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국가 도메인 4종 도입
내년 1월까지 기존 상표권자 우선 등록

일러스트=챗GPT

“국내 인공지능(AI) 관련 사업을 하는 기업들이 본인의 정체성을 도메인을 통해 드러내고 싶어했고, 이 같은 바람에 부응해 22년 만에 새로운 국가(kr) 도메인 도입에 나서게 됐다.”

이정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인터넷주소정책팀장은 지난 27일 “실제 많은 기업이 AI 이미지를 도메인에 반영하기 위해 ‘.ai’와 같은 도메인을 이미 사용하고 있었는데, 해당 도메인의 경우 ‘앵귈라’라는 나라의 국가 도메인”이라며 “해외 국가 도메인인 탓에 등록·유지 비용으로 불필요한 지출이 이어지고 있는 것을 보고 KISA에서 관련 신규 도메인을 도입하게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KISA는 지난 3일부터 새로운 국가(kr) 도메인 공급에 나섰다. 2003년 군 전용으로 사용이 제한된 ‘mil.kr’ 도입 이후 22년 만이다. 이번에 공급되는 국가 도메인은 ▲ai.kr ▲io.kr ▲it.kr ▲me.kr 등 4개다. 당초 KISA는 ai(인공지능), io(입력·출력), it(정보기술) 등 세 개의 도메인만 공급할 계획이었지만, 기업들의 의견을 반영해 me(나)도 새롭게 추가했다. 신규 도메인 등록에 따라 한국의 국가 도메인 수는 29개에서 33개로 늘어나게 됐다.

이 팀장은 “AI 외에도 해외 국가에서 많이 쓰이는 도메인 추세를 찾아보니, 영국형 인도양 지역의 도메인인 io가 숫자 1과 0과 비슷해 입력·출력의 의미로 디지털 기업들이 선호하고 있었다”며 “이탈리아의 국가 도메인인 ‘it’ 역시 정보기술의 의미로 활용도가 높았으며 몬테네그로의 국가 도메인인 ‘me’도 개인을 블로그나 포트폴리오 도메인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신규 국가 도메인은 대한민국에 주소지를 둔 법인 또는 개인이라면 누구나 등록할 수 있다. 다만 KISA는 내년 1월 17일까지 권리 보호를 위해 기존 상표권자들에게 도메인 우선 등록 기간을 부여한다. 예를 들어 ‘www.sk.ai.kr’이란 도메인은 상표권을 가진 SK그룹이 우선 등록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내년 2월 말 도메인 사용 등록이 최종 완료될 예정이며 같은 해 3월부터는 상표권 보유 여부와 상관없는 일반 등록 신청도 받을 계획이다.

이 팀장은 “올 초 실시한 우선 등록 기간에 신규 도메인은 지난달 기준 774건 등록됐는데 ▲ai.kr(240건) ▲it.kr(193건) ▲io.kr(175건) ▲me.kr(166건) 순을 보였다”며 “AI 관련 사업을 하는 기업들이 도메인을 선점하려는 수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신규 도메인은 연간 2만원 내외로 등록할 수 있어 10만원 내외인 해외 유사 국가 도메인보다 저렴하다”며 “영문 2글자 이상 63자 이내로, 숫자 및 하이픈(-) 혼용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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