쪽 상단에서 오른쪽 하단으로 순차적으로 이미지를 그리는 식이다. 이미 생성된 요소의 정보를 활용해 다음에 만들어질 요소를 예측하고 반영한다. 이를 통해 더욱 세밀하면서 적절한 이미지를 만들 수 있게 됐다. 또 이미지·영상 콘텐츠 업체인 셔터스톡의 콘텐츠를 지속해서 학습하며 성능을 고도화하고 있다.

샘 올트먼(맨오른쪽)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오픈AI 임직원들이 자신들의 사진을 애니메이션풍의 이미지로 변환하고 있다. 오픈AI 유튜브 캡처

새 AI 모델은 이미지 콘텐츠 제작의 문턱을 낮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디자이너가 아니더라도 간단한 명령어만 입력하면 쉽게 고품질의 이미지를 만들고 편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마케팅, 디자인, 게임 등 다양한 산업에서 생산성을 높이는 도구로 활용될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AI의 발전으로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단순 반복적 이미지 제작 등은 AI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저작권 침해 가능성에 대한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오픈AI가 스튜디오지브리의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작품을 허가 없이 학습에 활용했다면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로펌 ‘프라이어 캐시먼’의 파트너 변호사인 조시 와이겐스버그는 AP통신에 “그런 훈련을 시킬 수 있도록 라이선스나 승인을 받았느냐는 문제가 제기된다”고 말했다. AI 생성형 이미지 업체를 상대로 저작권 소송을 벌이고 있는 미술가 칼라 오티즈는 “오픈AI 같은 회사들이 예술가들의 작품과 예술가들의 생계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또 다른 명백한 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실과 다른 정보도 실감나게 이미지로 구현할 수 있기 때문에 허위 정보 확산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일론 머스크 대통령 당선 사진 그려줘’라고 하자 챗GPT는 사실적인 이미지를 만들었다.

김성태 기자 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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