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메인 관리 기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신규 도메인 ai.kr, it.kr, io.kr, me.kr 도입
우선등록 기간에 도메인 774건 새로 생겨
"기업 혹은 개인 정체성 표현 가능한 도구"
[이데일리 최연두 기자] 국내에서도 인공지능(AI) 시대에 발맞춰 도메인 확보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주요 플랫폼 기업과 통신사들이 최근 신규 도입된 kr도메인을 앞다퉈 등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정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인터넷주소정책팀장
30일 업계에 따르면 도메인 관리 기관인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지난 5일부터 ai[.]kr, it[.]kr, io[.]kr, me[.]kr 등 4개 신규 3단계 kr도메인의 일반 등록을 시작했다. kr도메인이 신설된 것은 22년 만이다. 3단계 도메인이란 edaily[.]domain[.]kr과 같이 세 부분으로 나뉘는 인터넷 주소 형태를 말한다.
이번 신규 도메인은 인공지능(ai), 정보기술(it), 디지털(io), 개인(me) 외에도 인기 상품(잇템-it), 메디컬(medical-me) 등 이용자가 원하는 의미로 해석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최근 해당 신규 도메인을 등록한 기업에는 네이버, 카카오, 리멤버앤컴퍼니, 야놀자 등 플랫폼 기업뿐 아니라 SK텔레콤, KT, SK브로드밴드 등 통신사와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LG전자, CJ, 롯데건설 등 대기업도 포함됐다.
SK텔레콤(017670)은 지난 5일 에이닷 도메인(adot[.]ai[.]kr)을 등록했다. 네이버는 최근 naver[.]ai[.]kr, naver[.]io[.]kr, naver[.]it[.]kr, naver[.]me[.]kr 등 네 가지 도메인을 확보했으며 카카오(035720)도 kakao[.]ai[.]kr을 선점했다. kakao[.]io[.]kr과 kakao[.]it[.]kr, kakao[.]me[.]kr 도메인은 메가존이 등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LG전자도 이번 신규 도메인 네 가지를 모두 가져갔다. (lge[.]ai[.]kr, lge[.]it[.]kr, lge[.]io[.]kr, lge[.]me[.]kr)
국내 기업들이 우선등록에 적극 나선 것은 AI 기술 확산과 함께 사용자에게 직관적으로 인식될 수 있는 웹사이트 주소의 중요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쟁사가 먼저 원하는 도메인을 확보하기 전에 선제적으로 등록해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려는 전략적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도메인 우선등록 기간(지난해 12월3일~올해 1월17일)에는 총 828건이 접수됐으며, AI가 포함된 도메인 ai[.]kr(260건)이 가장 인기가 많았다. 이어 it[.]kr은 208건, io[.]kr은 185건, me[.]kr은 175건 순으로 접수 건수가 높았다. 이 기간 동안 실제로 등록된 도메인은 774건으로 집계됐다.
이정민 KISA 인터넷주소정책팀장은 “AI 붐이 일어난 상황에서 국내 AI 관련 사업을 하는 기업 혹은 개인들이 정체성을 표현할 수 있는 도메인 확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AI 기술이 확산하기 이전에도 도메인을 둘러싼 경쟁은 치열했다. 일부 인기 도메인은 십억원대를 기록하는 경우도 있었다. 지난 2023년 한국에 거주 중인 한 개인이 daum[.]ai 도메인을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 14억3000만원에 매물로 올려 화제를 모았다.
해외 국가 도메인의 경우 연간 수십만 원의 등록비가 들고, 외국 등록 대행사를 통해야 하는 불편함도 있다. 반면 국내 도메인은 평균 2만원 안팎의 비용으로 등록이 가능하며, 등록 대행 업체를 통해 안전하게 관리된다는 점에서 기업들의 접근성과 활용도가 높다.
이정민 팀장은 “해외 도메인에 비해 저렴하고 안전하게 관리되는 국내 국가 도메인을 통해 기업들이 자신만의 디지털 주소를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연두 (yondu@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