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이 4일로 발표된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 앞에 대통령 탄핵 사건 관련 안내문이 놓여있다.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4일로 확정하면서, 여야가 논의 중이던 산불 관련 추가경정예산(추경) 협상도 멈춰섰다. 선고 전부터 정치권 긴장감이 고조된 상황인데다 선고 이후 정쟁이 더 격화될 가능성이 커 합의 도출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산불 추경의 시급성에는 공감하면서도 협의를 위한 별도 일정을 잡지 않고 있다. 이날 예정된 국회 연금개혁특위 첫 회의도 미뤄졌다.
앞서 여야 원내 지도부는 지난달 31일 추경과 국회 의사일정을 협의하기 위해 하루동안 세 차례나 만났지만 논의가 결렬된 바 있다.
여야 모두 오는 4일 예정된 헌재 선고 전까지는 협상 테이블을 마련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은 당초 4일로 예정됐던 당정협의회를 하루 앞당긴 3일에 열기로 했다. 산불 피해 지원 대책과 추경 편성을 논의하려던 일정이 헌재 선고와 겹치게 되자 일정을 조정한 것이다. 당정은 이날 회의에서 산불 피해 상황을 보고받고, 구체적인 추경 반영 사업 등을 논의할 방침이다. 민주당은 헌재 선고 전까지는 지금의 비상 대응 체제를 유지하며 상황을 관리하는데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직후 “민주당이 헌재 선고를 앞두고 정치 투쟁에 몰입하고 있고, 이 과정에서 총리와 부총리에 대한 탄핵을 운운하고 있기 때문에 당장 추경 논의는 어렵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민주당은 민생도, 경제로, 국민도 안중에 없고 오로지 이재명 대표를 지키는데 혈안이 돼 있다”고 지적했다.
여야는 그간 추경 규모와 범위를 놓고 팽팽히 맞서 왔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산불 피해 복구에 집중해 10조원 수준의 추경을 우선 처리한 뒤, 추가 논의를 이어가자는 입장이다. 반면 민주당은 “10조원은 턱없이 부족하다”며 지역화폐 등 내수 진작용 예산을 포함해 추경 규모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헌재 선고 이후에도 추경 협상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선고 결과가 어떤 형태로든 정국에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미 여야는 상법 개정안, 헌법재판관 임기 연장 법안, 상속세 개정안 등 주요 쟁점 법안을 둘러싸고 참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여야정 국정협의회 안건 중 하나였던 '반도체특별법'도 예외조항을 두고 수개월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주요 민생 법안을 심의하는 상임위들도 사실살 '개점 휴업' 상태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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