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설팅부터 운영까지 통합 제공
고부가가치 디지털 서비스 기업으로
내부 의존도 줄이고 글로벌 시장 겨냥
전문 인재 영입·조직 재구성 본격화
[이데일리 최연두 기자] 삼성SDS가 글로벌 컨설팅 기업 액센추어를 벤치마킹하며 디지털 서비스 기업으로의 전환에 나섰다. 단순 IT 아웃소싱을 넘어 컨설팅부터 시스템 구축·운영까지 통합 제공하는 고부가가치 모델로 사업 구조를 개편해 수익성과 고객 관계의 장기화를 동시에 꾀하고 있다.
이준희 삼성SDS 대표 (사진=삼성SDS)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S는 지난달 19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클라우드서비스사업부장에 이호준 부사장을 신규 선임했다. 구형준 전 부사장이 해당 부문을 이끈 지 5년 만의 교체다.
이 부사장은 27년간 글로벌 컨설팅 기업 액센추어에서 디지털 전환(DT) 컨설팅을 수행한 전문가로, 미국 서부지역의 헬스케어·공공부문 IT컨설팅 총괄을 역임한 바 있다.
이번 인사는 삼성SDS의 조직 체계 전환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회사는 최근 블록체인 조직을 축소하고, 클라우드 및 디지털 컨설팅 중심 체제로 재편하며 기술 투자와 인력 영입을 넘어 디지털 전환 전반을 주도하려는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삼성SDS가 벤치마킹하는 액센추어(Accenture)는 IT 시스템 구축과 운영, 데이터 분석, 클라우드 전환까지 아우르는 종합 디지털 서비스 기업이다. 2025 회계연도 1분기(2024년 11월 말 종료) 기준 매출은 177억 달러(전년 대비 9% 증가), 순이익은 22억 8000만 달러(16% 증가)를 기록하며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일부 미국 정부 계약이 취소돼 주가가 하락하기도 했지만, 전반적인 실적은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채효근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 부회장은 “IT서비스 산업은 전략 컨설팅이 선행돼야 하며, 기술 도입의 방향과 목적을 판단하는 역량이 핵심”이라며, “지금은 전략·실행·운영을 통합하는 구조가 요구되는 시대”라고 강조했다. 단순 IT 서비스만으로는 지속적인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만큼, 고부가가치 컨설팅 중심 구조로의 전환이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SDS가 액센추어 모델을 실현하려면 단순 인력 영입을 넘어 전략 역량 강화와 조직 내 전문성 확보가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삼성SDS는 “과거 IBM, GE 등 다양한 글로벌 기업을 벤치마킹해 왔으며, 액센추어 역시 참고 대상 중 하나일 뿐”이라며 “글로벌 시장 동향을 지속적으로 분석하며 자사에 적합한 모델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삼성SDS의 전략 전환이 그룹 내부 의존도를 줄이고 독립적인 글로벌 디지털 파트너로 도약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삼성SDS의 2023년 내부거래 매출 비중은 65.8%로, 최근 3년간 큰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 계열사 사업만으로는 수익성 확대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컨설팅 업계 관계자는 “일부 삼성 계열사조차 삼성SDS 대신 외부 컨설팅사를 선호하는 경우도 있다”며 “실질적인 전략 역량과 시장 신뢰 확보가 삼성SDS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최연두 (yondu@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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