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배드민턴의 전설’ 박주봉 전 일본 대표팀 감독이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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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봉 신임 배드민턴 대표팀 감독. 사진=대한배드민턴협회 |
대한배드민턴협회는 4일 이사회를 열고 지난해 말 김학균 전 감독과 결별한 뒤 줄곧 공석이었던 대표팀 사령탑에 박 감독을 선임했다. 이경원, 김상수, 정훈민 코치가 함께 선임돼 박 감독을 보좌한다. 협회는 “박주봉 감독은 배드민턴 역사에서 큰 발자취를 남긴 인물로, 그간 지도경험과 뛰어난 리더십을 보면 국가대표팀을 이끌기에 가장 적합한 인물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박 감독은 2026년 말까지 국가대표 선수들을 지도한다. 박 감독이 일본에서 오래 지낸 만큼 신변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해 당장 8일 개막하는 아시아선수권대회 이후에 대표팀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1964년생인 박 감독은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남자복식 금메달, 1996 애틀랜타 올림픽에서는 혼합복식 은메달을 획득한 한국 배드민턴의 전설이다. 1996년 선수 생활을 마친 뒤 지도자의 길로 들어서 영국, 말레이시아 대표팀을 거치며 세계 탑클래스 지도자로 부상했다. 2004 아테네 올림픽 이후에는 일본 대표팀을 맡아 대대적인 체질 개선으로 일본 배드민턴의 부흥기를 열었다. 박 감독 체제의 일본은 2012 런던 올림픽에서 사상 첫 올림픽 메달(여자복식 은메달)을 획득했고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마침내 첫 금메달(여자복식) 수확의 기쁨도 맛봤다.
박 감독은 이전부터 지도자 경력을 마무리하기 전에 우리나라 선수들을 가르쳐보고 싶다는 뜻을 주변에 밝혀온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2024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여자 단식 세계 최강으로 우뚝 선 안세영(삼성생명)과 박 감독의 결합에 관심이 모인다. 그는 “대표팀 감독으로서 중책을 맡게 돼 매우 기쁘고, 무거운 책임감도 느낀다”며 “선수들이 최고의 실력을 발휘하도록 체계적 훈련과 전략적 접근을 통해 대표팀을 성공적으로 이끌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