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우 KAIST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진이 손상된 망막을 재생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왼쪽부터 김무성 생명과학과 박사과정 연구원, 김진우 교수, 이은정 박사 후 연구원./한국과학기술원
국내 연구진이 어류에서 영감을 받아 망막 질환으로 손상된 망막을 재생할 방법을 찾아냈다. 2028년 임상시험 진입을 목표로, 시력 손상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김진우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과학과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손상된 시력을 회복하는 망막 신경 재생 치료법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망막 질환으로 시력이 손상될 위기에 있는 환자는 전 세계적으로 3억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망막 질환 치료 치료제가 최근 개발되며 시력 손상을 막을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있으나, 이미 손상된 시력 회복까지 가능하게 하는 실효적 치료제는 아직 없다.
KAIST 연구진은 포유류 뮬러글리아 세포의 역분화를 억제하는 단백질 ‘프록스원(PROX1)’을 발견했다. 프록스원은 망막과 해마, 척추 등의 신경 조직 내 신경세포에서 생성되는 단백질로 신경줄기세포의 분열을 억제하고 신경세포로 분화를 유도하는 단백질로 알려져 있다.
뮬러글리아 세포는 망막 재생이 활발한 어류 등 변온도물에 존재하는 세포다. 이 세포는 신경전구세포로 역분화한 후 새로운 신경세포가 되는 능력을 갖고 있다. 인간을 비롯한 포유류는 이 기능이 사라져 망막 재생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은 프록스원 단백질이 손상된 생쥐 망막 내 뮬러글리아 세포에 축적은 되지만, 재생이 활발한 어류의 뮬러글리아에는 축적이 되지 않음을 발견했다. 뮬러글리아에 있는 프록스원은 내부에서 생성된 것이 아니라, 주변 신경세포가 분해하지 못하고 분비한 것을 뮬러글리아가 받아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프록스원에 결합하는 항체를 이용해 프록스원을 제거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프록스원 단백질의 이동 현상에 착안해 신경세포에서 분비된 프록스원이 뮬러글리아로 도달하기 전에, 세포 외부에서 제거해 뮬러글리아의 신경재생 능력을 복원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망막이 손상된 생쥐의 눈에 항체를 투약하자 망막 조직의 신경이 재생되고 시력 회복효과가 나타났다. 이 효과는 6개월 이상지속됐따.
연구진이 개발한 망막 재생유도 치료제는 KAIST 교원 창업 기업인 셀리아즈에서 개발하고 있으며, 임상시험 진입 목표 시점은 2028년이다.
논문의 제1 저자인 이은정 박사 후 연구원은 “프록스원(PROX1) 중화항체의 효능을 개선하는 작업을 마무리하고 곧 여러 동물을 이용한 시력 회복 효능과 안전성 평가와 망막질환자에 투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적절한 치료제가 없이 실명의 위험에 노출된 환자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도록 연구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지난 26일 소개됐다.
참고 자료
Nature Communications(2025), DOI: https://doi.org/110.1038/s41467-025-58290-8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