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경북 안동시 일직면 한 골프장이 산불에 시커멓게 그을려 있다. 연합뉴스
서울 면적의 80%를 태운 역대 최악의 영남권 산불 11개 중 10개가 완전히 진화됐고, 경남 산청ㆍ하동에만 1% 남았다. 30일 산림당국은 마지막 불길을 잡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산불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산청ㆍ하동 산불 진화율은 99%다. 경북 의성군, 전북 무주군, 충북 옥천군, 울산 울주군 언양ㆍ온양읍 등에서 발생한 중ㆍ대형 산불 10개는 모두 꺼졌다.
산림당국은 전날부터 산청ㆍ하동 산불의 남은 1% 불길을 잡기 위해 진화 인력을 집중 투입했지만 험준한 산세 등으로 인해 완진하지 못했다. 이에 날이 밝자 특수진화대 108명 등을 포함한 인력 996명과 헬기 50대를 투입해 막바지 진화 작업에 돌입했다. 산림당국은 마지막 남은 화선인 지리산 외곽 200m 주불 진화에 집중하고 있다.
임상섭 산림청장은 이날 오전 9시 산청 산불현장통합지휘본부에서 브리핑을 열고 “두꺼운 낙엽층과 암석층 속의 불씨가 일부 지역에서 다시 살아났다”며 “기상 조건도 좋고 헬기와 인력 등 투입도 계획대로 이뤄지고 있어 오늘 중 주불 진화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지리산국립공원 안까지 번진 불길은 모두 잡은 것으로 파악된다. 남은 불은 국립공원 경계 외곽인 도솔암 인근에서 약 200m 길이의 화선을 형성하고 있다.
이날 낮 12시 기준 산불 인명 피해는 75명으로 전날 오후 8시 이후 변동이 없다. 사망자 30명, 부상자 45명 등이다.
진화율 99%인 산청 산불 현장에 30일 산림청이 헬기를 동원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뉴스1
산불로 불에 탄 시설은 6192개소로 전날 오후 6시(5098개소)보다 1094개소 늘었다. 전체 피해의 98%에 해당하는 6091건이 경북 지역에 집중됐다. 산불영향구역은 4만8238.61㏊로 서울 면적(6만523㏊)의 80%에 이르는 역대 최대 규모다.
국가유산 피해는 국가가 지정한 11건, 시ㆍ도가 지정한 19건 등 총 30건으로 조사됐다. 특히 국가 지정 문화유산 보물로 지정된 고운사 가운루와 연수전 등 보물 2곳과 국가민속 1곳이 전소했다.
한편 산불 피해를 지원하기 위한 국민의 온정이 이어지고 있다. 재해구호협회 등에 국민 성금으로 553억7000만원(28일 오후 5시 기준)이 모금됐다. 이 성금은 주민들의 피해복구지원에 사용될 예정이다.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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