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모든 나라에 관세"
[한국경제TV 김종학 기자]
<앵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 교역국을 상대로, 최대 20%의 상호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뉴욕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김종학 특파원, 트럼프 대통령이 특정 국가만 겨냥한 것이 아니라 보다 광범위하게 관세를 매긴다는 겁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늘 대통령 전용기에서 백악관 출입기자들과 질의응답 중에 "모든 나라를 대상으로 시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인 숫자를 언급하진 않았지만, 당초 무역 적자를 키운 나라를 표적으로 한다던 전망보다 한 발 더 나간 겁니다.
여기에 미 백악관 내에서 강경파로 분류되어 온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 담당 고문이 이번 관세 부과 수위가 상당할 것으로 보이는 발언을 내놨습니다.
나바로 무역 고문은 어제(현지시간 30일) 미국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오는 4월 3일 발효하는 자동차 수입 관세로 연간 1천억 달러의 세수를 거둘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아직 공개하지 않은 추가 관세와 관련해 연간 6천억 달러, 10년간 6조 달러를 벌어들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수치는 미 백악관의 공식 발표는 아닙니다.
다만 나바로의 발언 대로 매년 6천억 달러의 세수를 확보하려면, 미국의 연간 3조 3천억 달러 규모의 수입 상품에 약 20% 상당의 관세안을 부과하겠다는 말이 됩니다.
이런 발언에 힘을 실어주는 미 언론의 보도가 또 있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를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단순하고 선명한 숫자”, 그리고 “클린 넘버” 즉 반올림한 한 가지의 숫자를 모든 국가에 적용하길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은 2주 전까지만해도 “유연성”을 내세우면서 협상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혀왔습니다.
그런데 이대로 라면, 우리 주력 수출 제품이 상당한 강도의 관세를 피하기 어렵다는 의미가 됩니다.
<기자> 현지시간 일요일인 어제 하루 사이 발언들을 종합하면 20% 관세안을 배제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당초 스콧 베센트 장관은 미국에 무역적자를 일으킨 상위 15개 나라만 지목해 선별적으로 관세를 부과한 뒤 협상할 가능성을 시사해왔습니다.
투자은행 바클레이스의 지난 토요일 보고서를 보면, 트럼프는 중국과 유럽연합을 포함한 나라들에 10%의 상호관세를 부과한뒤, 단계적으로 이를 인상할 가능성을 높게 봐 왔습니다.
다만 미 백악관 내는 강경파인 피터 나바로 무역 담당 고문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반면 실용적인 접근을 내세운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등 주요 측근마다 입장 차이가 분명합니다.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자동차 관세 발표가 1시간 늦게 이뤄진 뒤 전격 25% 관세 부과가 이뤄진 지난 주 이런 상황이 극명하게 벌어졌던 것으로 나타납니다.
미 무역대표부의 조사결과를 종합해 보고받은 트럼프 대통령이 결정을 하겠지만, 마지막 당일까지 불확실성이 걷히기 어렵다는 전망입니다.
<앵커> 관세 부과로 인한 미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는데, 4월 2일 이후에도 불확실한 상황이 걷히기 어렵다고요?
<기자>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코스틴 수석 전략가팀이 바로 몇 시간 전에 내놓은 보고서인데,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을 기존 20%에서 35%로 크게 높였습니다.
높은 관세로 인해 미국의 성장률은 연율 1.5%로 낮아지고, 근원 소비지출 물가는 3.5%로 기존 전망치 3.0%를 크게 넘어설 위험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에 따른 위험 자산에 대한 전망도 안갯속입니다.
모건스탠리 전망을 보면 치솟은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고 있고, 무엇보다 시시각각 상황이 변하면서 기준을 제시하기 어렵다고 토로합니다.
현재 가능한 시나리오를 좁혀보면, 상호 관세 부과 범위를 명확히하고 각 품목마다 기준이 나온다면 시장은 완만하게 회복하겠지만, 발표 이후 협상의 여지를 암시한다면 하방에 대한 공포를 키울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바이 사이드인 JP모건자산운용(프리야 미스라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4월 2일이 해방의 날이 되더라도, 무역 불확실성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이번 주 후반 미국의 연방정부 해고를 반영한 3월 실업률과 일자리 지표가 있고, 이달 중순 관세 압력 이후 인플레이션 지표를 확인하기까지 시장이 하락 베팅을 풀기 어렵다는 겁니다.
이런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시점도 그리 낙관적이지 않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이번주 주요 3대 지수에 대한 하방 베팅이 크게 늘었고, 소형주 지수의 경우 하락에 베팅한 비율이 9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향후 전망도 혼란이 수 개월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UBS는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부과로 일으킨 경제적 혼란은, 올 여름 세제 감면안 연장과 연준의 첫 금리인하로 안정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하고 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김종학 기자 jh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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