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선택을 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무서웠다"
"노래 못하는 가수 인식라는 바꾸고 싶었다"
"돌아간다면 중간투입 아닌 처음부터 도전할 것"
(MHN 이윤비 기자) '현역가왕2'에서 우승을 차지한 트로트 가수 박서진이 마냥 순탄치만은 않았던 우승까지의 과정을 풀어냈다.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파크원 타워2에서 MBN '현역가왕2'에서 우승을 차지한 박서진과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박서진은 지난 2013년 싱글 '꿈'으로 데뷔 후 '나는 트로트 가수다' '미스터트롯2' 등을 통해 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렸으며, MBN '현역가왕2'에서 우승해 2대 가왕이라는 타이틀을 차지했다.
그의 데뷔는 2013년이지만 대중에게 얼굴이 알려지기 전 많은 길거리 공연을 전전하며 무명 시절을 보냈다.
박서진은 "제가 장터 출신이라 각설이라는 말도 있지만 마이너 무대에서 시작했기에 어떤 상황에 닥쳐도 대응할 수 있다. 그런 부분이 피와 살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관객분들이랑 눈을 마주치며 무대에 대한 피드백을 바로 알 수 있다고.
박서진은 '현역가왕2' 현장 투표 때 7위에 턱걸이로 머물렀으나 대국민 응원투표와 신곡 응원 점수가 더해져 3위까지 올라갔고, 실시간 문자 투표가 반영돼 1위에 안착했다.
이에 박서진은 "많은 국민들이 문자 투표를 보내주셨다. (저를) 선택해 주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 인사드리고 싶고 더 열심히 노력하는 가왕이 되겠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우승에 대해 주변인들의 반응은 어떨까. 박서진은 "작곡가 알고보니 혼수상태(김경범, 김지환)한테서 결과가 나오자마자 전화가 왔다"며 "그 순간 너무 좋아서 같이 울었다. 네가 될 줄 알았다. 응원했다. 네가 노래를 더 잘하게 됐다는 걸 알게 됐고, 노래가 많이 정리됐더라고 응원해 줬다"고 밝혔다.
덧붙여 절친한 친구로 알려진 가수 이찬원의 이야기도 전했다. 그는 "이찬원도 방송을 보고 문자 투표했다고 연락이 왔다. 다른 동료들도 축하한다고 해줬다"고 말했다.
어떤 부분이 시청자들에게 닿은 걸까. 박서진은 "마지막 무대가 한국적인 모습을 담아서 꾸몄는데 그런 부분이 크지 않을까 싶다"고 추측했다.
결승전에서 박서진은 '장구의 신'이라는 수식어에 맞게 '흥타령'을 장구 연주와 함께 선보였다. 이에 "장구를 치는 가수이다 보니 장구로 마무리하고 싶었다"며 "한국적인 모습을 많이 담아서 우리 것은 이런 모습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역가왕2' 출연을 통해 노래를 못하는 가수라는 인식을 바꾸고 싶었다고. 박서진은 "워낙 잘하는 가수가 많다 보니 그 사이에서는 실력이 부족해 그렇게 비춰진 것 같다"며 "장구를 함께 치다 보니 음을 잘 못 잡고 흘려 부르다 보니 그런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런 인식을 바꾸기 위해 "가창력을 보여드리는 곡을 선곡했고, 트레이닝을 받으며 소절마다 어떻게 불러야지 생각하며 불렀다. 3분이라는 시간 동안 다 표출해야 하기에 더 열심히 노력했다"고 준비 과정을 소개했다.
우승을 차지하기까지 마냥 순탄치만은 않았다. 예선전을 치르지 않고 가수 신유와 함께 미스터리 현역으로 중간 투입돼 공정성 논란이 일었던바. 이에 관한 질문을 피할 수 없었다.
박서진은 "이틀 전에 출연이 결정됐다"며 "출연 전에는 아무 생각이 없었다. 출연을 결정하기 전 한 축제에서 (진)해성이 형을 만났는데, 그때만 해도 '해성이 형 투표해 주세요. 많이 응원해 주세요'라고 말했다"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또 "제작진은 우리가 메기 역할이라고 했다. 사실 메기 뜻이 뭔지 몰랐다"며 "프로그램의 또 다른 룰이기도 하고, 새로운 그림이니까 재밌을 것 같아서 수락했다"고 털어놨다.
프로그램에서 '메기'란 새로운 변수를 만들어내는 참가자를 의미한다. 기존 관계에 긴장감을 줘 경쟁을 촉진하는 역할이다.
논란이 불거지자, 그는 "제가 잘못된 선택을 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무서웠다"며 "죄송한 마음도 들었고, 더 잘해야겠다, 열심히 하면 알아주시겠지"라는 마음으로 무대를 준비했다고 한다.
그런 마음을 몰라준 대중들이 혹여 야속하지는 않았을까. 그는 "저의 마음을 대중들이 알아주시면 물론 좋겠지만, 대중들의 마음도 이해된다"고 말하면서도 "그때로 다시 돌아간다면 중간 투입이 아닌 처음부터 도전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서진, 나훈아 은퇴에 생각 많아..."트로트, K팝처럼 널리 뻗어 나갔으면" [mhn★인터뷰②]에서 계속됩니다.
사진=장구의신컴퍼니, MBN '현역가왕2'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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