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파면 직후 긴급 간부회의 갖고 대책 마련
단체장의 리더십은 위기에 빛을 발한다.
4개월의 비상계엄과 탄핵 국면에서 강단 있는 모습을 보여준 정헌율 전북자치도 익산시장이 대통령 탄핵이 결정된 4일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민생 안정'을 강조하는 '위기 대응 지휘력'을 발휘해 관심을 끌었다.
사실 정헌율 익산시장은 탄핵 국면의 고비고비마다 전북시장군수협의회 회장 자격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조기 퇴진과 즉시 탄핵을 촉구하는 강인한 모습을 보여줬다.
비상계엄 이틀 후인 작년 12월 5일 협의회 명의의 성명서에서 "계엄 선포는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독재 행위로 그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국민의 신뢰를 잃은 대통령은 더이상 국가를 이끌어갈 자격이 없다"고 사납게 몰아쳤다.
▲4개월의 비상계엄과 탄핵 국면에서 강단 있는 모습을 보여준 정헌율 전북자치도 익산시장이 대통령 탄핵이 결정된 4일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민생 안정'을 강조하는 '위기 대응 지휘력'을 발휘해 관심을 끌었다. ⓒ익산시
다음날인 6일에는 협의회 회장 자격으로 국회를 방문해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등에 지역의 민심을 전달하고 탄핵 절차가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강력히 요청하기도 했다.
원광대 60주년 기념관에서 같은 달 21일에 열린 '내란수괴 윤석열 탄핵 당원 보고대회'는 정헌율 시장이 사자후를 토해내 박수를 받기도 했다.
약 10분가량 대통령 탄핵 심판의 당위성과 지역민들의 의지를 강조해 참석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줬다.
이후 기회 있을 때마다 협의회 회장 자격으로, 때로는 개인 자격으로 집회에 참여해 목소리를 내는가 하면 페이스북 등 자신의 SNS를 통해서도 강한 어조로 탄핵을 촉구하는 바람에 '탄핵 투사'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정헌율 전북 익산시장이 지난해 12월 13일 아침 출근시간 이전에 개인 자격으로 익산상공회의소 앞 사거리에서 대통령 탄핵 1인 시위를 하는 모습 ⓒ프레시안
지난달 12일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이 주최한 '윤석열 파면 촉구 전북 총집결 당원 결의대회'에는 연가를 내고 개인 자격으로 참여해 "진정한 법치와 정의를 되찾을 때까지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목청을 돋우기도 했다.
이런 정헌율 시장에게 4일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는 남다른 감회로 다가왔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곧바로 간부공무원을 소집해 긴급회의를 개최하고 탄핵에 따른 대응 방안을 즉시 논의했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이날 "정치가 어지럽더라도 시민의 삶은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며 "행정이 가깝게 다가간다는 생각을 가지고 더욱 차분하게 민생을 보살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긴급회의에서는 주로 △지역 경제 안정 대책 △집회·시위 안전 대응 △공직 기강 확립 △대통령 선거 일정 대비 등이 다뤄졌다.
▲민주당 소속 단체장들과 윤석열 탄핵 촉구를 위한 국회 회의에 참석한 정헌율 익산시장이 지난해 12월 11일 대통령 탄핵을 주장하는 모습 ⓒ정헌율 시장 페이스북
익산시는 장기간의 탄핵 국면에 자영업과 소상공인들의 타격이 심각했던 만큼 지원을 강화하고 물가안전과 지역소비 진작을 위해 시정의 역량을 총동원하기로 했다.
정헌율 시장은 "어떤 시대든 지역사회를 지탱하고 올바른 길을 만든 것은 시민의 지혜였다"며 "행정은 시정을 단단하게 챙겨가며 시민들과 함께 손을 잡고 혼란한 시기를 슬기롭게 헤쳐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박기홍 기자(=익산)(arty135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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