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학자가 본 尹 대통령 탄핵심판 핵심은
정태욱 교수 "탄핵, 법적 책임과 국민 신임의 결합"
노무현-박근혜-윤석열 탄핵, 각기 다른 특성 보여
헌재, 법 위반 중대성과 국민 신임 배반 여부 고려
"탄핵, 민주주의·법치주의 균형 위한 헌법적 장치"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대통령의 권한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르며 탄핵은 국민주권의 실현이다.”
정태욱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난달 ‘민주법학 87호’에서 발표한 ‘한국 헌정사에서 대통령 책임과 대통령 탄핵’ 연구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정 교수는 한국 헌정사의 세 차례 대통령 탄핵을 비교분석하며 탄핵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해왔는지 살펴봤다. 헌법재판소는 오는 4일 오전 11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진행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월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탄핵심판 6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대통령 책임은 ‘법적 책임과 국민 신임’ 2가지 성격
2일 정 교수에 따르면 대통령 탄핵은 단순히 ‘법 위반’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헌법은 대통령 탄핵 사유를 ‘직무상 헌법과 법률 위배’로 명시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국민적 신임 배반’ 여부도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대통령이 법을 어겼는지 여부와 함께 국민들이 대통령을 계속 신뢰할 수 있는지도 탄핵 판단에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다.
한국 헌정사의 대통령 탄핵 제도는 제헌 헌법부터 있었지만 실제로 의미 있게 작동한 것은 1987년 민주화 이후부터다. 그 전에는 탄핵 제도가 사실상 장식에 불과했고, 국민들은 직접 행동(시위 등)으로 대통령 책임을 물었다고 정 교수는 설명했다.
세 차례 대통령 탄핵은 저마다 다른 특징을 보였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은 국회가 먼저 시작했지만 국민들은 오히려 탄핵을 추진한 국회를 비판했다. 결국 헌법재판소는 탄핵을 기각했다. 2016~2017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은 국민들의 촛불시위가 먼저 시작됐고 이후 국회가 탄핵소추안을 통과시켰다. 헌법재판소는 국민 여론을 반영해 탄핵을 인용했다.
현재 진행 중인 윤석열 대통령 탄핵은 비상계엄 선포 직후 국민들의 저항과 국회의 탄핵소추로 이어졌다.
“국민이 선출했어도 중대한 법 위반시엔 책임”
헌법재판소는 노무현 대통령 탄핵 사건에서 처음으로 탄핵 심판 기준을 만들었다. 탄핵을 인용하려면 △대통령이 직무 수행 중 헌법과 법률을 위반했고 △그 위반이 중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결정에서는 ‘위반의 중대성’을 판단할 때 3가지를 고려했다. △헌법과 법률의 심각한 위반이 있었는지 △대통령이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의지를 보였는지 △국민적 신임을 저버렸는지 여부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도 이런 기준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정 교수는 탄핵제도의 본질을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결합’으로 설명했다.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이라도 법을 위반하면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라는 것이다. 그는 “대통령 탄핵에서 국민의 뜻을 중요하게 고려하되, 그 판단은 법적 책임에 근거해야 하고 이를 헌재라는 독립된 기관이 최종 결정하는 것이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균형을 위한 장치”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은 국민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만큼 책임도 져야 한다. 탄핵은 바로 그 책임을 묻는 헌법적 절차다. 정 교수는 “결국 헌재의 판단 역시 국민의 의식 수준을 반영할 수밖에 없다”며 “탄핵 제도가 온전히 작동하려면 국민들의 헌법의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성주원 (sjw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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