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계 최초 ‘카드 배송 사칭’ 의심 현장 방문 동행
악성 앱 탐지·분석 공조…거액 송금 직전 고객 구제
‘익시오’ 보이스피싱 탐지 시나리오 고도화 계획

LG유플러스 용산 사옥. [LG유플러스 제공]

[헤럴드경제=고재우 기자] #. 최근 LG유플러스는 서울경찰청과 함께 서울 마포구에 있는 고객 거주지를 방문했다. 악성 앱이 설치된 고객 스마트폰 내 전화, 문자 등 정보들이 고스란히 카드 배송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조직에 전달되고 있음을 포착했기 때문이다. 경찰과 LG유플러스 직원 방문 당시 고객은 큰 금액을 보이스피싱 조직에 송금하기 직전이었다.

LG유플러스는 서울경찰청과 함께 악성 앱 설치로 보이스피싱 피해가 우려되는 고객을 직접 방문해 금전 피해를 막았다고 2일 밝혔다.

현재 운영 중인 고객피해방지분석시스템 덕분이다. 실시간으로 운영되는 해당 시스템은 탐지 결과를 주기적으로 경찰에 전달한다. 경찰은 금융보안원 등과 검증 및 분석을 거쳐 악성 앱 설치로 피해가 예상되는 고객을 방문하고 있다.

실제로 LG유플러스는 지난 2월 말 업계 최초로 서울경찰청의 현장 방문에 시범 동행했다. 서울 마포구, 서대문구 등에서 진행된 지난 현장 방문에서 LG유플러스는 악성 앱을 검출·삭제하고, 고객의 피해를 막았다.

악성 앱 설치자들은 최근 빈발하는 ‘카드 배송 사칭’ 보이스피싱의 표적이었다. 신청한 적 없는 카드가 배송될 것이라는 안내에 피해자가 당황할 때, 보이스피싱 조직은 휴대전화에 문제가 생긴 것 같다며 ‘원격 제어 앱’ 설치를 유도했고 악성 앱을 심었다.

이후 보이스피싱 조직은 피해자들에게 112, 1301(검찰), 1332(금융감독원) 등에 직접 신고할 것을 권유했다. 범죄 조직은 악성 앱을 통해 신고 전화를 가로채기 했고, 경찰, 검찰, 금감원 등에 전화한 것이라 믿는 고객은 개인정보 유출, 금전 피해 등에 노출될 수 밖에 없었다.

최근 빈발하는 카드 배송 사칭 보이스피싱 수법에 대응하기 위한 LG유플러스와 서울경찰청의 공조 체계 로드맵. [LG유플러스 제공]

나아가 LG유플러스는 현장 방문을 토대로 위험 상황을 알리는 ‘악성 앱 의심 경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지난해 인공지능(AI) 통화 에이전트 ‘익시오’에 업계 최초로 적용된 보이스피싱 탐지 시나리오를 고도화한다는 복안이다. 서울경찰청과 공조 체계도 지속적으로 강화할 방침이다.

심무송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형사기동대 피싱범죄수사 계장은 “경찰을 보이스피싱 조직원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있는데, 의심된다면 가까운 경찰서나 지구대를 직접 방문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어떤 경우에도 경찰이나 검찰이 금전을 요구하는 일은 없다”고 당부했다.

홍관희 LG유플러스 정보보안센터장은 “서울경찰청과의 공조를 통해 새로운 수법을 접하고, 대비책을 마련할 기회를 얻게 됐다”며 “보이스피싱 상황을 알리는 체계를 고도화해 안전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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