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은 28일 서울 중구 콘텐츠코리아랩(CKL) 기업지원센터에서 방송영상콘텐츠 분야의 학계와 업계 전문가로 구성한 '2025 방송영상리더스포럼'을 출범하고 제1차 공개세미나를 개최했다.
K콘텐츠가 글로벌 무대에서 연이은 성공을 거두고 있지만, 산업의 다음 단계를 위해선 전략적 전환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28일 서울 중구 콘텐츠코리아랩(CKL) 기업지원센터에서 개최한 '2025 방송영상리더스포럼' 세미나에서는 글로벌 협업과 현지 맞춤 전략, 그리고 실효성 있는 금융 지원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성민 한국방송통신대 교수는 “'오징어게임' 같은 글로벌 성공 사례는 마치 K콘텐츠가 주류 콘텐츠가 된 착시를 유발하지만, 전체 비중으로 보면 비영어권 콘텐츠 중 하나일 뿐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 여전히 마이너 장르”라며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고민할 때”라고 분석했다.
윤기윤 SLL 대표 역시 “한국 타이틀의 넷플릭스 시청 점유는 불과 2.7%로 여전히 마이너 장르라는 게 현실”이라고 밝혔다.
K콘텐츠가 양적 성장과 글로벌 인지도 확보에는 성공했지만, 수익성과 IP 축적에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글로벌 플랫폼과의 협업은 기회인 동시에 구조적 종속의 위험이 있다는 경고다.
이 교수는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는 K콘텐츠를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이머징 콘텐츠'로 인식하고 있다”며 “플랫폼 중심의 수익구조에서 벗어나려면 IP와 제작·유통에 대한 주도권을 키우고, 국제 공동제작 등 협력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표는 “OTT 오리지널은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받지만 지식재산(IP) 소유권은 플랫폼에 넘어간다”며 “장기적으로는 직접 IP를 소유하는 TV 드라마 제작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SLL은 '닥터 차정숙', '스카이캐슬' 등의 해외 리메이크를 진행했다. 일본 아사히TV와 한국 IP 기반의 '마물'을 공동 제작 중이다.
문제는 국내 방송 광고 시장이 지난해 -10.8% 역성장하는 등 위축되며 K스튜디오의 수익 구조가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다.
윤 대표는 “결국 방송광고 시장의 위축이 TV 드라마 제작 기반 약화로 직결되고 있다”며 “영상콘텐츠 제작비 세액 공제와 제작비 융자지원 등 정부 금융 지원 정책이 현실적인 매출 구조를 고려해 확대될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효성 있는 정부 재정 지원을 위해 부처 간 미디어 거버넌스 개선 필요성도 제기됐다.
곽규태 순천향대 교수는 “문체부가 방송통신위원회나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비교해도 콘텐츠 산업 재정 지원 예산이 가장 많다”며 “문체부를 중심으로 정부의 재정을 효과적으로 쓰는 논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부처마다 따로따로 집행하는 것도 좋겠지만, 비효율적인 집행이 일어나는 부분에 대해서 서로 협의를 해나가는 거버넌스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성환 문체부 미디어정책국장은 “영상콘텐츠 제작비 세액 공제 기한 추가 연장과 융자 금액 확대 지원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며 “문체부는 콘텐츠 산업 진흥의 주무 부처로서, 우리 방송영상콘텐츠 기업의 세계 진출과 성과 창출을 위해 앞으로도 현장 중심 정책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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