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선고일 주변 휴업 결정한 상인들
"사고 일어날 경우 장사 차질 불가피" 토로
과격 시위대 유탄 맞을까 주민들도 불안 호소
[이데일리 방보경 정윤지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을 앞두고 인근 상인 및 주민들이 패닉 상태에 빠졌다. 경찰이 헌재 일대를 ‘진공상태’로 만들어 이동에 불편이 이어지고 있는데다, 선고 당일 과격 시위대에 의해 피해를 볼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를 이틀 앞둔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 학교 재학생들이 등교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오는 4일 서울교통공사는 3호선 안국역 전체를 폐쇄하고 종로3가역은 4, 5번 출구에 사람이 드나들지 못하도록 막는다. 선고 당일 사람이 몰릴 경우 △광화문 △경복궁 △종로3가 △종각 △시청 △한강진역에는 열차가 무정차 통과할 수도 있다. 여기에 더해 경찰이 헌법재판소 인근 150m를 통제하겠다고 공지하면서 이 일대는 완전한 ‘진공상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헌재 인근 상인들은 임시 휴업을 택하고 있다. 몇몇 자영업자는 이날부터 일찍이 문을 닫은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고, 다음주 운영을 재개한다며 공지문을 써 붙인 가게도 눈에 띄었다. 북촌에서 30년을 장사했다는 한 식당 주인 역시 금요일에 휴업 공지를 내걸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선고날에는 다 통제를 해서 종업원들이 가게에 올 수 없다”며 “이 일대가 다 쉬어서 경찰들도 근처에서 도시락을 싸 온다고 한다”고 토로했다.
상인들은 선고 당일 시위가 과격해 질경우 영업에 영향을 미칠까 걱정하기도 했다. 50대 박모씨는 “으쌰으쌰하면서 자기 의견을 밝히는 건 상관없지만 제발 사고는 안 났으면 좋겠다. 박근혜 탄핵일에 헌재 앞에서 사람이 다쳐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고 얼굴을 구겼다. 김모(40)씨 역시 “너무 위험하니 당일에 장사하지는 않을 텐데 매출 때문에 걱정”이라며 “원래 오후 9시까지 운영했는데, 탄핵심판 시작하고는 3시까지만 운영하게 돼서 이미 매출이 많이 줄었다”고 한숨을 쉬었다.
인근에 터를 잡은 주민들은 소란이 일어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서촌에 사는 한 주민은 “동네에서 버티고 어디 나갈 엄두는 절대 내지 않을 것”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다른 주민은 “어떤 결론이 나오든 승자의 페스티벌과 패자의 분노가 섞이지 않겠냐. 이번 주말에는 고창의 처가로 도망갈 것”이라고 밝혔다.
근처에 회사가 위치한 직장인도 출퇴근길 안전을 걱정했다. 탄핵 선고일 회사에 출근한다는 정모(30)씨는 “어제도 길거리에서 싸우고 있는 사람들을 지나서 퇴근을 해야 했다”라며 “당일에는 뭘 집어던질지 몰라 걱정”이라고 했다. 그는 “어떤 집회 참가자는 젊은 여성한테만 화를 내기도 한다. 약해 보이는 사람들을 골라서 공격할 텐데 출퇴근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방보경 (hell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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