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가전수출 80억弗…3년만에 증가세 전환
철강 25% 관세+국가별 관세 부과시 고민 커
단기 수익성 저하 불가피…생산지 이전 압박도
[서울=뉴시스] 박미소 기자 = 냉장고 생산라인에서 로봇이 냉장고를 조립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제공) 2021.09.1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김동현 기자 = 지난해 스마트 가전 등 프리미엄 제품 확대로 3년 만에 수출 증가세를 보였던 가전 수출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로 다시금 수출 감소세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미 25% 관세가 확정된 철강·알루미늄과 자동차에 비해선 상대적으로 양호한 상황이지만 오는 2일(현지 시간) 미국 정부가 우리나라와 멕시코 등 국가별 관세를 현실화하면 제품 가격 경쟁력 하락에 따른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연간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가전 수출은 2021년 전년대비 24% 증가한 86억6900만 달러를 기록한 이후 2022년과 2023년 각각 80억2800만 달러(-7.4%), 79억4900만 달러(-1.0%) 등으로 감소했다.
2022년엔 인플레이션 심화에 따른 수요 둔화가 가속화되면서 수출이 역성장했다. 2023년에는 미국·유럽연합(EU) 내 고부가가치 품목인 프리미엄 가전에 대한 수요가 늘었지만 전반적인 판매율 하락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해 가전은 79억7500만 달러의 수출액을 올리며 3년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고물가·고금리 등 글로벌 소비 위축은 지속됐지만 프리미엄 가전에 대한 지속적인 수요와 제품 경쟁력 우위를 바탕으로 시현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올해 수출 전망은 다소 암울한 상황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면서 국내 가전업계도 이에 따른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이에 따른 수출 감소세도 다시금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먼저 나온다.
당장 미국이 지난달 12일부터 수입되는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25% 관세를 부과한 것에 대한 영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에게 발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외에서 만들어진 자동차와 경트럭에 25% 관세를 부과한다는 포고문에 서명했다. 관세는 4월 2일부터 발효되고, 이튿날인 3일부터 징수가 시작된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설명했다. 2025.03.27.
우리나라 가전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 2018년 미국이 세탁기 세이프 가동을 발동한 이후 관세부과에 따른 피해를 줄이기 위해 미국내 현지생산을 시작했는데 이번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25% 관세 부과로 부담이 커졌다.
강판에 25% 관세가 부과되는 것이 문제다. 강판은 냉장고, 세탁기 등 대형 가전제품 프레임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냉장고와 세탁기는 60~70% 가량이 강판으로 구성돼 있다. 소형 가전도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50%까지 강판을 사용한다.
우리 기업들이 미국 현지에서 제품을 생산하더라도 미국으로 들어오는 강판에 관세가 부과되는 만큼 제품 생산 가격은 증가할 수 밖에 없고 이에 따른 가격 경쟁력이 크게 악화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미국이 국가별 상호관세를 부과할 경우 더 큰 타격이 예상된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대(對)미 수출품목 주요 생산기지를 살펴보면 삼성전자는 냉장고를 우리나라와 멕시코에서 생산하고 있다. 세탁기는 미국, TV는 멕시코와 베트남, 스마트폰은 베트남에서 제품을 만들어 미국에 수출하고 있는 중이다.
LG전자의 경우 멕시코와 한국에서 냉장고를 생산하고 있으며 세탁기는 미국, TV는 멕시코와 우리나라에서 생산해 미국에 수출하는 상황이다.
만약 미국이 우리나라와 멕시코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면 냉장고와 TV의 대미 수출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기업들은 생산지를 조정하며 상호관세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계획이지만 미국이 미국 외 지역에서 생산하는 제품에 대한 보편적 규제를 가한다면 이런 전략도 사실상 무력화된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서울 서초구 삼성스토어 강남점 갤럭시 스튜디오에서 방문객들이 갤럭시 S25 시리즈를 살펴보고 있다. 2025.02.28. kgb@newsis.com
최악의 상황은 미국 정부가 세탁기 제품을 겨냥해 세이프가드를 실시한 것처럼 미국 기업인 월풀을 밀어주기 위해 냉장고, 스마트폰 등에 대해 직접적인 제재를 가하는 것을 꼽을 수 있다.
생산지와 무관하게 미국에서 생산하지 않는 제품에 대해 철강과 자동차의 사례처럼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우리나라 가전 기업들의 주력 제품들의 경쟁력 하락, 이에 따른 수출 감소는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이규희 NICE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미국의 가전제품 소비 규모는 전세계에서 20% 수준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며 "한국기업의 경우 미국 가전시장 내 선도적 시장 지위를 바탕으로 대미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어 트럼프 정부의 통상 제재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당장 4월부터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 부과가 예고된 만큼 생산지 조정으로 대응하더라도 수익성 저하는 불가피할 것"이라며 "확고한 경쟁우위가 있는 제품은 가격 전가가 가능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 생산지 이전 압박이 심화될 수 있고 투자비용 증가 등 제조원가 상승으로 개별기업의 재무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라스베이거스=AP/뉴시스] 7일(현지시각) 미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세계 최대 전자·IT 박람회 'CES 2025'가 개막한 가운데 삼성전자 전시관에 삼성 스마트씽스를 탑재한 제품들이 전시되고 있다. 2025.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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