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섭 산림청장, 30일 현장브리핑서 산불진화 완료 밝혀
21일부터 10일간 이어져…사상자 14명에 산림피해1858㏊
현장인 지리산 일대 두꺼운 낙엽층·임도 없어 진화 어려움
[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경남 산청·하동 산불이 발생 213시간 만인 30일 오후 큰 불길이 모두 잡혔다.
산불재난특수진화대원들이 경남 산청의 지리산에서 야간 산불을 진화하고 있다. (사진=산림청 제공)
임상섭 산림청장은 이날 오후 산불현장에서 열린 긴급브리핑을 통해 “산청과 하동 일대의 모든 주불 진화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산림청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후 3시 28분경 경남 산청군 시천면 신천리 일원에서 발생한 산불은 열흘간 이어졌다. 현재까지 파악된 산불영향구역은 산청 1158㏊, 하동 700㏊ 등 모두 1858㏊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축구장 2602개 규모이다.
이 산불은 발생한 당일인 21일부터 산불영향구역이 100㏊ 이상으로 확산, 산청군수에서 곧바로 경남지사로 지휘체계가 변화했다. 이후 23일부터는 산불영향구역이 1000㏊가 넘으면서 산림청장이 현장통합지휘로 넘어갔다. 그러나 당시 경북 의성 산불이 더 심각하다고 판단, 산림청장은 의성을 현장지휘하고, 경남 산청·하동 산불은 관련 규정에 따라 경남지사에게 위임했다.
산불진화는 경남도 주관으로 산림청과 산청·하동군, 소방, 경찰, 국방부, 기상청, 국가유산청, 국립공원공단, 산림조합 등이 협력해 진화작업에 동참했다. 산림청장은 경북 7개 시·군의 주불진화를 마친 28일 오후 5시부터 다시 산청·하동 산불현장의 통합지휘를 맡았다. 산불이 처음 발생한 이곳은 지리산 자락으로 알려졌다.
지난 21일 산불 발생 당시 현장에는 초속 13.4m에 이르는 강한 바람 때문에 매우 빠르게 확산됐으며, 이튿날인 22일부터는 다른 능선으로 비화(飛火)해 하동까지 영향을 미쳤다. 산불 진화가 늦어진 이유에 대해서는 현지 특성상 두꺼운 활엽수 낙엽층이 있었기 때문이다. 산불진화헬기가 많은 물을 투하했지만 불이 낙엽층 아래에 있어 꺼진 산불이 다시 되살아 나는 일이 반복됐다.
또 산불 현장은 해발 900m의 높은 봉우리에 위치해 접근을 위해 필요한 임도가 없고, 진화대원의 이동을 막는 활엽수 낙엽층과 밀도가 높은 작은 나무와 풀들로 인해 진화인력의 현장 투입에 어려움을 겪었다. 산불로 인한 연기와 안개가 섞인 연무도 헬기 운영에 어려움을 가중시켰다.
이날 임 청장은 “이번 산불 진화에 도움을 준 경남도, 산청·하동군, 소방, 경찰, 국방부, 기상청, 국가유산청, 국립공원공단, 산림조합 등 많은 기관과 단체에 감사하다”며 “무엇보다 산불진화헬기 조종사와 정비사, 공중진화대, 산불재난특수진화대, 산불전문예방진화대, 소방관·군인을 비롯해 현장에서 산불진화작업을 수행한 모든 분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주불 진화가 완료됨에 따라 지자체 중심의 잔불진화 체계로 변경한다”며 “봄철 산불대책기간인 5월까지 전국의 지자체, 유관기관과 함께 산불예방과 대응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산불로 인한 인명피해는 사망 4명, 중·경상 10명 등 모두 14명이다
박진환 (pow17@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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