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생물학 석학 버나드 팔슨 교수, 생물공학회 학술대회서 기조강연
유전자 모듈 분석 '아이모듈온' 소개…"생물학 분야 컴퓨터 활용 늘 것"
버나드 팔슨 미국 UC샌디에이고 교수
(대전=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지금은 합성생물학 3.0 시대로 보는 게 맞습니다. 인공지능(AI)이 접목되면서 정말 많은 시간을 단축하고 더 도전적인 합성생물학 연구를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시스템생물학 분야 선구자로 꼽히는 버나드 팔슨 미국 UC샌디에이고 교수는 3일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기자들과 만나 시스템생물학 등 합성생물학 분야가 AI를 만나며 더욱 강력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팔슨 교수는 DCC에서 열린 한국생물공학회 국제학술대회에 기조 강연자로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시스템생물학은 대규모 생물 데이터를 수학·계산 모델로 구현하는 학문으로 미생물이나 인간 세포가 가진 유전자, 전사체 등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생체 활동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풀어낸다.
실험보다 빠른 분석이 가능한 만큼 빠른 응용이 가능한 장점을 갖고 있으며 최근에는 데이터 증가와 AI 발달로 더욱 주목받고 있다.
그는 합성생물학 분야가 과거 세포 및 유전공학을 통해 하향식으로 접근하던 1.0 시대, 균주 공학 및 인공세포 등을 통해 상향 방식으로도 함께 접근하는 2.0을 넘어 AI를 활용하는 새 시대가 열렸다고 강조했다.
팔슨 교수는 "2010년대부터 유전체 서열분석 가격이 저렴해지며 동시에 수천 개 유전체를 분석하거나 하는 대형 연구가 진행됐다"며 "이런 연구를 통해 하나의 데이터베이스가 만들어지는데, 이를 활용하면 특정 주제에 특화된 AI 모델을 개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AI 분야에서 최근 주목받는 대형언어모델(LLM)과 비교하면 생명공학 분야는 데이터가 부족해 온전한 의미로 AI를 활용하기는 아직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 단순 AI가 아닌 생물학적 지식을 탑재해야 약물 등에 응용이 가능해진다며 설명가능한 AI가 필요한 분야라고 그는 지적했다.
팔슨 교수는 "AI 모델들이 점차 더 좋은 바이오 분야 연구를 수행하면 이를 통해 디자인 단계로 넘어가는 게 가능해진다"며 "한국도 K-바이오파운드리 사업을 하고 있는데 (이런 인프라가) AI 기반 바이오데이터가 제품으로 이어지는 걸 더욱 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조 강연에서 그는 최근 새롭게 제시한 개념인 '아이모듈온'(iModulon)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아이모듈온은 미생물 전사체 데이터를 통계적 기법을 통해 유전자 모듈로 분해해 파악하는 방식으로 하나의 유전자 대신 특정 기능을 갖는 유전자 묶음을 포착해 활용하는 전략이다.
이를 활용하면 개별 유전자들 사이 복잡한 연관성을 가져 찾기 어려운 유전자의 기능을 빠르게 찾아내는 게 가능하다고 그는 설명했다.
팔슨 교수는 "병원성 미생물 감염의 경우 항생제 옵션이 한계에 다다랐음에도 경제적 이유로 투자하지 않고 있다"며 "내성에 관여하는 개별 유전자를 찾기는 어려운데 유전자 묶음을 확인하는 데 성공했고, 내성을 극복하는 단서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항공 분야의 경우 비행기는 컴퓨터가 디자인하고, 파일럿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훈련하는데 그런 산업의 양상이 합성생물학 분야에도 도래할 것"이라며 "더욱 많은 컴퓨팅이 활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shj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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